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장칼럼/ 영등포 모두의 소통 결과 ‘신길중학교 설립’
단체장칼럼/ 영등포 모두의 소통 결과 ‘신길중학교 설립’
  • 조길형 영등포구청장
  • 승인 2017.08.31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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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길형 영등포구청장
   
조길형 영등포구청장

[시정일보]‘신길동 거주 2만세대에 중학교는 달랑 하나 있습니다. 이게 말이 됩니까?’, ‘신길동 학생들이 매일 아침 지옥같은 교통체증을 뚫고 40분을 걸어서 통학하고 있습니다. 이런 교육 불평등은 반드시 해소되어야 합니다’ 

지난 7월 신길재정비촉진지구 내에 있는 신길중학교(가칭) 기부채납부지에서 만난 신길동 학부모님들의 얼굴에는 결연한 의지와 절박함이 느껴졌다. 

신길동 지역은 2000년 장훈중학교가 폐교된 이후 17년 동안 학교 신설이 없이 초등학교는 6개교가 있으나 중학교는 고작 1개교 밖에 없는 실정이었다. 이에 300여명의 학생들이 십여년 동안 아침 저녁마다 약 1시간을 걸어야 하는 원거리 통학을 감수하고 있었다.  

학생이 있는 곳에는 학교가 없고, 학교가 있는 곳에 학생이 가야 하는 교육 불평등으로 많은 학생들이 불법 사설차를 이용하거나, 위험한 통학로를 통해 공부하러 가야 했다. 아울러 신길재정비촉진지구 개발에 따른 젊은 층 인구유입이 가속화되면서 학령인구 폭발적 증가(1만508세대/학생 731명 증가)로 중학교 설립의 필요성이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올랐다. 주민과 학부모의 목소리도 높아졌다.

이에 신길동 학부모들을 비롯한 영등포구 지역 관계자가 발벗고 나섰지만 중학교 설립을 위한 그 길은 멀고 험했다. 학교설립을 위해선 지자체 교육청 및 교육부의 재정투자심사 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학생수 감소와 소규모 학교 증가 추세를 고려한 학교 신설억제 방침에 올해 2월 서울시 교육청 자체 재정투자심사에 ‘재검토’를 받는 등 난항을 겪었다. 

그렇지만 영등포구와 많은 주민들은 한 마음 한 뜻으로 그 벽을 뚫고 나갔다. 학부모들은 서울시 교육청과 교육부에 지속적으로 중학교 설립 필요성을 호소하였고, 학생 통학로 동영상을 제작하는 등 간절한 마음을 전했다.

영등포구도 그 뜻에 도움을 드리기 위해 소통과 공유를 통해 손을 잡았다. 학부모님들과 면담을 통해 학교 설립 당위성에 그 힘을 더해드렸고, 서울시 교육감 면담 등을 통해 학부모와 학생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피력했다. 서울시 교육청과 각종 자료 공유를 통한 협치행정으로 투자심사 통과를 위해 앞장섰다.

그 결과 지난 8월 23일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에서 당당하게 ‘조건부 추진’이라는 값진 결실을 얻게 되었다. 이는 학교총량제와 인구감소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한목소리를 외쳤던 주민과 많은 학부모, 영등포구 등 모두의 노력이 빚어낸 성과이다. 이를 통해 많은 학생들은 고되고 위험했던 통학로에서 벗어나 쾌적하고 안전한 교육환경에서 학업에 열중할 수 있을 것이다.

영등포구는 이렇듯 구민이 영등포의 주인이 될 수 있도록 무엇보다도 구민과의 소통을 중요시 하고 있다. 2017년 영등포구의 슬로건 ‘영등포 미래, 구민과 함께, 사랑합니다’ 역시 구민과의 소통을 통해 새로운 영등포의 미래를 그려가고자 하는 영등포의 의지를 담고 있다.

구민과 소통의 전제조건은 바로 현장행정이고 영등포구는 ‘현장에 문제가 있고 답도 있다’라는 현장행정을 구정의 제1원칙으로 삼고 언제 어디서든 구민에게 달려갔다. 현장에서 살아있는 구민의 목소리를 들었고, 파악한 문제는 바로 해결책을 찾고 즉시 구정에 반영하여 행정사각지대를 해소하였다.

그 결과 지난 7년 동안 구민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이동한 거리만 18만km, 지구 네 바퀴 반을 돌 수 있는 거리다. 구민 여러분의 지혜를 구하고 많은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여, 첨예하게 대립하는 사안이라도 이해와 대화를 통해 해결책을 찾게 되었다. 신길중학교 설립과 같은 장기적인 숙제들도 하나하나 풀리기 시작했다.

다시금 영등포구 발전을 위해 적극 협조해주시고 조언을 아끼지 않은 40만 구민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영등포는 언제나 소통을 포기하지 않고 현장의 감동을 전해드리겠다.

처음 신길동 학부모님들을 만났을 때 “이렇게 쉽게 만날 수 있는 구청장님이 있어서 너무 고맙다”고 말하던 한 어머님의 말씀을 잊을 수 없다. 이렇듯 영등포구는 구민 한 분의 목소리라도 놓치지 않도록 언제나 구민에게 달려가는 현장행정, 구민과 소통하는 섬김행정으로 구민과 함께 새로운 영등포의 미래를 열어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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