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일보 사설 / 에스컬레이터 두 줄서기가 애국이다
시정일보 사설 / 에스컬레이터 두 줄서기가 애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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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8.10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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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지하철은 시민의 발이다. 단 몇 분이라도 지하철에 고장이 발생하면 뉴스는 속보가 된다. 

접근로인 에스컬레이터는 지하철 못지않게 긴요한 발이 된다.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며 정부는 승강기와 에스컬레이터에 예산을 투입, 시민의 편리에 중점을 둔다. 행정안전부는 장마철이 되면 에스컬레이터 사고에 더욱 신경을 써가며 홍보에 열중한다. 최근 3년의 통계를 살피면 에스컬레이터 사고는 총 143건이며 이로 인한 인명 피해는 192명이다. (사망 3명, 부상189명)

사고유형은 발 디딤판에서 미끄러져 넘어지는 사고가 65%(124명)로 가장 많고 옷자락이나 신발 등이 끼는 사고가 14%(26명)로 그 뒤를 이었다.  연령대별로 보면 61세 이상 고령자가 65명으로 가장 많고 50, 40, 30대 순으로 나타났다.

도시철도는 2007년부터 에스컬레이터 사고를 줄이고 고장률을 없애기 위해 두 줄서기 홍보를 꾸준히 하고 있다. 에스컬레이터가 오르내리는 곳에 눈에 선명하게 두 줄서기를 안내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붉은 색의 포스터까지 만들어 적극 홍보를 하고 있다. 

도시철도의 관계자는 빨리 올라가 봤자 1~2분차이라고 한다. 물론 심리학자 커티스 리싱커는 ‘인간은 전체이익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려 들지 않는다’는 말을 논문에서 밝히고 있다. 그러나 리싱커의 말에 동의하지 않는 부분도 있다. 우리 국민이 월드컵의 응원현장과 지난해 촛불광장에서 보여준 시민 정신은 그와 반대되는 현상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유독 에스컬레이터의 두 줄서기에 협조가 되지 않고 있다.

신길역이다. 두 줄서기를 해서 올라가니 중년의 남자가 두 줄서기 젊은이에게 다가간다. 뒤에서 올라오는 사람에게 비켜주는 것이 매너라고 훈계한다. 젊은이는 옆의 포스터를 가르친다. 중년은 그것은 잘못된 포스터라고 일거에 무시한다. 옆에는 두 줄서기 안내가 구간구간 계속되고 있다. 

지하철과 에스컬레이터는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자산이다. 내가 아끼지 않으면 국민의 세금이 그만큼 지출이 커진다. 세금뿐 아니다. 한 줄서기로 오르내리는 에스컬레이터는 고장에 이른다는 결과다. 인명사고의 원인이 된다. 그런데도 좀처럼 두 줄서기는 정착이 되고 있지 않다. 행정안전부와 도시철도는 안내를 하지만 언론에서는 좀처럼 이를 뒷받침하지 않는다. 중앙일간지와 경제지의 최근 5년간의 기사를 검색하면 에스컬레이터에 관한 기사는 좀처럼 찾기 힘들다. 일부 네티즌들이 두 줄서기에 딴지 거는 자료들만 나온다. 에스컬레이터가 도입된 유럽에서는 한줄 서기가 되고 있다는 내용이다. 물론 유럽에서는 한 줄서기를 해왔다. 지하철이 활발한 영국에서도 두 줄서기에 찬반이 진행되고 있다. 중국에서도 우리나라와 같이 두 줄 서기의 찬반이 있다. 설령 유럽이 한 줄서기 이용을 한다 해도 두 줄서기가 과학적이고 고장률과 사고율을 줄인다면 행정안전부의 안내를 받아들이는 것이 신애국의 길이다. 

애국은 그 옛날의 교과서가 아니다. 만주에서 독립운동만이 애국이 아니다. 이 시대의 애국은 보이지 않는 질서까지가 애국이다. 에스컬레이터 두 줄서기는 정착은 신 애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