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칼럼/ 정유년 새해아침에
시정칼럼/ 정유년 새해아침에
  • 시정일보
  • 승인 2017.01.12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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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 논설위원
   
김용 논설위원

[시정일보] 또 한 해가 가고 새해가 왔다. 사람들은 지난 시간을 돌아보고 잘한 일과 잘못한 일을 헤아리며 자체평가를 한다. 되풀이되는 삶이지만 올해에는 틀림없이 좋은 일이 있을 거라 기대하며 새해를 맞이한다. 그러기에 망년이라서 아니면 새해라서 지인끼리 삼삼오오 모여 건배주를 마신다. 때로는 무심히 보내버린 시간을 더 알뜰히 보람되게 보낼 수 없었는지 반추하며 후회한다.

돌아보면 2016 병신년은 고난과 역경으로 얼룩진 나날이었다. 남북으로 갈라진 것도 안타까운데 동서로 갈리고 유파니 좌파니 하며 이념으로 흩어져 싸운다. 이렇게 갈리고 쪼개지다 보면 나중에 어떻게 될까.

일본침략의 시대에 태어나 해방을 맞고 또 전쟁을 경험한 한 사람으로서 걱정스럽다. 경제는 나날이 어려워지는데 책임지는 사람은 없다.

지난해 평생에 경험하지 못했던 지진이 여러 곳에서 일어나더니, 또 대통령 탄핵이라는 대형 사건이 터져 민심이 요동친다. 주말에 태극기와 촛불이 거리를 메운다.

너는 틀리고 나는 옳다는 논리를 내세워 기어코 흑백을 가리려 한다. 결국 모두가 상처만 입고 말 것이 뻔한데도 멈추질 않는다.

젊은이들은 삼포시대라 하여 집과 결혼과 자녀를 포기한다. 대학을 졸업해도 마땅히 할 것이 없다. 실업자는 물결치는데 위정자들은 국민들이 살건 죽건 관심 없고 오로지 자신의 권력을 향해서만 돌진한다.

인간은 온갖 잠재력을 가지고 태어나지만 자라면서 그 순수성을 잃는다. 살다보니 절대 선이라 생각한 것이 악이 되고 악이라 생각한 것이 선이 될 수도 있었다. 지금 옳다고 믿으며 주장한 의견도 세월이 흐르면 잘못된 견해였다는 것을 알게 된다.

삶은 물처럼 이어 흐르고 되풀이된다. 공자께서도 고희를 넘기고서 비로소 자신의 말이나 행동에 후회가 없었다고 전한다. 필자 역시 그렇다. 젊었을 때는 분명 옳다고 생각하며 행한 일이 세월을 살다보니 오판이었다는 것을 알고 때늦은 후회를 한다. 그렇게 체험하면서 배우고 조금씩 나아지는 것, 그것이 우리 삶이고 인생이다.

권력과 돈이 많아서 행복하고, 약자라서 괴롭기만 한 인생은 없다.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다. 스스로 조심하고 겸손하지 않으면 주어진 것은 언제고 거두어진다. 그것이 우주의 섭리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한 것, 싫다고 밀어내도 떠날 그날은 오고 만다. 그때 가져갈 것은 없다. 꼭 한 가지 가져간다면 나누고 베푼 넉넉한 심성 정도가 아닐까. 내 것이라고 여기며 움켜쥐고 있는 것들은 아주 잠깐 소유한다. 하늘이 허락한 공평한 현신을 감사히 누리면 되는데, 모두들 더 가져 보겠다고 욕심을 부린다. 그러기에 자신에게 행복이 언제 찾아왔다 돌아갔는지 모르고 한생을 보낸다.

2017년에는 어떤 일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지 아는 이는 없다.

새해에는 이런저런 갈등에서 벗어나는 계획을 세워보면 어떨까. 그러면 적어도 넉넉한 마음부자는 될 수 있다. 세상이 아무리 시끄러워도 착한 백성들은 찾아온 새 날을 기뻐하며 더 나은 세상을 기다리기 때문이다.

(김용한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