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칼럼/ 다시 오는 요우커와 우리 관광의 현주소
시정칼럼/ 다시 오는 요우커와 우리 관광의 현주소
  • 김영섭 논설위원
  • 승인 2017.06.01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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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영섭 논설위원
   
 

[시정일보]북한의 핵 위협에 대비하기 위하여 사드를 들여와서 배치한다는 말이 나오자 마자 한국을 비롯한 이웃나라들까지 이에 대한 반응이 뜨거웠다. 북한의 반응은 말할 것도 없는 억지라고 쳐버릴 수 있었다.

그러나 중국의 반응은 또 달랐다.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의 패권을 쥐고 싶어 하는 중국의 속내를 담은 일련의 조치들이 한국을 향해 취해졌다. 물론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나라가 우리나라라는 사실은 분명한 것이었다. 느닷없는 한국기업에 대한 규제와 검열로 인한 영업포기는 물론 한류 드라마의 방송금지, 한류연예인들의 활동 금지, 성악가의 공연 취소, 중국인들의 한국여행 금지 등 등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들 만큼의 조치를 취하였고, 이는 금액으로 환산해도 엄청난 손해였다.

필자의 경우만 해도 지난해 겨울부터 심상치 않은 기류가 감도는 것을 느꼈다. 우리 문화원과 중국의 대학교 사이에 이미 사전에 서로 합의했던 한·중 초청행사마저 중국공산당이 불허해 무산된 것이다. 물론 중국 정부에서는 절대 자신들이 개입하지 않았다고는 하지만 그런 조치가 단시간 내에 기계적으로 진행될 수 있었던 배경이 무엇인지는 세 살 먹은 아이라도 알 것이다.

물론 사드가 배치되고 나면 그 영향이 중국에도 미칠 것이며, 국제사회에서도 미국과 대립상태에 있는 중국의 입장을 그들 측에서 생각한다면 이해가 간다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아무리 이해한다 해도, 북한이 노골적으로 핵위협을 가하는 상황에서 우리의 안보 문제를 트집 잡아 국제적 상호 이해와 우호관계를 한 번에 무너뜨리며 경제와 문화 교류를 단절시키는 행위는 너무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일각에서 대국답지 않은 옹졸한 처사라는 논평이 나왔지만, 중국의 처사를 꺾을 수는 없는 것이었다.

다행으로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중국에 특사를 파견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면서 벌써 일각에서 중국의 대한(對韓)규제가 풀릴 희망에 들뜨기 시작하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갔으면 하는 점이 있다. 바로 외국인 관광객에 대한 우리 관광업계와 상인들의 자세이다. 그동안 요우커라 불리는 중국인 관광객으로 인하여 우리 경제가 호황을 누린 것도 사실이다. 그야말로 그들은 우리의 큰 고객이었다. 그러나 일부 우리의 관광업계나 상인들은 그들을 고객이라 생각하지 않고 봉이라고 여기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여행사는 저가 덤핑상품을 내놓고 그에 장단 맞춰 관광객 전용식당은 양과 질이 형편없는 맛없고 배고픈 음식으로 한국의 이미지에 먹칠하는 행위를 서슴지 않았다. 급기야 방송을 통하여 그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는데도 관계당국은 철퇴를 가했다는 소식은 없었다.

명동의 상가들은 중국의 관광규제 이후 너도나도 죽겠다고 아우성 쳤다. 물론 갑자기 손님이 끊어지니 힘이 들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그동안 했던 행태를 생각하면 절대 동정심이 일 수 없다.

중국관광객이 많았을 때 그들은 한국인 손님들에 대해서는 냉담했고 심지어 매장 입장을 거부한 상점도 있을 정도였다고 한다. 물론 내국손님은 외국인보다 물가라든가 상품정보에 더 훤하기 때문에 바가지요금이 허용될 수도 없고 깐깐하게 따지기도 하니까 싫었을 것이다.

그렇게 홀대하며 호황을 누리다가 더 이상 외국인 고객이 오지 않자, 죽는 소리를 해대는 것은 얄미운 상술이라고 치부하기에는 무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호황은 내가 잘한 것이고 불황은 남의 탓, 나라의 탓이라는 생각 자체가 소위 도둑심보가 아니고 무언가 말이다. 부자는 망해도 삼년은 먹고 산다는데 장사 잘될 때 벌어들인 돈은 자기들이 잘해서 번 것이고, 손님이 없으면 대책 운운하는 작태는 이제 사라져야 할 것이다.

운동선수만 맷집을 키울 게 아니라 상인들도 항상 불황에 대한 맷집을 키워야 할 것이다. 그것은 바로 공정한 거래와 친절한 고객응대 그리고 상황의 다변화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거안사위(居安思危-편할 때 위기를 생각하라)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하물며 호기를 틈타 불법이나 편법을 부린다면, 이는 반드시 망조(亡兆)의 길로 들어서는 첩경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다시 오는 요우커 어떻게 맞아야 할지를 생각해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