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일보 사설/ 고질적인 안전 불감증 뿌리 뽑을 특단 대책 마련해야
시정일보 사설/ 고질적인 안전 불감증 뿌리 뽑을 특단 대책 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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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12.28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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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대형 참사가 발생할 때마다 안전한 대한민국을 외치고 있지만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3년8개월이 지났는데도 이번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는 그간 대형사고 때마다 지적됐던 문제점이 고스란히 되풀이됐다는데 대해 우리는 경악을 금치 않을 수 없다. 

충북 제천시 스포츠센터 건물에서 일어난 화재로 남녀 29명이 아까운 목숨을 잃었고 36명이 다치는 대형참사가 또 발생했다. 화재 원인과 대형 참사로 이어진 정확한 이유는 당국의 조사를 통해 철저히 규명하겠지만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만 보더라도 분명한 인재였음을 짐작할 수 있다. 

관련 규정을 지키지 않는 안전 불감증에다 우왕좌왕 허술한 초동대처와 늑장 대응, 당국의 관리 소홀 등 사고 발생 때마다 등장하는 우려할만한 모든 악조건들이 겹치고 겹쳐 이런 참사를 키웠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건물 관계자와 인허가 공무원, 소방당국이 법규만 제대로 잘 준수하고, 화재발생시 골든타임만 제대로 지켰어도 이 같은 대형 참사는 빚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된다. 마치 세월호 사태의 악몽이 되살아나는 것만 같은 끔찍한 사고가 다시 발생했다는데 대해 우리는 말문이 막힐 따름이다. 

최근 일어난 인천 영흥도 낚싯배 사고와 용인 타워크레인 사고가 났을 때도 정부는 책임 소재를 밝히고 같은 사고를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참사 앞에 늘 속수무책인 장면은 달라지지 않고 있다. 새 정부가 계속해서 적폐청산을 외치고 있지만 아직도 우리 사회 무사안일의 병폐가 여전함을 보여주고 있는 단면이 아닌가 싶다. 

유족들은 현장을 찾은 대통령에게 “초기 대응만 잘했어도 사람이 이렇게 많이 죽지 않았을 거라”며 울분을 터뜨렸다고 한다. 세월호 참사를 지켜보며 “이게 나라냐”고 외쳤던 국민들의 목소리가 지금도 귀에 쟁쟁한데 그 당시와 뭐가 달라진 게 있는가. 

정부는 사고 때마다 긴급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흐지부지되는 그런 상태로는 절대로 참사의 악순환을 끊을 수가 없다. 민관 할 것 없이 제대로 규칙을 지키지 않고 설마하며 넘기는 안전 불감증이야말로 더 큰 화를 부르고 있다. 아무리 훌륭한 대책과 처방이 있다할지라도 그걸 실천하지 않고 꼼꼼히 지속적으로 점검하지 않는다면 인재의 재발은 결코 피할 수 없다. 

차제에 정부는 그동안 내놓은 대책이 현장에서 제대로 적용되고 있는지, 구조과정에서 허점은 없었는지 다시 한 번 점검해 보고 비상구가 막혀 억울한 죽임을 당하는 이러한 참사가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도록 고질적인 안전 불감증을 뿌리 뽑을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정치인들 또한 참사현장에 나타나 정치공세를 할 것이 아니라 국회에서 잠자고 있는 소방 관련법을 조속히 처리하는 것이 더 급선무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