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일보 시청앞/중용을 잃으면 혼란이 올 수 있어
시정일보 시청앞/중용을 잃으면 혼란이 올 수 있어
  • 시정일보
  • 승인 2017.05.25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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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子曰(자왈) 道其不行矣夫(도기불행의부)인저. 我知之矣(아지지의)로다. 知者過之(지자과지)하며 愚者不及也(우자불급야)니라.

이 말은 中庸(중용)에 나오는 말로써 ‘공자가 말하기를 도가 진정 행해지지 않는구나. 지혜로운 자는 지나치며 어리석은 자는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라는 의미이다.

道(도)는 性(성)을 따르는 것이다. 또한 中庸(중용)의 道(도)이다. 중용은 우리의 일상 가까운 곳 어디에나 있다. 중용의 용에 이미 平常(평상)의 뜻이 있듯이 중용은 무슨 고매하고 원대한 곳에 있는 초월적인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 가까운 곳 어디에나 있다. 우리는 매일 먹고 마시면서 그 맛을 진정으로 아는 사람이 드문 것과 같이 중용의 도를 깨우치고 실천하는 사람이 드물어 도가 행해지지 않는 세상이 돼 버렸다. 공자는 앞에서 중용의 도를 제대로 실천할 줄 아는 사람이 드물게 된 지가 오래임을 탄식했고 여기서도 중용의 도가 행해지지 않음을 탄식했다. 또한 論語(논어)에도 도가 행해지지 않음을 탄식한 공자의 말이 실려 있다. 잘난 자는 너무 지나치고 못난 자는 너무 모자라서 중용을 실천하지 못해 혼란으로 치닫는 세상을 탄식했다. 즉 우리가 늘 마주치고 처리하는 일상의 만사에 바탕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지혜로운 자는 너무 지혜를 믿고 추구하는 까닭에 그저 고매하고 원대한 곳에서 중용을 찾으려고 한다. 평범한 일상은 너무 쉽고 단조로운 것이라고 생각해 마냥 이론적으로만 중용을 따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는 사고와 이론에 치우친 나머지현상과 실천을 등한시 여기는 지식인의 폐단을 많이 본다. 중용의 도가 행해지기 어려운 것이다.

작금에 들어 문재인 대통령이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에 대한 정책감사를 지시했다. 청와대는 “정부 정책 결정과 집행에 얻어야 할 교훈을 확보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명백한 불법행위나 비리가 나타날 경우 상응하는 방식으로 후속처리 할 것”이라고 말해 이번 감사가 이명박 정부 전반에 대한 수사로 이어질 수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청와대는 4대강 보의 처리 방안에 철거와 재 자연화를 포함시켰다. 4대강 사업의 핵심이 보라는 점에서 이는 4대강 사업의 전면적 부정이나 마찬가지이다. 과거의 잘못된 사안을 바로잡는 것은 당연지사이다. 그러나 새 정부의 개혁이 과거 정부의 사업에만 집중되면 전임 정권 손보기나 정치 보복이라는 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으며 작금은 과거 문제로 힘을 낭비할 때가 아니라 생각된다. 4대강 감사가 중용을 철저히 실천해 정치적 고려나 의도를 배제하고 진실을 밝혀 앞으로 국책사업을 수행하는 데 타산지석으로 삼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