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구 최고의 마을 쌍문1동 동장실은 ‘동네 사랑방’
도봉구 최고의 마을 쌍문1동 동장실은 ‘동네 사랑방’
  • 李周映
  • 승인 2017.03.02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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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동주민센터평가서 최우수상
   
▲ 지난해 연말 도봉구 우수동 시상식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쌍문1동 직원들이 ‘최우수동 현판’을 들고 “주민들에게 더 가까이 가는 동주민센터를 만들어가자”고 다짐하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민원인 아닌 이웃들’ 직원의식 개혁

마을기금 조성 시범, 소통 저력 과시

 

[시정일보]“동장님~ 계셔요?” 동장실 문이 벌컥 열리더니 동네 아주머니 몇 분이서 불쑥 들어오신다.

익숙한 듯 방 곳곳을 둘러보면서 “새끼 붕어는 어미랑 따로 놔야 해~”라며 어항 속 붕어를 챙기시는 분, “어이구~ 못 보던 화분이 생겼네. 이 나무는 물을 많이 주면 안돼요”라며 새로 생긴 화분을 살피는 분, “집에서 먹다 동장님도 맛보라고 가져왔지. 맛만 봐요”라며 작은 간식을 책상 위에 두고 가시는 분, 동주민센터 강좌를 마치고 돌아가시는 길에 들르신 동네 분들이다.

권두율 동장도 반갑게 일어나 옆집 이웃을 대하듯 “어머니~ 오늘 수업은 어땠어요?”라며 주 안부를 묻는 모습이 자연스럽다.

쌍문1동 주민센터 2층의 동장실은 주민들에게 동네 사랑방으로 통한다.

권두율 쌍문1동장은 “사람 사는 마을인데 당연히 모든 것의 답은 사람들에 있다는 생각입니다. 행정이든 사업이든 사람과 사람들 간의 소통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 지 매일 매일 느끼고 있어요”면서 “우리 동은 주민들과의 소통관계를 만들어 가는 것을 행정과 업무의 가장 중심에 두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쌍문1동은 지난해 도봉구 우수동 시상식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동이다.

특히 전체 평점에서 81.4점으로 2등을 차지한 동의 평점 71.9점과 큰 격차를 벌리면서 단연 돋보이는 최우수동으로 선정됐다.

권 동장이 1년 전 처음 쌍문1동에 오면서 가장 시급하게 먼저 변화시켜야 할 것이 직원들의 의식개혁이었다고 했다.

이를 위해 제일 먼저 시작한 것이 ‘주민을 민원인이 아닌 내 이웃으로 보자’란 것이었다.

직원들은 행정업무를 보던 사무실에서 벗어나 먼저 주민들을 찾아 나서서 다가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어색해 하던 주민들도 점차 직원들과의 거리를 좁혀 가면서 쌍문1동이라는 마을을 함께 이끌어 가는 주체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

주민 회의를 진행하는 한 직원은 “이전에는 회의가 끝나자마자 집으로 돌아가시던 분들이 이제는 먼저 오셔서 다양한 의견을 제안하시기도 하시고, 자식들처럼 직원들을 챙기고 칭찬해 주실 때도 있어 직원들도 동 업무에 좀 더 애착을 갖게 됐다. 이런 분위기가 주민들에게는 마을에 대한 애착심을, 직원들에게는 지역에 대한 애정을 더 만들어 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렇게 주민들이 직접 손을 걷고 나선 결과, 마을기금모금 시범동으로 선정된 쌍문1동은 모금이 어려울 것이라는 주변의 예상을 깨고 많지는 않지만 의미있는 마을기금을 모으며 다시 한 번 ‘함께’의 위력을 보여 줬다.

기금모금을 위해 주민들은 우선 각자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놓았고, 무작정 돈을 모으는 것보다는 주민들로부터 물건을 기증받아 이를 경매 형식으로 판매하는 방식으로 진행해보자는 의견을 모으고 추진했다.

이후 기증 받은 물건은 3000여명이 모인 효자마을 축제에서 경매형식으로 팔아 110만원의 기금을 확보했고, 의류와 팝콘을 판매한 돈 80만원도 함께 더했다.

동은 이 기금의 활용을 위해 주민들의 의견을 모아 마을의제를 발굴했고, 문화적으로 취약한 마을의 특성상 작은 음악회ㆍ영화상영과 9월 무인택배함 설치 등의 사업을 진행 중에 있다.

쌍문1동은 2017년 다시 한 번 주민들과 함께 손잡고 ‘우리의 쌍문1동’을 만들어 나가려 한다. 그러기 위해선 “더 많은 주민들의 이야기를 듣고, 더 많이 주민들을 만나고, 주민들이 마을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일 것”이라며 “협치란 단어가 주민들에게는 멀고 어려운 단어로 느껴질 수 있지만 우리동이 지금까지 주민과 함께 해 온 것이 바로 협치이고, 이를 더욱 단단히 발전시키기 위해 주민들과의 관계망을 더 촘촘히 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권두율 동장은 말했다. 이 없는 동장실은 물리적인 열림뿐이 아닌, 주민을 향한 쌍문1동의 마음일 것이다.

이주영 기자 / sijung198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