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길 열린 서울시정 전국화
기자수첩/ 길 열린 서울시정 전국화
  • 문명혜
  • 승인 2017.05.18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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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 문명혜 기자] 서울시 정책 전국화에 날개가 달렸다.

약 한달전 대선 유력후보들 캠프에 보냈던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정책 건의과제’가 물을 만난 것이다.

장미대선 결과 박원순 시장과 같은 문패를 쓰고 있는 문재인 후보가 개표방송의 흥행에 찬물을 끼얹을 정도로 압승을 거뒀으니 그동안 서울시를 괴롭히던 중앙정부 ‘견제’의 족쇄가 풀린 것이다.

서울시 정책의 전국표준화는 이미 예고돼 있었다. 탄핵 후 대선기간 동안 줄곧 선두유지를 하던 문 후보의 공약중 반 이상이 서울시의 정책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말이 돌았고, 선거직전 박 시장은 본지와 가진 창간 29주년 특별대담에서 선거가 끝나면 서울시 출신들이 새정부에 중용될 것이라고 귀띔한 바 있다.

대선이 끝나자 박 시장의 ‘예지력’은 거짓말처럼 실현됐는데 대통령의 오른팔격인 비서실장에 임종석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임명된 것은 전주곡에 불과했다.

조현옥 서울시 전 여성가족정책실장이 막강한 권한을 가진 인사수석으로 뒤를 이었고, 하승창 전 정무부시장이 사회혁신수석에, 김수현 전 서울연구원장이 사회수석에 임명되는 등 현재까지 청와대 비서진으로만 4명이 포진했으니 서울시는 명실상부한 문재인 정부 최대의 인재풀이 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서울시 출신을 중용한 것은 두말할 것도 없이 그들의 검증된 능력을 높이 산 것이다.

서울시는 보수정부 집권기간 중 그들과 다른 세계관을 가진 정치집단의 이상을 구현하기 위한 최대의 실험장이었고, 이번에 중앙정부로 영전한 4인은 박원순 시장과 함께 그 실험을 성공적으로 기획하고 실행했던 인물들이다.

역대 최장수 서울시장의 기록을 이어가고 있는 박 시장은 그동안 중앙정부가 조금만 도와주면 시민들에게 훨씬 질좋은 시정을 선사할 수 있다는 불만을 갖고 있었다.

서울시와 중앙정부 사이에 놓여있던 정파적 장벽은 사라졌고 가교역할을 해 줄 다수의 옛식구가 중앙정부 핵심인력으로 포진하게 됐으니 서울시정은 그야말로 탄탄대로에 들어선 셈이다.

민선6기 임기를 1년 남짓 남겨놓은 박 시장에게 ‘대풍년’을 거둘 수 있는 날이 도래했다는 게 서울시 관계자들의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