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 재 현 장 / 청계천 새물맞이 행사장을 가다
취 재 현 장 / 청계천 새물맞이 행사장을 가다
  • 시정일보
  • 승인 2005.10.06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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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웃음 끌어낸 ‘흥행작’
10월1일 청계천 복원 새물맞이 행사는 ‘지상최대의 빅쇼’였다.
60만명에 육박하는 시민들이 새로 열린 청계천을 보기 위해 천변을 발디딜틈 없이 가득 메우는 ‘장관’을 연출한 것이다.
구름 인파속에 서로 놓치지 않으려고 손을 맞잡은 연인들, 멀리 행사장을 보려고 나무 위에 앉은 어린이, ‘작은 놈’을 무등태운 아빠, 신문지를 깔고 앉은 노인들.... 수많은 시민들은 ‘역사의 한 장면’을 장식하는 주역들이었다.
저녁 6시반 청계광장에서 열린 새물맞이 공식행사는 수십만의 시민들이 함께 즐기기가 어려웠다. 2000여평의 좁은 공간으로 수십만을 수용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했던 것이다.
하지만 많은 시민들은 공식행사를 못보는 것에 대해 별로 서운해하지 않았다. 시민들은 “행사를 보러 온게 아니라 청계천을 보러왔다”고 입을 모으며 즐거워했다.
풍납동에서 온 박춘자씨(62세)는 “58년에 청계천을 본 게 마지막인데, 청계천이 열린다기에 열일 젖히고 와봤더니 이렇게 맑은 물이 흐르는 것을 보니까 아주 행복하다”며 감격해 했다.
25년전 뉴욕으로 이민간 재미교포 이남규씨(56세)는 “청계천을 보기 위해 체류일정을 늘렸다”면서 “종로가 고향인데 어린시절 복개된 청계천만 보면서 자랐고 지금 이렇게 물이 흐르는 것을 보니 말할 수 없이 기쁘다”고 웃음지었다.
겹겹이 줄 지어선 인파 때문에 새로 열린 청계천을 볼 수 없는 ‘뒷 줄’ 시민중 하나가 난간 앞쪽을 차지하고 있는 시민에게 “개천에 물고기도 있나요” 하고 묻자 한 시민이 대답 대신 “야, 저 돌고래 뛰는 것 좀 봐라” 하고 소리지르자 주변은 웃음바다로 바뀌었다.
1부 공식행사가 끝나고 청계천이 개방되자 시민들의 발길은 ‘청계천 속으로’ 이어졌다. 물놀이에 심취하는 아동, 청계천을 카메라폰에 담는 젊은이, 징검다리를 건너며 함박웃음을 터뜨리는 아주머니 등 청계천과의 ‘스킨십’은 끝없이 계속됐다.
공식적인 청계천 복원일인 10월1일과 휴일이었던 2,3일, 3일동안 청계천을 찾은 시민들은 서울시 공식집계로 173만명. 청계천 복원행사는 하루평균 60만명의 ‘관객’을 끌어모은 ‘흥행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