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협치의 시대로
기자수첩/협치의 시대로
  • 李周映
  • 승인 2017.03.09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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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영 기자
   
 

[시정일보]대부분의 자치단체들이 주민참여예산제를 실행하면서 주민이 스스로 마을의 일을 의논하고 필요한 일에 대한 예산을 신청함으로써 예산결정이라고 하는 나름의 권한을 주민에게 이행하고 있다. 이렇듯 마을을 중심으로 마을 살림에 대한 주민의 참여가 높아지면서 이제는 본격적인 협치의 시대로의 발걸음이 시작됐다.

협치라는 것은 민과 관이 협력을 통해 사안을 해결해 가는 과정이라고 정의한다.

이는 단순히 민에서 관의 업무에 개입을 하는 것이 아니라, 제도화를 통해 서로의 협업의 수준을 강화하고 그 권한을 부여하는 형태로 발전해 나간다는 의미일 것이다.

최근 도봉구에서 민관이 함께 협업의 그림을 그리는 협치의 새로운 움직임이 있었다. 바로 ‘협치도봉 50인 원탁회의’다.

사실 도봉구는 민관 협치를 위해 TF팀을 꾸리는가 하면 지난 12월에는 전국 기초자치단체 최초로 <민관협치 활성화에 관한 기본조례>를 제정하기도 했다. 발 빠르게 뛴 결과, 보다 일찍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고 이것을 동력으로 두달새에 협치 권역별 대화모임, 협치사례, 찾아가는 협치도봉 이해교육 등 다양한 기반 구축 사업을 전개했다.

이날 원탁회의에서는 협치사례와 자원조사를 공유하고 협치 활성화를 위한 주요정책들을 함께 나누고 토론을 통한 의제를 선정했다. 주민의 자치력 성장 및 민주주의 가치실현을 추진하고자 하는 작은 날갯짓이었다.

회의에 참석한 이동진 구청장은 “정치권에서 흔히 말하는 협치는 권한을 가진 사람들이 이해관계를 논하는 것이지만, 우리가 하고자 하는 협치는 공적조직과 민이 서로 협력하는 관계를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했다.

관에서 주민의 의견을 듣는 방식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누군가 의견을 제시했을 때 누군가는 찬성하고 다른 누군가는 반대한다. 찬성이 더 많아서 사업이 진행되거나, 반대가 많아서 사업이 폐지되거나 하면 또 그에 따른 말도 많다.

지역의 일에 침묵으로 일관해 왔던 일부 주민들은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 왜 이 일이 진행됐냐’고 따진다. 무책임한 말이다. 찬성이건 반대건, 다른 의견을 적극적으로 제시하고 말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비록 소수라 하더라도 각각 민의 의견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어야 완전한 민과 관의 협치가 빛을 낼 수 있다.

남의 일 보듯 구경하는 것이 아닌, 우리 지역의 일은 우리 스스로 결정한다는 생각으로 좀 더 적극적인 민이 되는 일에 앞장서야 한다.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인 만큼, 우리가 움직이지 않으면 우리 지역은 변화하고 발전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