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고 생각 공유 ‘공감과 소통의 묘’ 깨달아
함께 읽고 생각 공유 ‘공감과 소통의 묘’ 깨달아
  • 이슬비
  • 승인 2017.03.09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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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는 자유롭게 생각은 뜨겁게 / 용산구청 책동아리 ‘책마실’
   
▲ 지난달 28일 용산구청 책동아리 ‘책마실’ 회원들이 용산구청 북카페에 모여 책을 읽고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2009년 회원 6명으로 시작, 구청 대표 학습동아리로 성장

‘독서경영’ 바람 타고, 타구청 벤치마킹 1순위

매년 연말 ‘책바자회’ 열고, 수익금은 이웃돕기에 사용

 

[시정일보]<누란>이 시초였다. 7년 전 지가조사팀 노병환 주임이 몇몇 직원들에게 <누란>이라는 책을 선물하면서부터 용산구청에 책동아리 ‘책마실’이 탄생했다.

‘책마실’이라는 책동아리가 창립되기 이전에 용산구청에는 이렇다할만한 책동아리가 없었다. 직원들과 삼삼오오 모여 소소한 책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던 노병환 주임은 6명의 직원들에게 <누란>이라는 책을 선물했고 이렇게 용산구청에도 번듯한 모양새를 갖춘 책동아리가 생겨나게 된 것이다. 지난 2009년 6명의 회원으로 창립된 이 동아리는 이제 용산구청의 대표 학습동아리로 성장했다.

매월 마지막주 화요일 저녁 7시 용산구청 10층 북카페에서는 열띤 ‘토론의 장’이 펼쳐진다. 이 동아리는 특이하다. 발제자도 ‘마음대로’, 읽고 싶은 책도 ‘마음대로’ 정할 수 있다. 이렇듯 ‘책마실’은 모든 부분에 있어 회원들의 ‘자유’를 보장해준다. 동아리 모임은 매달 이뤄지지만 회원들의 참여를 강요하지는 않는다. 그 달의 토론 주제가 본인의 관심분야일 경우에만 참여해도 괜찮다. ‘독서는 자유롭게, 생각은 뜨겁게’ 이것이 책마실의 모토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책마실’의 활동은 구청 내 조직문화를 바꾸기도 했다. 좋은 책을 함께 읽고 생각을 공유하면서 조직 내 ‘공감과 소통의 장’을 만들고 업무의 효율성까지 높일 수 있게 된 것이다.

이근원 회장은 “책마실 활동을 하면서 크게 달라진 점은 민원인들을 대하는 태도가 바뀌었다는 점이다. 동에서 근무를 하고 있는데 업무 특성상 민원인들을 상대해야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화가 많이 난 상태의 민원인들을 다루기 힘들었는데 책에서 읽은 좋은 구절을 활용해 민원인들을 대하니 분위기도 훨씬 부드럽게 되고 민원인들도 좋은 반응을 보내오는 걸 보고 책 읽은 보람을 느끼기도 한다”고 말했다.

책마실의 총무로 활동하고 있는 이연빈 인재양성과 주임은 “사실 업무할 때 스트레스받을 때가 많았었는데 책마실 활동을 하며 책에서 위로를 많이 받는다. 그리고 내적으로도 한층 성숙해진 기분을 종종 느낀다”고 말했다.

공현주 복지조사과 주임은 “책마실에서 활동하며 보다 폭넓은 관점에서 구민을 위한 정책을 만들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또한, 책마실 회원들은 자신들이 읽은 책들의 발제문과 서평 등을 책으로 발간해 용산구청 전직원을 대상으로 책에서 얻은 지혜를 공유하기도 했다.

책마실은 단순히 책을 읽고 토론하는 동아리가 아니다. 이 동아리는 매년 연말이 되면 그동안 읽었던 책들과 회원들이 소장하고 있는 책들을 한 데 모아 ‘책바자회’를 연다. 작년 12월에도 책판매를 통해 얻은 수익금 전부를 ‘세이브 더 칠드런’에 기부하며 나눔의 정을 보여줬다.

요즘 공직사회에서는 ‘독서경영’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용산구청도 예외가 아니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평소 직원들의 책읽기를 강조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를 통해 직원들의 건전한 정서함양을 유도하고, 대민행정서비스의 질 또한 높이고자 하는 것이다. 성 구청장의 생각이 옳았음을 ‘책마실’이 여실히 증명해보이고 있다.

현재 ‘책마실’은 타구청 책동아리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책마실’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정현주 복지조사과 주임은 “현재 우리 책마실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타구청에서 문의전화가 쇄도하고 있다. 타구청에서는 책동아리가 생겨도 1년을 못가 사라지곤 한다고 들었다. 타구청에서는 어떻게 하면 책마실처럼 7년동안 존속되는 책동아리를 만들 수 있는지 그 비법을 알려달라는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고 살짝 귀띔해줬다.

이근원 회장은 “타구청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책마실’ 활동을 체계적으로 운영할 것”이라며 “직원들의 독서문화 조성에도 기여하고 책에서 배운 지혜를 활용해 구정 정책에도 반영하는 1등 학습동아리가 되겠다. 그렇게 성장할 수 있도록 회장으로서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슬비 기자 / sijung198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