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공유자전거 ‘따릉이’가 놓친 것
기자수첩/ 공유자전거 ‘따릉이’가 놓친 것
  • 주현태
  • 승인 2017.06.01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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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현태 기자
   
 

[시정일보]매년 4월22일은 ‘자전거의 날’이다.

자전거의 날은 전 국민의 자전거타기를 활성화하고, 자전거 이용자의 자긍심을 고취시키기 위해 2010년 6월에 제정된 기념일이다.

서울시를 비롯한 각 25개 자치구도 올해 자전거의 날에 발맞춰 주민들의 자전거타기 활성화를 위한 체험, 안전 프로그램을 앞다퉈 마련했다. 또한 자전거의 날이 지난 지금도 자전거타기 인프라가 활발하게 확충되고 있다.

하지만 서울시가 집중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많은 시민들이 실제로 이용하고 있는 ‘따릉이’ 사업에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따뜻한 바람이 불어오는 봄철, 많은 시민들이 자전거를 타고 산책을 하곤 한다. 이에 기자도 성산대교부터 원효대교까지 자전거 라이딩을 했다. 그런데 이날 빠르게 달리고 있는 한강에서 따릉이를 타는 많은 시민들 중 안전장비를 착용한 사람은 놀랍게도 한명도 없었다.

이유를 뽑자면 자전거를 가지고 있는 시민들의 경우 안전장비를 함께 구매해 소지하고 착용하는 것과는 다르게, ‘따릉이’는 일시적 임대나 비정기적 사용자들이 이용하기 때문에 안전장비를 항시 휴대하지 않는 것. 서울시에서 강력하게 홍보하고 있는 따릉이가 안전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방자치단체는 자전거의 날과 그 주간에 각종 행사 등을 실시하고 국가는 행사를 지원하도록 <자전거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 및 <자전거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규정돼 있다.

이런 법령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따릉이’는 안전이라는 요소가 부족하다. ‘따릉이’를 이용해 출ㆍ퇴근하는 시민들은 보통 자전거 전용도로(자전거만 다닐 수 있는 선)와 자전거 도로(가끔씩 보이는 도로 마지막 차선)를 이용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빠른 속도의 자동차로 인해 다시 차도 끝에 있는 구석에 몰려 위험한 출ㆍ퇴근을 하거나 인도로 올라와서 라이딩하는 일이 다분하다.

‘따릉이’의 관리도 소홀하다. 기자가 홍제천 입구 자전거대여소 등 5곳의 ‘따릉이’를 살펴본 결과 녹이 슬고 있음을 확인했다.

이는 ‘따릉이’가 비에 노출돼 녹이 슬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으로 자전거 수명이 짧아지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이렇게 되면 애초 예상하지 못했던 감가상각비가 추가될 수밖에 없다.

이제는 ‘따릉이’가 단순히 전시용 행정이 아님을 입증해야 한다.

각 자전거 대여소에는 비가림막을 설치해야 한다. 또한 따릉이를 대여할 때 안전장비도 착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본격적인 라이딩의 계절을 맞아 안전한 ‘따릉이’ 문화가 서울에 퍼져나가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