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일보 닥터스/노년암의 예방과 치료
시정일보 닥터스/노년암의 예방과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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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3.30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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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철 교수(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시정일보]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는 전세계적으로 유래를 찾아 보기 어려울 만큼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2013년도 기대수명은 여자가 85.1세이고 남자가 78.5세이며, 이는 OECD 국가 중 여자는 3위, 남자는 15위에 해당한다. 한편 고령화로 인하여 암의 발생은 연간 약 3%씩 증가하고, 암으로 인한 사망은 지난 15년간 모든 사망원인 가운데 부동의 1위를 차지 하고 있다. 평생 암에 걸릴 확률은 남자가 39%, 여자는 32.1%이다. 이중 5대 암이 2/3 정도를 차지 하기 때문에 이들 암 종을 잘 예방하고 관리하면 암으로 인한 치명적인 고통을 상당히 줄일 수 있다. 우리나라 남성에서 5대 암이 일생 동안 발병할 확률은 위 (9.1%), 대장 (7.0%), 폐 (7.3%), 간 (5.1%), 전립선 (4.2%)이고 여성의 경우 갑상선 (7.9%), 유방 (4.2%), 대장 (5.0%), 위 (4.8%), 폐 (3.2%) 이다.

주요 암의 발생요인 음식 (30%), 흡연 (30%), 만성간염 (18%), 유전 (5%), 환경오염 (5%), 방사선 노출 (5%), 등이다. 즉 유전보다는 환경적 요인이 암 발생의 대부분을 차지 한다. 따라서 평소 건강한 식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암 예방에 매우 중요하다. 채소와 과일이 포함된 균형 잡힌 식단, 짠 음식과 탄 음식 피하기, 철저한 금연과 남이 피우는 담배 연기도 피하기, 주 5회 이상 30분 이상씩 땀이 날 정도로 운동하기, 적절한 체중 유지하기, 술은 하루 2잔이하로 줄이기, 간염 예방접종 등의 생활 습관은 상당히 많은 암의 발생을 지연, 혹은 억제 시킬 수 있다.

또한 암 조기 검진 치침에 따라 정기 검진을 받는 것은 암의 치료에 매우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국민의 건강과 복지를 위해 전국민을 대상으로 주요 암의 건강검진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건강검진 수진율이 60% 정도에 머물고 있으며, 특히 암 발생률이 높은 저소득층에서 수진율이 낮다. 따라서 암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과 고통을 줄이기 위해서 암의 수진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범 국가적으로 기울여야 한다.

국가의 정책과 국내 의료기술의 발전으로 우리나라 암의 치료 성적은 이미 의료선진국의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최근 자료를 보면 국내 암 환자의 65%가 국소암이며 이중 40%가 수술로 완치된다. 그리고 25%는 수술과 보조 치료로 완치된다. 전이암은 35% 이며 이중 항암제에 효과가 있는 환자가 15%이며 현재 의학기술로 치료법이 없는 경우는 20%에 불과하다. 즉 암을 이겨내고 완치되는 환자의 수가 크게 늘고 있으며 앞으로 암 생존자의 건강관리 및 예방에 주력해야 할 필요가 있다.

대부분의 암 발생은 신체노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즉 노년이 되면 젊은이들에 비해 환경오염이나 나쁜 식생활 습관에 오랜 기간 노출되어 암 세포의 발생이 증가하고, 또한 이상세포가 발견되었을 때 면역기능이나 세포의 방어기전이 약화되어 이를 즉시 수선하거나 고사시키지 못한다. 이 때문에 일부 의학자들은 암을 노화관련 질환이라고 부른다. 특히 평소 당뇨병, 류마치스 관절염, 염증성 대장염, 만성 간염 등의 염증성 질환이 있거나 과음, 흡연 등의 건강치 못한 식생활 습관이 있을 경우 노년의 암 발생 위험이 높으므로 생활 습관 교정과 운동, 적절한 체중 유지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노년에 암을 진단 받고 수술을 권유 받으면 환자나 가족들이 ‘체력이 견디어 내실까?’, ‘살 만큼 살았는데 수술을 받으면 고통만 더해 지는 것 아닐까?’ 혹은 ‘노인이 수술을 받으면 병세가 악화되어 오히려 더 빨리 돌아가신다는데’, 하며 수술 결정을 미루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나이는 노년의 암 수술 가능 여부를 판단하는 절대적인 기준이 아니다. 수술을 받을 수 있는 건강 상태이고 수술을 받는 것이 받지 않는 것 보다 유리하다는 판단이 설 때는 두려워하지 말고 수술을 받아야 한다. 최근 자료를 보면 노인의 건강상태가 좋아지고 의료 기술의 발달로 노년층의 수술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10년전에 비해 70대의 수술은 두 배, 그리고 80대 수술은 세 배 이상 증가하였다. 항암제의 사용도 이해 득실에 따라 잘 판단하여야 한다. 암의 치료와 회복에는 주치의와의 관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주치의와 긴밀한 대화를 나누고 상호 신뢰 속에 치료 방침을 정하는 것이 치료 효과를 높이는 지름길이다. 올해를 보내며 미루었던 건강 검진과 생활 습관 개선을 통해 암의 두려움과 공포에서 벗어나는 새해를 맞이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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