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의 기다림 ‘느린 우체통’ 엽서 발송
1년의 기다림 ‘느린 우체통’ 엽서 발송
  • 이승열
  • 승인 2017.09.14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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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구 행당동, 지난해 9월 사업 시작… 이달 70여통 배달
▲ 성동구 행당1동 느린우체통

[시정일보 이승열 기자] 성동구 왕십리광장 날개벽화 오른쪽에는 특별한 우체통이 설치돼 있다. “사랑하는 가족, 친구, 나에게 마음을 담은 편지를 보내보세요. 이 편지는 1년 후 도착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혀있는 ‘느린 우체통’이다.

성동구 행당1동 주민자치위원회(위원장 김용석)는 주민자치특성화 사업으로 지난해 9월 ‘느린 우체통’ 사업을 시작했다.

각박한 생활 속에서 초고속 시대를 사는 현대인에게 손편지가 전하는 감동과 느림이 갖는 여유를 일깨우고 주변을 되돌아보는 계기를 선물하자는 취지에서 시작한 사업이다.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느린 우체통’에 들어온 엽서는 총 600여개다. 주소가 누락됐거나 정확하지 않아 발송되지 못하는 엽서를 제외하면 500여건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이달에는 1년을 기다린 70여통의 엽서가 배달된다. 한글이 서툰 어린이부터 수험생활에 지친 중고생, 약혼을 앞둔 예비부부, 군대 휴가를 나온 연인, 취업 준비생, 자식에게 보내는 편지까지 다양하다. 

정성스럽게 써내려간 손글씨, 아날로그의 향수가 묻어나는 엽서가 1년 전 시간을 함께 추억하는 감동적인 선물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유정국 행당1동장은 “성동구민에게 그리고 왕십리광장을 방문하는 모든 분들에게 이 ‘느린 우체통’이 사랑과 감동을 전하고 추억과 낭만을 공유할 수 있는 특별한 이벤트가 되기를 바라며, ‘느린 우체통’을 꼭 한번 이용해 보시길 권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