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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착하지 않은’ 옷수거함 관리
2017년 08월 24일 (목) 11:25 주현태 gun1313@naver.com
   
 

[시정일보]기자가 동네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다 보면 초록색 상자 모양을 하고 있는 옷 수거함을 목격하곤 한다. 이 옷 수거함에 대해 시민들에게 물어봤다. 시민들은 지자체에서 관리ㆍ감독해 어려운 주민들에게 전달하는 ‘착한 상자’라고 알고 있었다.

하지만 옷 수거함은 개인 또는 장애인, 고엽제협의체가 관리한다. 이는 개인사업자가 영리적인 목적을 위해 설치한 사유물이라는 것으로, 이에 대한 수익금 역시 개인 또는 협의체가 가져가게 된다.

즉 이 헌옷수거함에 옷이나 이불 등을 넣는 그 순간부터 그 물건은 개인 사유물이 되는 것이다. 이 헌 옷들은 해외로 수출되거나 고물상들에게 판매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무분별하게 설치된 불법 옷 수거함으로 인해 시민들의 민원이 발생되고, 관리ㆍ감독이 되지 않는 옷 수거함이 커다란 쓰레기 상자로 전락하면서 도시미관 곳곳의 환경을 헤치고 있다는 것이다.

기자가 7곳의 지자체를 상대로 헌 옷 수거함에 대한 취재를 펼친 결과, 놀랍게도 몇몇 지자체는 관리 의지가 있으면서도 시행하지 못하거나, 아예 개입을 포기하고 있었다.

관리가 되지 않는 지자체들의 관계자들은 “도로 점령을 한 불법 옷 수거함이 있는 것을 인지하고 있지만, 옷 수거함을 관리하고 있는 협의체들의 반발이 너무 커서 개입할 수 없는 실정”이라며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지만 구청으로 찾아와 행패를 부려 손을 놓고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렇게 사태가 악화된 이유는 국가나 서울시에서 가이드라인이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용산구는 건설관리과 가로수관리팀이 협의체와 1년간의 끝없는 소통을 통해 1000개의 불법 옷 수거함을 250여개로 줄이고 통합시키는데 성공했다.

용산구 가로수관리팀 관계자는 “많은 지자체에서 벤치마킹을 위해 연락을 해오지만, 딱히 특별한 방법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며 “협의체 4곳 대표들의 만남을 주선하고 끝없는 소통과 설득을 통해 가능했다”는 사실을 밝혔다.

상당수의 지자체가 이 고질적인 민원인 옷 수거함은 언젠가는 개선해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고민만 하고 해결책 없이, 협의체들끼리 양보하며 알아서 해주길 바라고 있다.

이제는 정부나 서울시가 팔을 걷어붙여야 할 때다. 지자체들이 대책없이 손을 놓고 있는 이 상황에서 관망만 하면 안된다.

정부나 서울시는 옷 수거함을 관리하는 개인 및 협의체의 손해를 최소한 줄이면서도 지자체들과 협력ㆍ공존하면서 합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렇게 마련된 가이드라인으로 고질적인 민원을 하나하나 풀어나가고, 국민들의 피부에 와 닿는 정책으로 더 좋은 환경을 제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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