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일보 시청앞/말 한 마디로 천지의 조화를 깨뜨릴 수 있어
시정일보 시청앞/말 한 마디로 천지의 조화를 깨뜨릴 수 있어
  • 시정일보
  • 승인 2017.03.16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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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有一念而犯鬼神之禁(유일념범귀신지금)하며 一言而傷天地之和(일언이상천지지화)하며 一事而釀子孫之禍(일사이양자손지화)하나니 最宜切戒(최의절계)니라.

이 말은 ‘한 가지의 생각으로 하늘의 계율을 범하게 되고 한 마디의 말로 천지의 조화를 깨뜨리며 한 가지의 일로 자손의 불행을 빚는 수가 있다. 깊이 경계해야 할 일’이라는 의미이다.

생각과 말과 일이 서로가 연계돼 있다. 생각 없는 말이 있을 수 없고 말 없이 어떤 일이 이뤄질 수 없기 때문이다. 또 일은 시시각으로 생각을 불러일으키고 생각은 나름대로의 갖가지 말을 만들어 내기 마련이다. 세치의 혓바닥으로 다섯 자의 몸을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한다는 우리의 옛말이 있다. 말은 그만큼 어렵고 무거운 것이다. 말은 그것이 내뱉어졌다는 사실만으로 경우에 따라선 정신적인 사슬이 되고도 남는다. 사불급설(駟不及舌)이란 말이 있다. 논어에 나오는 말로 네 마리의 말이 끄는 빠른 마차라도 혀의 빠른 것에 미치지 못한다는 뜻이다. 그만큼 말은 한 번 하면 빨리 퍼지고 또 취소하기도 어려운 만큼 조심해야 한다는 말이다. 말뿐이 아니다. 말도 그렇지만 생각 또한 신중해야 한다. 신중한 생각에서 신중한 말이 나오고 신중한 행동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행동은 입보다 크게 말한다는 영국의 격언도 있지만 행동 하나하나에 상황은 전혀 예상할 수 없는 곳으로 흐를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했으면 싶다.

작금에 들어 한 인터넷 방송에서 목숨을 던진 전직 대통령의 비장한 심정에까지 ‘계산된 것’이라며 정치적 계산을 들이대는 척박하고 천박한 우리 정치 수준에 대해 경악을 금치 않을 수 없다. 최근 선거캠프 ‘더문캠’ 홍보부본부장이 인터넷 팟캐스트 방송에서의 노무현 전 대통령 관련 발언에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이번만이 아니다. 대선 유력주자의 한 사람인 문재인 영입인사의 구설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영입인사 중 박근혜 전 대통령을 풍자한 누드화 국회 전시 문제로 6개월 당직정지 처분을 받은 의원이 있는가 하면, 삼성반도체 백혈병 피해자 비하 발언으로 사과한 의원, 김정남 암살을 김대중 납치사건에 비유해 논란을 일으킨 사람 등 최근 차례로 구설과 논란을 만들어 징계를 받거나 캠프를 떠나거나 대국민 사과를 하는 일들이 속출하고 있다.

옛말에 세치의 혓바닥으로 다섯 자의 몸을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한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말은 한번 내뱉어졌다는 사실만으로도 경우에 따라선 천지의 조화를 깨뜨릴 수도 있다는 사실을 직시, 위정자들은 언행에 있어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