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일보 시청앞/청렴하지 않으면 백성의 욕하는 소리 들끓어
시정일보 시청앞/청렴하지 않으면 백성의 욕하는 소리 들끓어
  • 시정일보
  • 승인 2017.04.13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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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牧之不淸(목지불청) 民指爲盜(민지위도) 閭里所過(여리소과) 醜罵以騰(추매이등) 亦足差也(역족차야)

이 말은 牧民心書(목민심서)에 나오는 말로써 ‘목민관이 청렴하지 않으면 백성들이 손가락질하며 도적이라 하고 마을을 지나게 되면 추하다고 욕하는 소리가 들끓을 것이니 이 또한 수치스런 노릇’이라는 의미이다.

정선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관리가 한 도적을 심문하는데 “네가 도적질하던 상황을 말해보아라”하자 도적은 짐짓 시치미를 떼며 “무엇을 도적이라 하나이까”하고 물었다. 관리가 다시 “네가 도적이면서 그것을 모르느냐 남의 궤짝을 열어 재물을 훔치는 것이 도둑이니라”라고 말하자 도적이 웃으면서 말했다. “당신의 말대로라면 내가 어찌 도적일 수가 있겠습니까. 당신 같은 관리가 진짜 도적입니다. 유생이라는 분들은 과거시험 문제의 답안인 帖括(첩괄)을 소리내어 읽으면서 고금을 생각하거나 천인을 연구하지 않고 구제를 생각하거나 백성들에게 혜택을 주는 것은 생각하지 않고 밤낮으로 권력을 손에 넣어 큰 이득을 취하려 하니 아비와 스승이 가르치는 것이나 벗에게서 배우는 것도 도적질을 익히는 일 뿐입니다. 관복을 입고 수판을 들고 높은 자리에 당당히 앉으면 아전들이 열을 지어 늘어서고 하인들이 아래서 옹위하니 그 존엄함이 마치 天帝(천제)와 같습니다. 벼슬은 이를 따라 나오고 정사는 뇌물로써 이뤄지니 한나라의 협객 원섭이나 곽해같은 토호가 대낮에 살인을 해도 뇌물꾸러미 하나만 들어가면 법률은 온데 간데 없고 황금에 권력이 있으니 다시 풀려나와 거리를 활개치고 다닙니다. 천하에 이보다 더 큰 도적이 어디에 있겠소. 땅을 파고 낙숫물받이를 깨뜨리고 들어가 돈 한 푼을 훔쳤다 하여 어찌 도적이라 하겠소” 이에 그의 죄를 문초하던 관리는 그 도적을 즉시 풀어줬다’고 한다.

작금에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대법원·헌법재판소 등에 신고된 2276명 대상자들의 2017년 재산변동 공개 내역에 따르면 국회의원과 고위공무원, 고위법관 등 국가지도층 인사들의 평균 재산이 17억3800만원으로 1년 전 신고했던 평균 재산16억2400만원보다 7% 정도 증가한 수준으로 장기 불황에서도 고위 공직자들은 오히려 재산을 증식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국회의원들의 평균 재산은 37억원으로 일반 국민의 재산보다 12배나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고위 공직자들의 재산 증식을 부정적인 시각으로만 바라볼 수는 없으며 공직자 중에서도 가난한 사람도 있고 일반 국민들 중에서도 부자가 적지 않은 게 현실이다. 그러나 공직자들이 직위를 이용해 일반인들보다 재산을 더 불린 정황이 있다면 이는 엄격한 잣대로 검증해 위법사항이 드러나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일벌백계함이 마땅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