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일보 시청앞 / 욕정은 허망에 차 있음을 알아야
시정일보 시청앞 / 욕정은 허망에 차 있음을 알아야
  • 시정일보
  • 승인 2017.06.01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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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飽後思味(포후사미)하면 則濃淡之境(즉농담지경)이 都消(도소)하며 色後思 (색후사음)하면 則男女之見(즉남녀지견)이 盡絶(진절)하나니 故(고)로 人(인)이 常以事後之悔悟(상이사후지회오)로 破臨事之癡迷(파임사지치미)하면 則性定而動無不正(즉성정이동무부정)이니라.

이 말은 菜根譚(채근담)에 나오는 말로써 ‘배부른 뒤에 음식을 생각하면 맛있고 없음의 구별이 사라지고 성교 후에 섹스를 생각하면 남녀의 관념마저도 없어진다. 그러므로 사람이 사후에 뉘우침을 미리 알아 사전의 어리석음을 깨뜨려 버리면 본성이 바로잡혀 바르지 않은 행동이란 있을 수가 없다'는 의미이다.

언젠가 나흘간의 금식을 한 적이 있다. 나 혼자만의 자리였다면 나는 아마도 하루를 지내고 나서 곧장 음식을 찾아 먹었을 것이다. 얼마나 배가 고프던지 왠 음식들이 그렇게나 많이 각양각색으로 머리속에 떠오르는지 참으로 견디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그 자리는 금식기도의 모임이었다. 허기진 배에 물만 마시며 시간을 죽이는 일은 그리 쉽지 않았다. 나흘간의 금식을 마치고 나니 맛없는 음식이 없었다. 모든 종류의 음식들은 나름대로의 맛을 지니고 있었다. 금식하기 이전보다도 더욱 맛있는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그런 즐거운 식사의 나날이 며칠 지나고부터 다시 모든 음식들이 심드렁해졌다. 그것은 단순히 포식 탓이었다. 포식은 싫증을 낳는다. 또한 포만은 권태를 낳는다. 모든 것이 그렇다. 조금은 부족한 듯 한 데서 멈춰라. 넘치는 것은 남아도는 것은 아까움이 없이 버릴수 있는 것은 허망이다. 그것을 미리 깨달아 본성을 바로 잡을 수 있는 것은 커다란 지혜이다. 세익스피어의 <비너스와 아도니스>에 보면 “사랑은 과식하는 법이 없다. 욕정은 탐식가이기 때문에 과식해 죽고 만다. 사랑은 진실이 넘쳐나고 있지만 욕정은 허망에 차 있다”는 귀절이 있다.

작금에 들어 해군 여성 장교가 만취 상태에서 직속상관에게 성폭행을 당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또 발생해 우리를 경악케 하고 있다. 그간 국방부가 여러 차례 병영 내 성범죄 재발방지 대책을 내놨지만 백약이 무효였다는 방증이 입증됐다. 오죽했으면 피해자가 당국에 신고 한 번 못 해보고 죽음을 택했는지 안타깝기 그지없다. 지난 2013년 10월에도 전방부대의 여군 대위가 직속상관인 소령의 성관계 요구와 성추행, 폭언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있었다. 아직도 군내에서 여군을 상대로 술시중 강요부터 성폭행까지 끊이지 않는 것을 보면 작금의 대한민국 군대가 맞는지 의구심을 지울 수가 없다. 차제에 정부는 국방개혁 차원에서 군대 내 성범죄를 근절하기 위한 종합대책을 마련 다시는 이런 불상사가 나오지 않도록 철저한 재발방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