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청계천” 180만 시민 새물맞이
“Hi∼청계천” 180만 시민 새물맞이
  • 시정일보
  • 승인 2005.10.06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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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계천이 드디어 시민들의 품으로 돌아왔다. 47년만에 복원된 역사적인 현장에 많은 시민들이 나와 축하하며 갖가지 행사와 이벤트를 즐겼다.
2일, 제3회 하이서울 청계천-한강마라톤 대회


청계천에서 한강까지 ‘상쾌한 질주’



‘화이팅!’ ‘아자아자!’
지난 2일 오전 9시 서울광장은 ‘제3회 하이서울 청계천∼한강 마라톤 대회’를 앞둔 참가자들의 우렁찬 함성과 열정으로 후끈한 열기를 내뿜고 있었다.
이날 대회는 서울광장을 출발 청계천과 중랑천, 한강시민공원 등을 지나 여의도 지구에 골인하는 풀코스와, 서울광장을 출발 청계천을 돌아 다시 서울광장으로 돌아오는 10km 단축코스로 나뉘어 진행됐다. 9시25분경 출발 신호에 맞춰 자원봉사자들과 마라톤 동호회 및 시민 등 약 1만여명은 한마음 한뜻으로 마라톤을 시작했다.
청계천복원을 축하하는 듯 날씨는 시원했고, 참가자들의 컨디션을 고려한 주최측의 배려로 중간골인 지점 설치, 주로통제, 거리표시와 주로급수 및 완주 후 골인지점에서 찍어준 즉석 기념사진 애프터서비스 까지 마련돼 대회 참가자들에게 뜻 깊은 추억이 되기도 했다.
이미정(27·여)씨와 장태헌(31·남)씨 부부는 “결혼 1주년을 맞아 이벤트를 찾던 중 청계천 복원 기념 마라톤 행사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신청하게 됐다”며 “비록 풀코스는 아니지만 역사의 한 중심에 함께 할 수 있어 영광이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손자와 함께 참가한 최은실(67·여) 할머니는 “마라톤은 처음인데 힘들지 않고 즐겁기만 하다”며 손자에게 옛 청계천의 모습을 이야기해 주며 회상에 젖기도 했다.
이날 대회의 많은 참가자들은 기록에 연연하지 않고 정답게 손을 잡고 뛰며 청계천을 둘러보고 사진을 찍는 등 마라톤 자체를 즐기는 듯 했다.
그러나 일부 참가자들은 보관했던 물품을 찾기까지 한 시간 이상이 걸린 보관시설의 취약부분과 화장실의 부족 등을 대회의 아쉬운 점으로 꼽기도 했다.
朴倫美 기자yoom1730@sijung.co.kr



폭력없는 사회를 위한 ‘청소년 맑은 물 축제’


투명하게! 자신있게!



청계천 새물맞이 축제 이틀째인 10월2일, 푸른 가을하늘과 서울시민의 뜨거운 관심과 호응속에 ‘청소년 맑은 물 축제’가 막을 올렸다. 오전부터 청계광장에는 청소년을 비롯한 가족들이 삼삼오오 모이기 시작해 축제의 흥겨움과 즐거움을 마음껏 발산했다. 모두 8개 팀으로 구성된 청소년 맑은 물 축제는 ‘청계천을 알자 OX퀴즈’로 시작, 복개되는 청계천에는 몇 개의 다리가 생기는지, 청계천에는 물고기가 살 수 있는지 등 청계천에 대한 다양한 퀴즈를 푸는 시간으로 각 팀 청소년들은 너도나도 손을 들어 청계천에 대한 관심을 과시했다. 또한 간혹 엉뚱한 대답으로 폭소를 자아내는 등 시작부터 유쾌한 시간의 연속이었다. 이외에도 정해진 실린더에 물을 채우는 ‘물 항아리 채우기’, 복원전 청계천 모습에 물 풍선을 던지면 현재의 모습이 나타나는 ‘그림 지우기 ZONE’ 등 청소년들이 온라인에서 즐기던 게임을 오프라인에서 가족, 친구들과 재현함으로써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값진 시간이 마련됐다. 반면 시간 부족으로 예상했던 모든 게임을 다 하지 못하는 등 홍보에 비해 행사진행이 미흡해 아쉬웠다.
인천에서 온 이연정(17ㆍ여)학생은 축제의 소감에 대해 “물이 너무 깨끗해서 놀랐고 가족과 함께 게임과 물놀이를 하니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가 풀리는 것 같다”며 “앞으로 이런 기회가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해 축제의 즐거움을 표현했다. 반면 아이 손을 잡고 참석한 최정훈(35ㆍ남), 이수진(33ㆍ여)부부는 “감동적인 청계천 복원의 역사속에 아이와 함께 참여하긴 했지만 행사가 생각보다 짧고 생략된게 많았다”며 아쉬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鄭木蓮 기자 /jml80@sijung.co.kr


47년만의 ‘청계천 랑데뷰’“반갑습니다∼ ”


청계천 건너 학교 다녔지.. 70세 할아버지 옛추억 절로


청계천 복원 이틀째인 지난 2일, 이날만 63만명을 포함 이틀 동안 100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청계천을 찾았다. 특히 47년 만에 복원된 청계천을 보기 위해 멀리 지방에서도 상경한 시민들과 47년 전 그 청계천을 잊지 못해 이곳을 찾은 고령의 노인분들도 적지 않았다.
청계천변을 거쳐 중ㆍ고등학교 시절 통학했다는 천안에 사는 박기동(70) 할아버지. 손자, 손녀까지 대동해 천안에서 서울행 첫 전철을 타고 올라왔다. 복개 직전만 하더라도 냄새가 심해 지나다닐 때에는 항상 얼굴을 찌푸렸다고 회상한 박 할아버지는 “이렇게 청계천이 복원되다니 꿈만 같다. 그때 그 냄새를 잊을 수 없었는데 오늘 이 자리에서 싹 잊었다”고 말하면서 “이명박 시장이 정말 큰일을 했다. 이번 사업은 정말 세계 어느 곳에서도 찾기 힘든 사업이라고 알고 있다. 그만큼 나는 이 나라에 살고 있다는 자부심까지 느낀다”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
청계천 복개 당시 안타까움에 눈물을 흘렸다는 이순녀 할머니(78, 보광동 거주)도 이날 3남 5녀 자식들을 대동하고 청계천을 찾았다. 직접 신발을 벗고 유유히 흐르는 청계천 물에 발까지 담근 이 할머니는 “복원만 해줘도 이렇게 기쁜데 이렇게 물까지 깨끗하다니...” 하면서 복개되던 날 흘렸던 눈물을 다시 흘렸다. 이 할머니의 장남인 박진수(55)씨도 “어렸을 적 청계천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면서 “어머니의 한을 서울시에서 풀어준 것 같아서 더없이 기쁘다”고 말했다.
청계천에 대한 아련한 추억을 가진 시민들, 그리고 청계천의 본모습을 처음 접한 시민들과 함께 청계천은 2년3개월에 걸친 공사 끝에 복원돼 지난 1일 공개됐고, 복원을 축하하는 갖가지 행사와 이벤트들은 이곳을 찾은 시민들에게 또 한번 기쁨과 즐거움을 주었다. ‘청계천 시민 걷기 대회’, ‘7080 추억 콘서트’, 청계천변에서 열린 ‘청계천 민속놀이 재현행사’ 등의 행사와 더불어 3일까지 200만명에 가까운 인파가 청계천을 찾았으며 서울역사박물관과 인사동 김영섭화랑 등에서 열리고 있는 ‘청계천 사진전’도 청계천 복원과 더불어 빼놓지 말아야 할 행사로 꼽히고 있다.
金喜準 기자 / juderow9@siju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