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도 해도 너무한 국회
해도 해도 너무한 국회
  • 시정일보
  • 승인 2004.02.12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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宋賢秀 기자

해도 너무한다.
한국과 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과 이라크 파병안 처리가 또다시 무산됐다. FTA비준 동의안은 농촌 지역구 국회의원들의 공개투표요구로 표결에 부쳐지지 못했다. 지난해 7월 국회에 제출된 뒤 세번째다. 7개월동안 허송세월을 한 셈이다. 정부의 수출시장 다변화나 국제사회에서 실추됐던 공신력 회복은 또다시 물건너 갔다. 파병안도 마찬가지다.
열린우리당의 반발로 본회의에 상정조차 되지 못했다. 일본의 자위대가 이라크 현지에 파병된 것과는 심한 대조가 아닐 수 없다. 국가와 민족을 입버릇처럼 달고 다니는 의원들이었지만 '국익'과 '민생'은 실종된 셈이다.
법사위 청문회장에서의 추태는 자괴감마저 준다. 열린우리당의원들의 금융감독원 회의실 점거로 기관보고와 증인신문이 무산되는 과정을 지켜본 국민들은 정치의 절망을 떠올렸다. 당리당략과 ‘의원직 고수를 위한 작전'으로 총선이 끝이 날 때까지 무기력한 국회를 이어가지 않을까 하는 우려마저 든다.
FTA나 파병안이 힘들고 어려운 결정임을 부정치 않는다. 그러나 이런 난제들을 나라의 이익과 국민의 안녕을 위해 결단을 내려야 하는 것이 국회의원들의 책무다. 오히려 사적인 이유로 국론을 분열하고 있는 현재의 행태는 용서받기 어렵다.
이제 국회는 국민들에게 또 무엇을 보여 줄 것인가. 서청원의원의 '탈출'을 도운데 이어 FTA 비준동의안이나 파병안처리를 무산시켰다. 국민들은 국익을 도외시한채 당선가능성에 목을 매는 사람들을 더이상 지도자로 여기지 않는다.
국회의원은 국민의 대표자들로 특정사안이 일부지역이나 계층의 이해와 상충되더라도 전국민의 이익과 국가의 백년대계를 추구해야 한다. 일시적인 인기를 추구하는 정치인의 생명은 절대 길지 않다는 것을 잊지말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이런 국회에 경각심을 주기 위해 이번 총선에서는 대폭 물갈이가 필요하다.
그러다보니 시민단체의 낙천,낙선운동에 많은 기대를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