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당파싸움’ 아닌 소통의 장이 돼야
기자수첩/ ‘당파싸움’ 아닌 소통의 장이 돼야
  • 주현태
  • 승인 2016.12.29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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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최근 국정농단으로 혼란한 시국에도 각 지자체 의회에서는 정례회가 마무리됐다.

그러나 A구의회는 지난 16일 정례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구정질문을 놓고 여ㆍ야 의원들이 대립해 정례회가 파행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사건의 발단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구의원의 구정질문에서 비롯됐다. ㄱ의원은 A구청의 전 구청장 비서실장이 수차례에 걸쳐 고위직 자리에 입사와 퇴사를 반복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 소속 ㄴ의원이 촛불집회에 관한 영상까지 상영해, 분개한 새누리당 의원들이 본회의장을 박차고 나가면서 정례회가 파행하게 된 것.

정례회 파행보다 더 큰 문제는 예산이 통과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 당파싸움이 올해를 넘기면 ‘준예산’이 될 공산이 크다는 점이다. A구의회에서 심사한 A구의 2017년 예산은 전년 대비 336억원이 증액된 5003억6600만원이다. 만약 준예산으로 넘어가면 전년도 예산에 준해 지출 될 수밖에 없다.구의회는 이번뿐만 아니라 작년 12월에도 예산과 관련된 충돌로 서로에게 상처를 입힌 전적이 있다.

기자가 뜬금없이 지난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화합의 기억을 되새기는 것이 현재 정례회가 파행된 A구의회 의원들에게 주어진 가장 큰 숙제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실 A구의회는 지난 7월5일 양 당의 관계에 화합의 물꼬를 튼 바 있다. 이날 후반기 의장과 부의장 선거를 실시했는데, 의장과 부의장 그리고 상임위원장 선출에서 놀라운 결과가 나온 것.

의장ㆍ부의장 선출 찬반 투표에서 만장일치로 찬성이 나왔으며 이어 진행된 상임위원장 선출에서도 조화롭고 신속하게 10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마무리한 것. 이는 원활한 소통으로 타 기초의회의 귀감이 되는 좋은 사례로 평가됐다.

실제로 이웃 구청과 의회에서도 A의회의 후반기 원구성 결과에 놀랍다는 반응을 보이며 박수를 보낸 바 있다. 또한 그동안 구민과 공무원들에게도 당파싸움만 하는 의회라는 A의회에 대한 인식을 뒤집기에 충분했다.

이렇게 A구의회가 본회의장에서 양 당이 초유의 원활한 소통을 보여줬던 만큼 정당간의 자존심 대결이 아닌 주민을 위해 심도있는 의견과 토론을 나누는 소통 의정이 돼야 할 것이다.

새해를 맞이하는 17명의 A구의원들은 의정활동을 수행함에 있어 화합과 신뢰를 바탕으로 진정한 주민의 봉사자로서의 책임과 역할을 다해 A구의 지역발전을 위해 야심차게 손을 맞잡아야 하지 않을까.

불원간 임시회를 빠르게 재소집해 준예산을 막고 타 의회의 귀감이 될 수 있는 소통의 장이 열리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