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일보 사설/ 소방관에 대한 합당한 예우와 걸 맞는 지원책 마련해야
시정일보 사설/ 소방관에 대한 합당한 예우와 걸 맞는 지원책 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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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9.21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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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강릉시 강문동 석란정에서 최근 발생한 화재로 건물 기와가 무너지는 위험천만한 상황에서도 오래된 건축물을 보존해야만 한다는 일념으로 끝까지 현장에 남아 화마와 싸우다 참변을 당한 경포 119안전센터 소속 이영욱(59세)소방위와 이호현(27세)소방사의 영전에 먼저 삼가 조의를 표한다. 

퇴직을 1년여 앞둔 이영욱 소방위는 30여년째 오직 한길을 걸어온 최고참으로 화재진압 경험이 많은 베테랑 소방관이었으며, 1년 뒤 결혼을 앞둔 이호현 소방사는 8개월 차 새내기로 밝혀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두 소방관의 고귀한 죽음은 위기 상황에서도 투철한 국가관과 책임감으로 오직 자신을 희생해 국민의 안전을 꾀하는 공직자의 자세를 새삼 일깨워 주고 있다. 

소방공무원들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오직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시뻘건 화염 속도 주저하지 않고 뛰어들다 보니 순직과 공상의 위험에 항상 노출돼 있는 실정이다. 

지난 5년간 통계를 보더라도 매년 350여명의 소방공무원들이 숨지거나 공상을 당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소방공무원들이 업무 중 숨지거나 다치는 사고가 날 때마다 정부나 정치권은 이구동성으로 이들의 업무 환경과 처우를 개선하겠다는 목소리만 요란했지 실질적인 처우나 환경개선은 그때뿐 시간이 지나고 나면 언제 그랬느냐는 식이었다. 

국민 안전을 책임지는 공무원 가운데 지방직은 소방관밖에 없으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기꺼이 목숨을 걸기 때문에 각종 여론조사에서 늘 국민이 가장 존경하는 직업군 1위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전국 소방관 중 단 1%만이 국가직이며 나머지 99%는 지방자치단체에 소속된 지방직으로 재정자립도가 낮아 예산이 부족한 지자체는 인력과 장비 지원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으며 결국은 생명을 담보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하는 소방관들은 항상 위험에 노출돼 있는 실정이다. 

일이 벌어질 때마다 앵무새처럼 말로만 처우와 환경개선을 부르짖을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임무 수행 중 생명을 바친 소방관과 유족에 대해서는 합당한 예우와 지원을 해주는 법의 조속한 제정이 아쉬운 시점이 아닌가 싶다. 어쩜 우리는 소방관들의 불철주야 투철한 책임감과 값진 희생 덕분에 오늘도 편히 지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다시 한 번 곱씹어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국가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일이다. 일선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일하는 소방공무원들이 타 공무원보다 더 나은 대우를 받지는 못할지언정 푸대접을 받아서는 결코 안 되며 이들에게 합당한 예우와 지원을 하는 데 있어 결코 소홀함이 없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