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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칼럼/ 영화 <군함도>에서 만나는 역사
김영섭 논설위원
2017년 08월 10일 (목) 11:43 시정일보 sijung1988@naver.com
   
 

[시정일보]최근 극장가에서 <군함도>라는 영화 한 편이 흥행몰이와 함께 이런저런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다. 알다시피 <군함도>는 일본의 하시마라는 군함처럼 생긴 작은 섬 안에 있는 탄광에 우리나라사람들이 끌려가다시피 징용당하여 인간이하의 대우를 받으며 강제 노역으로 많은 사람들이 죽음으로까지 내몰리던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이다.

물론 강제성이 있었느니, 없었느니 하는 논란도 있지만 분명한 사실 하나는 민간기업의 탄광이라고 하면서도 전쟁 말기 일본 정부차원의 인력송출이며, 제대로 된 임금이나 대우는 고사하고 목숨까지 잃을 정도의 착취를 당한 것은 역사적 진실이라는 점이다. 

필자는 이 영화를 보기 전에 한수산 작가가 쓴 소설 <군함도>를 읽었다. 물론 소설 역시 역사적 사실을 바탕에 두고 썼다고는 하지만 작가적 상상이 사실과 같이 어우러져 있음을 모르는 이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나는 소설을 읽는 내내 가슴이 아프고 먹먹해져서 참으로 힘이 들었다. 

이 영화가 논란이 되는 부분은 실제로 광복군이 잠입했거나 대규모 탈출이 없었는데 영화 후반부에 대규모 탈출이 성공한 것처럼 묘사했다는 것과, 친일조선인과 자신의 안위를 위해서 오히려 일본인보다 더 악랄하게 굴었던 조선인들에 대한 묘사가 맘에 들지 않아서인 것 같다. 

하지만 영화를 보면서 또는 이야기로는 공감이 가기도 하는 부분이다. 다시 말해 논란이 된다는 것은 그만큼 관심이 높다는 뜻이며, 이렇게라도 우리역사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있다는 뜻이라고 생각하며 나 역시 관심이 더해진다. 

그런 측면에서 생각해보면 극영화라 하더라도 민족적 감정이 더해질 수밖에 없겠지만, 스토리 보다는 본질에 초점을 맞추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영화 속에서 팩트를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픽션에도 교훈은 있게 마련이다. 그래서 영화를 보는 게 아닐까. 

특히나 역사문제는 무조건 선악의 이분법적 구조로만 생각하는 것은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독일이 유대인을 학살했다고 모두가 나쁜 건 아니며 유대인들을 위해 일한 착한 독일인도 있었다. 일부 일본인 역시 그랬다. 하지만 지금 그들을 부각시키려고 하는 말이 아니라 오히려 일본인들보다 더 악랄하게 악행을 저지른 조선인들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점에 공감한다는 것이다. 

근로보국대, 근로정신대, 위안부, 징용, 징병에 얼마나 많은 조선의 관료와 친일파들이 앞장섰었던가 하는 것이다. 우리가 매국노라고 분개하는 당시의 조정의 대신들 역시 다름 아닌 조선인들이었다는 사실에는 스스로 부끄러움을 피할 길이 없는 것이다. 때문에 역사는 절대 양비론이나 이분법적으로 다룰 성질의 것이 아니며, 제대로 보고 인식하기위해서는 우선 우리 자신부터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역사는 미래의 교과서이며 자기성찰의 지침서이다. 우리가 역사에서 배울 것이 무엇인가?

나라가 크고 작고 간에 스스로 힘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지 못하면 결국 남에게 당하게 되고 피해는 고스란히 당하는 자의 몫이 되는 것이다. 오늘날 문제가 되는 소위 갑질이 국제사회에서도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일본은 최근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하시마탄광을 근대산업역사로 등재하면서 그 성과만을 챙기며, 반인류적인 만행을 숨기기에 혈안이 되어있다. 아직도 역사를 왜곡하는 일부 일본의 지도자에게 이제는 후안무치라는 점잖은 표현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사람을 사람으로 보지 않는 그들은 스스로 짐승같은 존재라 인정하는 것이다. 

일본이 좋아하는 역사. <군함도>의 만행 역시 역사라는 점을 깨닫는 상식있는 인류로서의 일본이 되기를 촉구하며, 양국관계의 발전을 위해서도 침략의 역사에 대한 일본의 진실된 사과와 우리의 용서가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절대 잊어서도 또 되풀이되어서도 안 된다는 것이 영화 <군함도>를 통한 교훈일 것이다. 
(동대문문화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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