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일보 사설/선거 테러는 안 된다
시정일보 사설/선거 테러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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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4.2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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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선거는 민주주의 웃음꽃을 피우는 것이라지만 그만큼 사건사고가 많다. 선거가 과열되다 보면 상대를 이기기 위해 불법을 저지르는 유혹이 크다. 이런 조급한 심리를 이용한 단체나 조직도 많다. 유엔사무총장을 지낸 반기문씨는 선거의 대열에 끼어보지 못하고 조직적인 문자테러에 손을 들고 말았다. 문자테러가 아닌 직접적인 테러도 있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06년 5월 괴한 지충호에게 테러를 당했다. 당시 한나라당 대표였던 박 전 대통령은 신촌 현대백화점 앞에서 지방선거 유세를 벌이다 피습당해 얼굴을 크게 다쳤다. 테러의 역사를 보면 1956년 제3대 대통령선거에서 신익희후보가 호남행 열차에서 돌연 사망하는 데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긴 터널이 있다.

대 대선은 SNS시대에 걸맞은 테러가 발생하고 있다. 스탠딩 2차토론이 끝나고 나서 정의당이 문재인 후보 지지자들 공격에 시달렸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문재인 후보에 질문을 집중한 것을 문제 삼은 것이다. 정의당에는 같은 진보끼리 왜 공격하느냐는 항의전화가 빗발쳤고 SNS에는 심 후보를 비난하는 글이 올랐다. 민주당 송영길 선대위 총괄 본부장도 가세했다. 정의당은 정의가 아닌 것 같다는 모호한 공격을 했다.

한때 촛불의 아이콘으로 사랑을 받았던 전인권가수도 호된 테러를 받았다. 5월 공연을 앞두고 지난 18일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노래 이야기를 하다가 자유롭게 자신의 지지의사를 잠깐 밝혔던 것이 화근이 됐다. 전인권은 졸지 적폐가수라는 오명을 뒤집어썼다. 불과 얼마 전 광화문 광장에서 촛불집회에서 노래를 부르며 촛불집회 지지자로부터 박수를 받았던 뮤지션이다.

전인권이 안철수 후보와 오찬을 나누고 의사를 분명히 밝힌게 문제라면 문제다. 문재인 지지자들은 전인권의 예매했던 예매권도 취소한다며 문자와 예매취소 테러를 했다. 안철수 후보는 19일 토론에서 문재인 후보에게 따졌다. “전인권씨가 저를 지지한다고 했다가 문후보 지지자들로부터 적폐가수라는 말까지 들었다. 이게 옳은 일인가”라고 공론화시켰다. 이에 문재인 후보는 “우선은 내가 한 말은 아니지 않나”라고 선을 그으며 “정치적 입장을 달리 한다”고 했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한 문재인 후보는 다음날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추가 입장을 밝혔다. 문재인 후보는 “2012년 대선 첫 광화문 유세 때, 그리고 12월18일 마지막 서울역 유세 때 정권 교체를 위해 기꺼이 저의 유세무대에 섰던 가수 전인권씨를 기억한다”면서 “그가 누구를 지지하든 저는 전인권씨가 지금도 앞으로도 우리 국민과 정권 교체를 위해 기꺼이 애국가를 불러주는 가수라고 믿는다”고 언급하며 논란이 확대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고 했다. 문재인 후보가 전날 안철수 후보의 질문과는 사뭇 다른 자세를 견지했다. 이런 걸 두고 앞에서는 지르고 뒤에서 평온으로 무마하는 이중 논법이라고 할까. 테러는 사람을 죽이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다중이 집단으로 보내는 문자테러는 보이지 않는 무형의 테러저격이다. 선이 악에게 눌림 당하는 야만적 잔혹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