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 박진형 예산결산위원장/ “서울 균형발전 위해 자치구 재정불균형 해소”
서울시의회 박진형 예산결산위원장/ “서울 균형발전 위해 자치구 재정불균형 해소”
  • 문명혜
  • 승인 2017.11.23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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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 직업외교관을 꿈꾸며 고려대에서 외국어를 전공하고 동대학원에서 정치외교학을 연구했던 박진형 예결위원장(더불어민주당ㆍ강북3)은 10년간 세명의 국회의원을 보필한 입법보좌관 출신이다.

2003년 노무현 대통령 대미특사단 일원으로 미국에 갔을 때 당시 조지 W부시 정부의 태도에 약소국의 비애를 느끼며 현실정치의 뜻을 품은 그는 2010년 6월 지방선거를 통해 8대 서울시의회에 입성한후 9대에도 지역구민들의 신임을 얻어 재선의원이 됐다.

박진형 위원장은 초선시절 당시 최대 화두였던 ‘무상급식’의 대표발의자였고, 서울광장의 집회조건을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문턱을 낮춰 포털사이트 검색순위 1위에 빛나던 이슈메이커였다.

현재 교통위원회 소속으로, 시민들의 발 역할을 하고 있는 대중교통의 발전을 위해 버스노선 조정과 지하철 안전예산 증액 등에 힘을 쏟고 있는 그는 상임위 ‘에이스’로 불리기도 한다.

19대 대선정국에서 문재인 대통령후보 캠프 전략본부 정세분석팀장으로 정권교체에 힘을 보탠 박 위원장은 지역구에서 ‘큰 놈’으로 통한다. 낙후된 강북구를 위해 큰 일을 하고 싶어 달려온 결과 붙여진 별명이다.

박 위원장은 어느 곳에 가든 주인이 된다는 ‘수처작주’를 좌우명으로 삼고 있는데, 자신의 의정활동이 많은 시민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언제 어디서나 최선을 다하겠다는 것이다.

9대의회를 마무리하는 4기 예결위원장의 중책을 맡은 박진형 위원장에게 내년도 서울시 예산의 큰 줄기를 들어본다.

-내년도 예산심의 책임을 맡게 됐는데 소감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각 지역 의원들이 자신의 공약사업 예산을 확보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관심이 높다. 내년도 예산이 균형있게 편성돼 시민 모두에게 골고루 혜택이 돌아가도록 잘 심의하고 꼼꼼히 조정하겠다.”

-내년도 예산규모는.
“우리 예결위원회가 의결하는 예산액만 43조원이 넘는다. 서울시 예산은 금년 보다 2조원 이상 늘어난 31조 7428억원에 기금이 2조 1840억원이고, 서울시 교육청은 9조 1028억원에 기금 645억원을 합치면 43조 941억원이다.”

-내년도 서울시 예산안을 총평한다면.
“박 시장의 연속사업이 많고 예년에 비해 신규사업이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예산심의의 큰 원칙이 있다면.
“예산은 경제성장과 물가상승이 반영돼 ‘점증주의’ 편성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고 서울시 예산안도 올해보다 큰 폭으로 늘어났지만 대외적으로 미국의 보호무역 기조와 금리인상, 소비둔화 등으로 저성장 추세가 이어지고 가계부채도 증가하고 있어 세입여건이 불확실한 것이 불안 요소다.

대외 여건을 감안해 세입예산은 보수적으로 추계하고 세출예산은 긴축으로 편성하는 재정건전성 확보와 한정된 재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필요이상의 지방채 발행을 자제해 미래 재정위기를 방지하는 게 중요한 원칙이다.

또다른 원칙은 보편적 복지와 민생현안 해소, 지역간 불균형 해소를 지향하는 것인데, 25개 자치구 현안 등을 면밀히 살필 것이다.”

-내년 예산심의의 좀 더 구체적인 기준이 있다면.
“앞서 말한 원칙위에 ‘3無 3有’의 기준을 엄격히 적용하겠다.
‘3무’는 시장의 역점사업, 의원별 나눠 먹기식 사업, 특정의원의 이름표가 달린 사업에 대한 배려를 없애겠다는 것으로, 오로지 예산의 필요와 효과만을 보고 심사할 것이다.
‘3유’는 소수당 의견이라도 시민편익과 직결되면 예산이 확보되도록 할 것이고, 25개 자치구에 예산이 공평하게 돌아가도록 하면서, 12월16일까지 예산안을 의결하도록 정한 법정기한을 지켜 나가겠다.”

-내년 예산안 중 잘된 점은.
“전체 예산의 30퍼센트를 넘게 편성해 복지예산 10조 시대를 예고한 것은 상직적 의미도 내용상으로도 평가할만 하다.
기초연금을 25만원으로 인상하고, 월 10만원 5세이하 아동수당 지급, 국공립어린이집 250개 확충 등이 눈에 띄고, 임대주택 8만호 안정적 공급과 서울형 생활임금 단가 인상, 특화 일자리 33만개 마련 등도 좀 더 많은 시민들에게 예산의 혜택이 돌아가게 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아쉽거나 미흡한 점이 있다면.
“예산안은 공무원들이 7월말이나 8월부터 준비해 온 결과물인데 일부사업들은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검토를 통해 예산낭비 방지와 재정운영의 효율성을 높이는 사전절차가 생략된채 제출돼 있어 아쉬움이 있다. 사전절차가 없는 사업은 사업효과가 불확실하거나 불용액이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꼼꼼히 살펴보고 손을 볼 것이다.”

-우선 지원할 사업을 꼽는다면.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예산심의는 ‘대의’여서 이를 충실히 따라야겠고, 특히 자치구의 어려운 사정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본다.

내년도 자치구 조정교부금 2조 8829억원은 과거에 비해 다소나마 자치구 재정에 숨통을 터줄 수 있는 규모로 늘어난 것이 분명하지만 현재 시행하고 있는 시비ㆍ구비 매칭사업은 기본적으로 구비를 많이 편성할 수 있는 자치구에 시비가 지원되는 구조여서 소위 부자구에 예산이 편중지원되는 ‘결함’이 발생할 수 있다. 서울의 균형적 발전을 위해서라도 자치구간 재정불균형을 개선하는 방안을 세심하게 검토해 나가겠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어떻게 운영되는지.
“기본적으로 의회는 질의와 답변을 통해 공통된 의견을 모으는 합의제 기구이고 예결특위도 마찬가지다. 예결위원들이 예산안에 대해 질의하고 집행부가 답변을 하면 감액 또는 증액에 대한 의견 제시와 시장의 동의를 통해 예산안이 확정되는 프로세스인데, 보다 심도있는 논의가 필요한 경우 예산안 조정 소위원회를 구성하기도 한다.”

-예산심사를 앞두고 동료의원들과 관계공무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동료의원들께는 한푼의 예산도 낭비되지 않도록 시민재산의 감시자 역할에 최선을 다해 주실 것을 부탁드리고, 공무원들은 정성스럽게 만든 예산이 깎이지 않도록 상임위원회 예비심사때부터 철저히 준비해서 의원들을 납득시켜 줄 것을 당부드린다.”
문명혜 기자 /myong5114@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