기자수첩/ 박원순과 도올, 대화록
기자수첩/ 박원순과 도올, 대화록
  • 문명혜
  • 승인 2016.12.08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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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혜 기자
   
 

[시정일보] 가슴이 ‘쿵’ 내려앉았다. 며칠 전 기자가 단골로 다니던 지역명문동네서점이 반토막이 난 것이다.

퇴근길 전철역에서 내려 집으로 가는 중간에 있는 서점은 지난 20여년동안 틈틈이 들러서 베스트셀러를 살피고 여기저기서 추천받은 책을 주문하기도 하는 기자의 오랜 안식처이자 놀이터였다.

서점방문은 업무 스트레스를 털어내고 산소를 공급받는 활력이 되곤 했는데, 북적대던 서점이 재작년부터 점차 한산해지더니 서점 주인이 결국 경영압박 타개책으로 지역에서 이름있는 대형서점을 반으로 쪼개서 절반을 문구점으로 리모델링 하는 모양이다.

독서인구가 줄어든다는 소리를 간간이 들어왔지만 지역명문서점이자 기자의 휴식처에까지 막상 화가 미치게되니 중병 판정을 받은 환자처럼 패닉에 빠졌다.

집으로 돌아와 허탈한 마음을 추스리며 집어든 책이 얼마전 나온 <박원순과 도올, 국가를 말하다>였다.

시대를 대표하는 사상가와 행정가이자 대중정치인의 대화를 지면에 옮긴 이책은 국가, 민주주의, 민생, 남북관계, 우리역사를 지배해 온 가치관 등을 놓고 담론을 펼치며 오늘의 대한민국 정치현실을 철학적으로 풀어내고 있다.

평생을 책과 씨름해 온 도올 김용옥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시장공관을 수만권의 책으로 장식한 다독가 박원순 시장이 뿜어내는 명불허전의 지성과 덕성이야말로 이 책이 가져다 주는 재미다.

박 시장의 책사랑은 2011년 10월 서울시장이 되자마자 화제였다. 자택을 장식했던 수만권의 책, 간부들과의 독서클럽 조직 등이 회자됐다.

취임 1년만에 신청사로 이사짐을 싸면서 옛청사 자리에 수십만권의 책으로 장식한 지식의 보고인 서울도서관을 개관해 낸 것은 박시장이 독서광일 뿐만아니라 독서전도사이기도 하다는 걸 보여준다.

박 시장은 현재 온 시민이 1년에 20권 이상의 책을 읽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서울 곳곳에 500개 이상의 생활밀착형 동네도서관을 새로 짓는 장기계획을 추진 중이다.

책을 마음의 양식이라고 하는 건 독서를 통한 지식의 축적과 독서의 기쁨을 말하는 것으로, 요즘 만나는 사람마다 “기가 막힌다”는 말을 달고 다니는데 당대의 철학자와 행정가가 나눈 시대의 담론을 읽는다면 마음의 위로와 함께 국가관을 새롭게 다지는 힘을 얻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