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를 잇는 삶이 있는 마을 “사람재생이 진짜 도시재생”
세대를 잇는 삶이 있는 마을 “사람재생이 진짜 도시재생”
  • 이승열
  • 승인 2017.11.23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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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재생선도지역 마중물 역할 ‘창신숭인 도시재생지원센터’
   
▲ 지난 5월 ‘창신숭인 도시재생 협동조합’ 창립총회가 열리는 모습. 손경주 코디네이터가 발언하고 있다.

[시정일보]종로구 창신1동에 자리잡고 있는 ‘창신숭인 도시재생지원센터’가 올 연말 ‘창신숭인 도시재생사업’ 마중물 사업을 마치고 활동을 멈춘다. 

‘창신숭인 도시재생지원센터’(이하 센터)는 2014년 5월 ‘창신숭인 재정비촉진지구’(창신1·2·3동 및 숭인1동 일원)가 정부로부터 도시재생선도지역으로 지정되고 얼마 후인 7월 문을 열어, 그간 행정과 주민의 거버넌스를 구축하는 역할을 수행해 왔다. 

도시재생 자문계획가로 센터에서 코디네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손경주 씨는 “올해 말까지 마중물 사업을 마치고 창신숭인 도시재생 협동조합에 역할을 실질적으로 이전하게 된다”고 말했다. 

창신숭인 도시재생 협동조합(이하 협동조합)은 지난 6월23일 전국에서 처음으로 문을 연 지역재생기업(CRC, Community Regeneration Corporation)이다. 발기인 8명을 포함, 총 43명의 조합원으로 구성됐다. 지역재생기업은 공공이 마중물사업 등을 통해 선지원하는 초기 도시재생사업 이후에도, 주민 스스로 지역사회의 공유자산을 활용해 수익을 창출, 지역사회에 재투자하는 기업을 말한다. 

이 지역은 한때 ‘국내 의류산업의 메카’라고 불렸지만 오랜 세월 개발이 미뤄져 주택과 기반시설의 노후가 심한 곳이었다. 이에 따라 지난 2007년 4월 뉴타운사업 대상지로 지정됐지만, 이후 개발에 대한 찬반 갈등으로 사업이 표류했다. 그러던 2013년, 주민들이 재개발이 아닌 ‘도시재생’을 선택해 뉴타운이 해제됐고, 이듬해 국내 1호 도시재생선도지역으로 지정돼 3년여간 200억원이 투입되는 마중물 사업이 진행돼 왔다.

마중물 사업은 크게 △주거환경 개선 △지역경제 활성화 △역사문화 자원화 △주민역량 강화 등을 목표로 진행됐다. 이를 통해 지난 3월 문을 연 백남준기념관을 비롯한 공동이용시설 4곳이 들어섰고, 지역의 대표산업인 봉제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봉제역사관’도 내년 3월 완공 예정이다. 지역답사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창신숭인 도시재생 해설사’로 협동조합 조합원 14명이 활동하고 있으며, 채석장 상부에 ‘도심 전망대’, 창신동 23-350번지 일대에 ‘친환경 자연형 어린이 놀이터’를 건립하는 사업도 각각 추진 중이다.

센터에는 현재 센터장인 신중진 코디네이터(성균관대 교수) 외 3명의 코디네이터, 지역활동가 2명, 종로구 파견직원 1명, 청년뉴딜일자리 6명 등이 일하고 있다.  

지난 3년간의 가장 큰 성과에 대해 묻자 손경주 코디네이터는 “아무래도 협동조합 설립을 이끌어 낸 것”이라고 회고했다. 손 코디네이터는 “이곳은 주민·공공 간, 주민 간 갈등이 컸던 지역”이라며 “센터는 그간 행정과 주민의 거버넌스를 구축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왔다. 서울시와 종로구, 주민이 협력하는 경험이 쌓인 결과가 협동조합이라는 성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손 코디네이터는 “주민이 공공과 대등하게 협력하고 협상할 수 있는 주체로 태어났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찾을 수 있다”며 “결국 ‘사람재생’이 진짜 ‘도시재생’”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손 코디네이터는 “우리 스스로가 계속 살 수 있는 마을, 계속 살기 좋은 마을, 더 나아가 젊은이들이 들어와 사는 마을, 우리의 자손이 계속 살아가는 마을을 만드는 것이 진정한 도시재생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승열 기자 / sijung198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