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일보 사설/ 폭염의 그늘막, 구청 직원의 신선한 아이디어
시정일보 사설/ 폭염의 그늘막, 구청 직원의 신선한 아이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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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7.27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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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여름이 길어진다. 더위가 아니라 폭염이다. 햇빛은 인간이 만든 공해에 저항 하듯 성난 모습으로 열기를 연일 쏟아낸다. 횡단보도에서 기다리는 시민은 여간 고역이 아닐 수 없다. 4년 전으로 거슬러 2013년, 동작구청의 한 공무원이 횡단보도 앞에 서 있다. 땡볕 아래서 힘겨워 하는 주민을 보고 아이디어를 냈다. 건널목에 그늘막을 치자. 구청 직원은 구청으로 돌아와, 해당 과장과 의논 , 즉각 실천에 옮긴다. 시민의 반응은 상상을 넘었다. 시민들은 사막의 오아시스라고 좋아했다.

이에 여러 구청이 벤치마킹하기 시작한다. 종로구, 서초구, 금천구, 서대문구, 중량구 등이 잇따라 설치했다. 대부분의 구청들은 운동회 행사 등에 쓰이는 천막을 재활용했다. 서초구는 그늘막이 고급이다. 한 개당 설치비용이 약 200만원이다. 정경택 서초구 안전도시과장은 안전을 위해 콘크리트를 1m가량 뚫어 그늘막 다리를 깊숙히 심었다. 현재 구내에 있는 120개중 50개는 대기업이 설치비용을 대고 광고 문구를 새겼다고 설명한다.

서울시 보도환경개선과장은 “그늘막을 도로법에 따른 ‘도로부속시설물’로 지정”하는 것을 국토부와 협의하고 있다. 국토부도 긍정적인 입장으로 알려진다. 그늘막이 도로부속시설물로 지정되면 도로휴게소와 같은 법적인 지위를 갖게 된다. 시민을 위한 편의 시설이기 때문이다.

동작구청 공무원, 한사람의 그늘막 아이디어는 천만 서울 시민의 여름 나기에 더없는 안식이 된다. 이런 걸 두고 ‘생활 밀착형 행정’이라고 한다. 

은평구청에서는 전동공구를 무상으로 빌려주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일반 가정에서 일 년에 한번 정도 써야할 비싼 전동 기구를 주민등록증 한 장으로 서비스를 받게 한다. 생활밀착형 행정의 바람직한 본보기다. 

서울시는 그늘막 설치가 제도화되면 올 여름 안에 각 구청 그늘막 설치 운영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자치구마다 제각각인 그늘막이 체계화된다는 의미다. 이 가이드라인에는 그늘 막 설치방법, 위치, 관리 방법 등이 포함 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로수 없는 곳 위주로 설치를 유도하고 운전자의 시야를 가리지 않게 한다. 그늘막 설치 담당자를 지정해 태풍이 불면 그늘막을 걷어내 안전에도 만전을 기한다는 계획이다.

충청도에서는 보기 드물게 수해를 맞아서 재산과 인명 살상이 생겼다. 도의원이 지역의 수해를 몰라라하고 외유를 나가서 물의를 일으켰다. 이와 반대로 구청의 공무원들은 비지땀을 흘리며 지역의 노인 가정을 돌보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공무원을 오아시스 같은 공무원이라고 이름을 붙인다. 폭염이 몰아치는 현장에서 눈길을 떼지 않고 헌신하는 공무원들. 지금 구청의 노인 보살핌은 가히 선진국의 복지를 넘어서는 모습이다. 폭염이 몰아치는 밖의 온도는 41도지만 그늘막의 온도는 38도다 무려 3도의 차이를 보인다. 구청의 공무원은 주민의 여름나기의 시원한 냉풍이다. 착한 그늘막의 공무원, 한없이 자랑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