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장칼럼/ 열 사람의 한걸음, ‘쓰레기 없는 용산’ 완성
단체장칼럼/ 열 사람의 한걸음, ‘쓰레기 없는 용산’ 완성
  • 성장현 용산구청장
  • 승인 2017.04.27 14:03
  • 댓글 0

성장현 용산구청장

내년까지 쓰레기 20% 감량 목표

분리수거 안 되면 과태료 10만원

 

종량제봉투 실명제 등 공공기관 솔선

청파동 봉제공장 원단 재활용운동

민관협력 청소함 ‘흩어모아’ 화제

이태원 외국인도 예외없이 분리배출

 

쓰레기 덜 만들어 내는 게 더 중요

 

 

 

[시정일보]어떤 물건이든 버려지는 순간, 쓰레기가 된다. 여러 겹 쌓인 라면 포장지, 음료수가 담겼던 캔, 한 번 읽고 난 신문지까지. 편리함을 위해 우리는 여러가지 제품을 소비하고, 버린다. 버려진 쓰레기는 일주일에 한 두 번씩 재활용 기준에 따라 분리 배출된다. 분리수거를 위한 잠깐의 수고로 환경보호에 동참했다는 위안을 얻으며, 그렇게 내 손을 떠난 쓰레기의 일생에 관심을 접는다.

쓰레기는 일부 매립되고, 일부는 소각돼 자취를 감추고, 나머지는 또 재활용을 통해서 우리 곁으로 다시 돌아온다. 쓰레기의 운명, 이것으로 괜찮은 것일까. 지난 4월14일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 인근에서 90m 높이의 쓰레기 산이 무너지면서 민가를 덮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발생 나흘째에 접어들면서 희생자가 30명으로 늘었다는 언론보도에 우리는 괜찮다고 말할 수 있을까.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라는 의미다.

서울시와 경기도권 전역의 쓰레기가 모이는 수도권 매립지. 인천시가 사용기한을 2016년으로 못 박으면서 우리도 쓰레기 대란이 예고됐었다. 다행히도 매립지 소유권 이전 등 인천시의 요구를 모두 받아들이면서 대란만은 막은 셈이다. 2014년 말 당시 서울시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2017년까지는 직매립 생활쓰레기를 없애겠다는 구상을 발표한 바 있다.

용산구는 지난 한해 3만4751톤의 쓰레기를 배출했으며, 쓰레기 처리비용이 약 260억원에 이른다.이에 구는 2014년(3만4425톤) 대비 올해 10%, 내년까지 총 20% 감량을 목표로 정하고 ‘쓰레기와의 전쟁’에 나섰다.

분리수거가 제대로 안 되면, 수거를 안해 갈 뿐만 아니라 과태료 10만원을 부과한다. 또한 다량배출 사업장의 쓰레기 배출을 집중 관리하고, 재활용품 선별과 1회용품 사용 규제도 강화했다. 부서(동)별 종량제봉투 실명제를 비롯해 구청 전 직원들도 쓰레기 감량에 앞장섰을 뿐 아니라 서울시와도 손을 잡고, 봉제원단 조각이나 커피찌꺼기 재활용 등 모든 방법을 총동원하고 있다.

동별 생활쓰레기 감량 특화사업도 눈에 띈다. 봉제공장이 많은 청파동의 경우 봉제협회와 숙명여대가 함께하는 산학협력사업을 통해 봉제원단을 재활용하는가 하면, 민ㆍ관협력사업으로 청소함 설치 등 ‘흩어모아’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한남동은 월1회 통반장과 함께하는 생활쓰레기 감량 토론회를 개최하고, 외국인 거주 비율이 높은 용산2가동은 26개 부동산중개업소가 참여한 가운데 ‘외국인 생활쓰레기 배출 홍보물’을 배부하고 있다.

쓰레기 감량이 우리에게 주는 혜택은 숫자상의 것만은 아니다. 예산 절감도 있지만, 우리의 노력이 이 땅을 살아갈 후손들에게 깨끗한 자연을 물려주는 소중한 기회라고 확신한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는 깨끗한 물과 깨끗한 공기가 주는 당연하게 생각했던 자연의 혜택을 우리 후손들에게 돌려줘야 할 의무가 있다.

결론은 만들어진 쓰레기를 어떻게 처리하는가 보다는 덜 만들어 내는 것이 쓰레기 감량의 지름길이다. 이를 위해서 ‘한 사람의 열 걸음보다는 열 사람의 한 걸음’이 더욱 더 중요하다는 것을 인지해야 할 것이다. 용산구민, 나아가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쓰레기 감량에 동참하는 것을 기대해본다.

 

외부기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