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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 사설/ 한글날만 우리말 퇴조를 걱정하지 말자
2017년 10월 12일 (목) 14:03 시정일보 sijung1988@naver.com

[시정일보]언어학자 르 클레지오(2008년 노벨상수상자. 프랑스)는 말한다. 인구 50억의 세계인이 사용하는 언어는 대략 4000여 개의 보금자리가 있다고 통계를 펼친다. 동식물이 각종 온난화와 환경적인 요인으로 사라지듯 언어도 날마다 사라지고 있다. 

언어학자들은 2050년까지 지구상에 5대언어만 존재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우리의 한글은 5대 언어로 지구상에 존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근거로는 가장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언어라는 평이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낙관적인 것만도 아니다. 정부 보도자료에서마저도 우리말은 외면 받거나 변질돼 쓰이기 일쑤다. 특히 금융위원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외교부처럼 전문적인 분야를 다루는 부처일수록 이런 상황이 자주 목격된다. ‘P2P대출을 통해 부동산 PF상품에 투자시, 리스크 요인을 반드시 점검 하세요’ 지난달 21일 금융위원회가 내 놓은 보도자료다. 가뜩이나 이해하기 어려운 금융 분야인데 핵심 용어마저 외국어를 그대로 차용해 대중의 이해도를 더 낮추고 있다. 

우리말 최일선에 서야 할 문화체육관광부조차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이 부처가 지난달 29일 발표한 자료 제목은 ‘한글 창의 아이디어공모전 수상작 발표’였다. 한글 행사명에 버젓이 ‘아이디어’라는 외국어를 쓰고 있다. 그보다 하루 전에는 ‘스포츠산업 잡페어’라는 제목으로 행사를 열기도 했다. 
민간 분야의 사정은 더 심각하다. 삼성전자가 최근 내놓은 갤럭시노트 스마트폰의 설명 내용에서는 최대화면 ‘인피니티 디스플레이’ 색상 ‘미드나잇블랙‘, 강력한 ‘퍼포먼스’처럼 쓸데없이 어려운 외국어 설명이 남발됐다. KT의 통신요금제 홈페이지에 들어가도 ‘Y틴요금제, ‘지니펙’ 같은 외래어가 천지다. 전자통신 뿐 아니라 자동자·금융· 유통 같은 또 다른 민생에 밀접한 업종도 비슷하다. 거리에 나가면 간판은 영문표기가 보편화되고 있다. 아파트의 이름도 영문표기를 쉽게 볼 수 있다. 시골의 부모님이 택배를 보내기 위해 주소를 알리게 되면 아파트 영문명에서 한참을 설명해야 한다. 이러다가는 머잖은 미래에 한글이 외국어 발음을 알기 위한 이두문자로 전락하는 것이 아닌가 걱정이 된다. 

예능에 나오는 출연진이나 뉴우스 진행자들도 영어표기를 사용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행태다. 진행자들에게 패널이라는 용어는 보편적인 용어가 됐다. 물론 우리 곁에 깊숙이 들어온 외래어까지 고쳐 쓴다는 것은 오히려 불편하고 어색할 수 있다. 그러나 대다수 국민이 해득하기 어려운 외래어 남발은 우리 모두가 반성해야 한다. 

한글날 하루만 언론과 관계 기관에서 한글 창제의 뜻을 기려서는 안 된다. 국민 모두, 정부 부처가 한글쓰기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12개 나라에서 한글을 제2외국어로 채택하고 있다는 것에 우리는 기뻐할 것이 아니다. 모국에서 모국어를 아끼고 빛내도록 해야 한다. 

물론 외국어 유입은 국제화에 이은 전 세계적 통신망 연결로 한층 가속화 하고 있다. 한 예로 ‘콘텐츠’, ‘플랫폼’처럼 유행하는 외국어에 대응할 정도로 대중화된 우리말이 마땅치 않을 경우가 있다. 정부는 외래어와 한글의 사용 방안에 적극적인 정책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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