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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촛불은 지역과 이념, 남녀노소 초월한 국민통합의 상징
정칠석 기자 chsch7@hanmail.net
2017년 11월 02일 (목) 13:58 정칠석 chsch7@sijung.co.kr
   
 

[시정일보]정치적 격변을 분노한 국민들의 자발적이고 질서 있는 저항 속에 평화적인 방식으로 대통령 탄핵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이끈 촛불집회가 시작된 지 만 1주년을 맞았다. 

촛불은 국민의 이름으로 민심을 이반해 잘못된 길을 걷고 있는 권력을 끌어내려 법치를 바로 세우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출발을 알린 세계에서 유례없는 우리 역사의 큰 이정표를 세웠다. 

촛불 민심이 광장을 밝힌 것은 단순히 정권 교체만을 위한 것은 아니다. 권력을 사유화한 국정농단의 진상을 규명하고 반드시 그 책임을 물어 역사의 반면교사로 삼기 위한 것은 물론 지역과 이념, 남녀노소를 초월한 국민 대통합을 해 달라는 간절한 주문이었다. 

헌법질서를 유린하는 정치적 폐습을 바로잡고 사회 각 분야를 정의롭게 개혁해 한마디로 상식이 통하는 사회, 공정한 기회가 보장되는 사회, 즉 올바른 세상을 만들자는 광장에 모인 민초들의 벅찬 외침이었다. 

그러나 작금의 실상은 좀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국정과제가 미래로 나아가며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기는커녕 온통 적폐청산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이에 대한 피로감을 호소하는 국민들의 정서도 만만찮게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무엇보다 적폐청산을 둘러싼 정치권의 정치보복 공방과 갈등, 온 국민이 만든 촛불집회를 특정집단의 전유물처럼 아전인수 격으로 이용하려는 처사는 대통령 탄핵 당시 국론분열과 혼란을 종식시키고 화합과 치유의 길로 나아가는 밑거름이 되기를 바랐던 대다수 국민들의 촛불정신과는 다소 거리가 있지 않나 생각된다. 

법치와 민주주의, 반듯한 나라를 세우기 위해 분연히 들고 일어선 연인원 1700여만명 시민의 촛불 정신을 결코 헛되이 해서는 안 된다. 

그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서는 이제 적폐청산을 넘어 국민들의 정치 변화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양극화 해소와 공정성 회복, 민의를 바탕으로 한 미래정책 결정에 정부와 국민들 모두 하나가 돼야 할 시점이 아닌가 싶다. 

촛불민심이 폭발한 것은 실종된 정치 때문이었다. 철저한 법과 절차에 따라 제도와 관행을 과감히 바꿔 잘못된 구조를 고치고 문화와 의식까지 바꾸는 전 국민이 동의할 수 있는 종합적 제도적 개선 방안을 도출해야 함은 물론 협치를 통한 정치도 복원해 진정 국민을 위한 정치가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촛불은 자신의 몸을 불살라 온누리를 밝히는 사랑과 희생의 상징이다. 이제 촛불집회 1주년을 맞아 상호 갈등과 반목을 접고 서로의 주장에 귀 기울이는 마음 자세로 대통합의 길로 나아가며 오직 미래만을 바라보고 국가와 민족의 장래를 위한 먼 항해를 모두가 손잡고 하나 되어 새롭게 출발해야 할 시점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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