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일보]子曰(자왈), 索隱行怪(색은행괴)하면 後世有述焉(후세유술언)이로되) 吾弗爲之矣(오불위지의)니라.
이 말은 中庸(중용)에 나오는 말로써 “공자가 말하기를 특이한 것을 탐색하고 괴이한 짓을 일삼으면 후세에 떠받드는 경우가 있을지는 모르나 나는 하지 않으련다”는 의미이다.
중용의 도는 지극히 이상적이고 가까운 데서 찾아지는 것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한 말이다. 남다른 행동과 기묘한 기술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찬사를 받기도 하지만 사람이 살아가는 데에는 아무런 도움이 안 되고 오히려 해만 끼칠 뿐이다. 그래서 공자는 그런 것으로 이름을 얻느니 묵묵히 참다운 인간의 삶을 살고자 했고 알아주는 이 없어도 탓하지 않았다. 특이한 것을 탐색한다 함은 점 쾌나 미신을 믿고 따르는 따위를 말한다. 괴이한 짓을 일삼는다 함은 남다른 행동과 기묘한 기술로 이목을 끌고 찬사를 받으려고 하는 따위를 말한다. 이런 것은 그 특이함과 기발함으로 쉽게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다. 이로 인해 세간의 주목과 칭찬을 받고 따르는 사람이 많게 될 지라도 사실상 사람이 살아가는 데에는 아무런 도움이 안 되고 오히려 해만 끼칠 뿐이다. 그래서 공자는 그런 짓을 행해 이름을 얻느니 묵묵히 참다운 인간의 삶을 살고자 했던 것이다.
작금에 들어 대통령은 대법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지금 국민들은 우리 정치도, 또 사법부도 크게 달라져야 된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며 강도 높은 사법 개혁을 주문했다. 이에 대법원장은 “국민의 기대를 잘 알고 있다. 사법 개혁을 열심히 하겠다”고 화답했다.
대법원장은 진보 성향 판사 모임인 우리법연구회와 그 후신에 해당하는 국제인권법연구회 회장을 지냈다. 이런 이력 때문에 지명될 때부터 법원을 문재인 정권의 성향에 맞춰 코드 사법부로 변질시킬 가능성을 우려하는 소리가 높았다.
대법원장의 최대 과제는 이런 걱정을 기우로 만드는 일이다.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이념적으로나 정치적으로 편향된 생각을 가져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 말처럼 사법의 정치화부터 없애야 한다. 사법 개혁의 요체는 사법부의 확고한 독립이다. 이를 위해서는 판사들이 오직 법률과 양심에 따라 판결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사법은 우리사회의 최후의 보루로 천칭저울처럼 공정하게 오직 법과 정의에 의해 판결해야 한다. 가장 가까이에 길이 있는 중용을 실천해 사법정치화는 반드시 막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