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일보 시청앞/ 중용을 실천하지 않으면 혼란을 부를 수 있어
시정일보 시청앞/ 중용을 실천하지 않으면 혼란을 부를 수 있어
  • 시정일보
  • 승인 2017.08.31 12:13
  • 댓글 0

[시정일보]子曰(자왈) 道其不行矣夫(도기불행의부)인저. 我知之矣(아지지의)로다. 知者過之(지자과지)하며 愚者不及也(우자불급야)니라.

이 말은 中庸(중용)에 나오는 말로써 ‘공자가 말하기를 도가 진정 행해지지 않는구나. 지혜로운 자는 지나치며 어리석은 자는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라는 의미이다. 

道(도)는 性(성)을 따르는 것이다. 또한 中庸(중용)의 道(도)이다. 중용은 우리의 일상 가까운 곳 어디에나 있다. 중용의 용에 이미 平常(평상)의 뜻이 있듯이 중용은 무슨 고매하고 원대한 곳에 있는 초월적인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 가까운 곳 어디에나 있다. 

우리는 매일 먹고 마시면서 그 맛을 진정으로 아는 사람이 드문 것과 같이 중용의 도를 깨우치고 실천하는 사람이 드물어 도가 행해지지 않는 세상이 되어 버렸다. 공자는 앞에서 중용의 도를 제대로 실천할 줄 아는 사람이 드물게 된 지가 오래임을 탄식했고 여기서도 중용의 도가 행해지지 않음을 탄식했다. 

또한 論語(논어)에도 도가 행해지지 않음을 탄식한 공자의 말이 실려 있다. 잘난 자는 너무 지나치고 못난 자는 너무 모자라서 중용을 실천하지 못해 혼란으로 치닫는 세상을 탄식했다. 즉 우리가 늘 마주치고 처리하는 일상의 만사에 바탕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지혜로운 자는 너무 지혜를 믿고 추구하는 까닭에 그저 고매하고 원대한 곳에서 중용을 찾으려고 한다. 평범한 일상은 너무 쉽고 단조로운 것이라고 생각해 마냥 이론적으로만 중용을 따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는 사고와 이론에 치우친 나머지 현상과 실천을 등한시 여기는 지식인의 폐단을 많이 본다. 중용의 도가 행해지기 어려운 것이다. 

작금에 들어 국회가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실시해 자질과 도덕성 등을 검증하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법령의 위헌 여부를 최종적으로 조정·심판하는 헌법기관이다. 헌재소장을 비롯한 재판관 전원에 대해서는 고도의 정치 중립성과 독립성이 요구된다. 

물론 보수 혹은 진보적 이념을 가진 사람이 임명될 수는 있지만 만약 정치 편향성이 심한 인물들이 한쪽으로 기울어진다면 헌재 결정의 공정성과 중립성은 훼손될 수밖에 없다. 그럴 경우 국민들이 헌재에서 한 결정에 승복할 수 있겠는가. 

헌재의 결정이 자칫 갈등과 논란을 해소하기는커녕 더욱 심화시킬 위험성이 크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이념이나 정치적 편향성이 심한 인사는 헌재재판관 자체에서 배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위정자들은 중용을 실천하지 않으면 혼란을 부를 수 있다는 옛 명언들을 다시 한 번 되새기며 중용이 지선의 경지이며 인간이면 누구나 도달해야 할 덕의 극치란 사실을 명심했으면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