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들의 소소한 이야기로 ‘큰 행복’ 만들어요”
“동료들의 소소한 이야기로 ‘큰 행복’ 만들어요”
  • 윤종철
  • 승인 2017.02.16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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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구청 사보제작 동아리 ‘작은울림, 큰 어울림’
   
▲ 성동구청 사보제작 동아리 새내기 공무원들이 자신들이 제작한 사보를 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1~2년차 신입 참여…활력소 역할
국장님도 취재원 ‘막힘없는 소통’
창조적 활동 “주말취재도 즐거워”

작년 ‘워킹맘들의 수다’ 등 호평
올해 ‘누구의 가방일까요’ 인기
사진 속 ‘그 시절 추억’ 공감대


[시정일보 윤종철 기자] 때로는 소소한 이야기도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예컨대 영화 ‘로마의 휴일’의 세계적인 배우 오드리 헵번은 오디션 인터뷰를 마치고 나가면서 바닥에 떨어진 휴지를 쓰레기통에 넣은 행동 하나로 오디션에 발탁됐다는 사연은 당시 사람들의 핫한 이야기 거리가 됐다.

이처럼 동료나 선ㆍ후배들의 소소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담아 직원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성동구청 사보제작 동아리 ‘작은울림, 큰 어울림’의 새내기 공무원들 이야기다. 
이들은 1년~2년 이내의 신규 새내기 공무원들로 매년 7~8명이 새롭게 구성돼 구청의 소소한 이야기들을 사보로 제작하고 있다.  

이들이 만들어 내는 소소한 이야기에는 제약이 없다. 주변의 어떤 이야기도 이들에겐 모두 소재 거리가 된다. 

깍두기 같은 외모 때문에 꼰대로 오해받고 있는 29년차 대선배님부터 365일 반팔만 입고 다니는 ‘괴짜 공무원’, 때론 웬수 같은 과장님이나 팀장님까지도 이들에겐 모두 이야기 거리다.

일단 소재가 발굴되면 취재부터 사진촬영, 원고작성 및 편집까지 오로지 새내기 공무원들의 몫이다. 사보가 발간되기까지 어떤 간섭도 없다.

 

“후배들이 들어온다면 꼭 추천해 주고 싶어요”
지난해 사보제작 동아리에 참여한 새내기들은 유호정, 김가람, 김희수, 원예림, 김선미, 정봉국, 진민석, 장정인(편집위원) 등 8명이다. 편집위원을 제외한 모두가 1년 내기 신참들이다.

신참이다 보니 대부분 입소문과 추천을 통해 동아리에 들어왔지만 100% 동료들끼리 자율적으로 아이디어를 나누고 취재하면서 색다른 경험과 재미있는 추억이었다는 반응이다.  

공무원 1년차 토지관리과 김가람 씨는 “지방에서 올라와 성동구 직원이라는 느낌도 없었는데 많은 주임님, 팀장님, 과장님, 국장님까지 취재하고 다양한 구정 사업을 체험하면서 성동구에 많은 애정을 갖게 됐다”며 “이제는 진짜 성동구민으로서도 참 좋은 경험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사보제작 동아리는 매년 10명 내외의 신입직원 위주로 선발해 꾸려진다. 특별한 선발기준은 없으며 새로운 시각에서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은 직원이면 된다.

사보는 7월부터 12월까지 6개월간 활동으로 만들어 지는데 참여자 대부분이 동기들이다 보니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내고 아이템을 찾는다. 동기들끼리 삼삼오오 다니며 진행되는 취재도 즐거운 활동 중 하나다. 

지속발전과 김희수 씨는 “처음에는 막막했지만 동기들끼리 여기저기 다니며 취재하다 보니 주말에도 서로 자발적으로 나올 정도로 재미있었다”며 “취재하면서 뿌듯했고 선배 직원들과도 소통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문화체육과 유호정 씨도 “부서에 이전 사보제작 동아리에서 활동했던 선배의 추천으로 참여하게 됐다”며 “직접 해보니 창조적인 일을 할 수 있었던 매우 좋은 기회였던 것 같아 후배들이 들어온다면 꼭 활동을 추천해 주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재미도 ‘쏠쏠’
새내기 공무원들이 사보를 제작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4년부터로 올해로 벌써 4권째 발간이다. 새내기들 답게 새로운 시각으로 자유롭게 소재를 발굴하다 보니 톡톡튀는 아이디어로 해가 갈수록 재미도 더해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워킹망들의 수다 이야기부터 동료나 선ㆍ후배와 주고 받은 편지, 청내 부부 공무원들의 이야기를 담은 데 이어 올해 4호에서는 더욱 신선한 이야기들이 게재됐다. 

이 중 동료의 소지품을 살펴보면서 성격을 파악해 보는 ‘누구의 가방일까요’는 유독 직원들의 반응이 좋았다. 토목치수과에 근무하는 직원의 가방에서 나온 목장갑과 방진마스크는 하는 일을 짐작하게 했고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여성 공무원의 가방에서 나온 사탕과 통장은 공무원이기 이전에 한 가정의 엄마라는 것을 느끼게 했다.   

년 전 사진을 보면서 당시를 추억해 볼 수 있는 ‘그 시절 추억의 모습’은 많은 직원들에게 공감을 얻어내기도 했다. 1997년 구에서 진행한 공무원 미혼남녀 워크숍 사진에서 진짜 맺어진 커플찾기, 1987년 성동구가 분구되기 전 동주민센터 앞 사진, 1992년 여직원이 2명 뿐이었던 보건위생과 여직원 생일파티 사진 등이 재미있는 해설과 함께 실렸다.  

사진에 실린 한 공무원은 “현재 나도 가지고 있지 않은 사진이 실려 있어 놀랐다”며 “사진을 보면서 예전 추억을 다시 떠올려 볼 수 있어서 매우 좋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아이디어를 제안한 유호정 씨는 “처음에는 사진 속 주인공들의 현재 모습을 사진과 똑같이 찍어보고 싶었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워 예전 사진만을 담게 됐다”며 아쉬움을 전하기도 했다. 

 

“직원들이 즐겁게 일해야 홍보도 저절로 됩니다”
성동구 사보제작 동아리가 만들어진 이유다. 새내기들에게는 성동 전반에 대해 관심을 갖고 취재를 하면서 앞으로 담당할 업무나 낯선 직원들 간의 소통의 기회가 된다.

반면 기존 직원들에게는 그간 업무에 치여 무심코 지나쳐 버렸던 주변을 다시 돌아보는 여유도 가질 수 있게 된다.

언더스탠드에비뉴와 수제화 공방 등 사업에서부터 직원들의 안전과 편의를 위해 24시간 근무하는 성동구청 종합상황실 ‘가디언 4인방’, 스마트한 도시만들기 프로젝트 학습동아리 ‘Smart City’ 성동, 마라톤의 매력 ‘마라톤 동아리’, 100회째를 맞은 성동명사특강 ‘교육지원과 평생교육팀’까지 모두 즐거운 읽을거리다.

직원들의 반응도 좋다보니 자발적인 취재 참여율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새내기 공무원들의 이같은 작은 울림이 직원들의 생활에 즐거움을 준다며 기꺼이 데이트에 응해준 국장님, 자신의 이야기가 사보에 실린다며 음료수를 사다 주고 격려해 준 선배 공무원들도 있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책에 ‘지속가능한 성동 함께 만들어 가자’는 격려글을 직접 적어 사보제작 동아리 새내기 한명, 한명에게 선물하기도 했다.  

사보제작을 담당하고 있는 채순미 홍보팀장은 “직원들이 즐겁게 일해야 홍보도 저절로 된다”며 “새내기 직원들이 만든 소소한 이야기가 직원들의 큰 어울림으로 작용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들이 만든 성동구청 사보는 매년 1월 600부가 인쇄돼 각 과와 동에 팀별 2권 정도 비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