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장칼럼/ 영등포구 쓰레기 감량 20% 달성 비법은 ‘주민참여’
단체장칼럼/ 영등포구 쓰레기 감량 20% 달성 비법은 ‘주민참여’
  • 조길형 영등포구청장
  • 승인 2017.05.04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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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길형 영등포구청장
   
조길형 영등포구청장

[시정일보] 옛날 쓰레기 냄새가 풍기던 ‘쓰레기 산’, 난지도를 기억하시는 분이 이제는 많지 않지만 이제 또다른 ‘쓰레기 산’이 생길 수 있는 현실을 우리는 마주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땅이 좁고 쓰레기 매립률이 높아 환경부에서는 정확히 12년 후면 전국의 모든 매립지가 포화 상태가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에, 서울시는 25개 자치구와 함께 2016년까지 생활폐기물 20% 감량을 목표로 쓰레기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20% 감량이라는 다소 공격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서울시 전 자치구가 달려갔으나, 영등포구에서만 유일하게 14년 대비 20% 감량이라는 놀라운 다이어트 결과를 냈다.

영등포구 2016년 생활폐기물 배출량은 3만9856톤으로 2014년도 발생량(5만1857톤) 대비 23%(1만2000톤)를 감량했으며 그 수치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4억4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초과목표 달성이라는 성적표로 서울시에서 인센티브 총 1억8300만원도 확보했다.

이는,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재활용품의 일반쓰레기 배출 등 대내외적인 여건 변화와 악화 속에서도 쓰레기 감량을 위해 8개 분야 22개 세부실천 계획을 수립해 다양한 정책과 홍보활동을 추진하는 등 각고의 노력들이 성과로 이어진 것이다.

먼저, 구에서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공용봉투 총량 관리제’를 도입하여 공공분야 청소 시 재활용품을 철저히 분리했고 구 전부서 및 산하기관에 분리배출이 철저하게 이루어지도록 ‘공공기관 폐기물 제로화’ 사업도 적극 추진했다.

이러한 감량 노력이 민간의 참여로 이어지도록 주민의식 개선을 위해서도 앞장섰다. 공동주택과 지식산업센터, 오피스텔 등 생활폐기물 다량배출처를 대상으로 꾸준한 분리배출 홍보와 단속활동을 병행한 것이 감량 효과를 배가시켰다. 청소 대행업체는 혼합배출된 종량제봉투를 수거 거부하는 등의 노력으로 주민들이 올바르게 분리 배출 할 수 있도록 유도하였다.

아울러 2013년 재활용 선별장을 설치하여 구민 누구나 직접 분리배출 과정을 체험하여 분리배출의 중요성을 느낄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고 구민이 쉽게 분리배출할 수 있는 인프라 확충을 위해 클린하우스와 재활용정거장을 설치하여 재활용률을 높이고, 상습무단투기로 더러웠던 골목길도 깨끗하게 바꿨다.

그리고 동절기에 발생하는 낙엽, 연탄재 등 과거 무분별하게 일반쓰레기와 혼합되어 폐기되는 사례도 개선했다. 예를 들면 가로수에서 발생한 낙엽을 민간 농장에서 친환경 비료로 재활용되도록 무상제공한 것이다.

이와 같이 구민들과 함께 다각적인 감량 노력을 기울인 결과 서울시 전체 5.1% 감량이라는 결과에 반해 영등포구는 23%라는 놀라운 성적표를 받게 됐다. 영등포구가 쓰레기감량에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요인은 바로 ‘주민 참여’와 철저한 ‘재활용품 분리배출’에 있었다. 관 자체만의 공허한 외침에서 벗어나 많은 주민들이 감량화에 동참할 수 있도록 홍보 및 캠페인을 실시하였으며, 종이, 비닐, 플라스틱 등 재활용품이 50%이상 포함된 채 생활쓰레기 종량제 봉투에 담겨 버려지고 있는 실정을 널리 알려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분리배출에 동참토록 유도하였다.

최근 에티오피아 수도 외곽의 ‘쓰레기산’이 무너져 수십여명의 주민이 숨지고 실종됐다는 뉴스가 있었다. 한 도시에서 발생되는 쓰레기로 ‘산’이 만들어지는 현실은 현재 우리의 모습이기도 하다. 이제는 관과 주민이 함께 고민하고 힘을 합쳐 쓰레기를 줄이고, 분리배출을 실천해야 한다. ‘주민참여’와 ‘재활용’이야말로 쓰레기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해답이라 생각한다. 이에 2017년에도 외국인 밀집지역에 쓰레기 배출과 분리배출에 대한 홍보 및 교육을 실시하여 더 많은 주민의 동참을 유도하고, 빌라 주변에는 분리수거대를 설치하여 주민들의 올바른 분리배출 여건과 쾌적한 주거환경을 조성하겠다.

독일의 어떤 도시는 재활용률이 70%가 넘는다고 한다. 이는 주민들의 철저한 재활용 의식과 좋은 정책이 만들어낸 결과일 것이다. 영등포구도 당장 가시적인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구민의 참여와 협조, 여기에 구 정책의 뒷받침을 더해 자원이 순환되고 사람이 살기 좋은 깨끗한 녹색 도시를 위해 나아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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