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구 변혁은 이미 시작됐다”
“관악구 변혁은 이미 시작됐다”
  • 시정일보
  • 승인 2005.10.21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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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 희 철 관악구청장



“2008년까지 약 6000억원의 돈이 관악구 사업에 투자됩니다. 이렇게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건 전례가 없는 일입니다. 경전철 개통, 뉴 타운 개발 등이 완료되면 관악구는 분명 ‘서울 최고의 청정도시’가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김희철 관악구청장<사진>의 눈에는 관악구 미래가 훤히 그려지는 듯 했다. 경전철은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 난곡을 뿌리까지 바꾼다. 신림6동과 10동의 뉴타운은 ‘쾌적하고 대학문화가 살아 숨쉬는 친환경 주거지역’이 된다. 복원된 도림천은 멱 감고, 썰매 타는 아이들 웃음소리로 가득하다. 낙성대에는 Edu-Bio R&D특구가 조성돼 내로라하는 기업과 과학자들이 몰린다.
김희철 구청장은 인터뷰 내내 확신에 찬 음성으로 말을 이어갔다. 해같이 환한 관악구 발전을 하나라도 놓치지 않고 얘기해야겠다는 심정이었다.
-대단위 개발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관악구의 변화모습을 설명한다면.
“한마디로 변혁이라고 표현할 수밖에 없다. 경전철 건설 2500억원, 신림뉴타운 1500억원, 새 청사건립 1000억원 등에 6000억원에서 6500억원이 투자된다. 예산의 3배 가까이 되는 돈이다. 이들 사업이 마무리되면 관악구는 ‘인간과 자연, 문화가 어우러지는 서울최고의 청정도시’로 부상하게 된다.”
-민선3기 임기도 실질적으로 6개월 여 남았다. 공약을 얼마나 이루었다고 보는지.
“굳이 계량화하자면 90% 정도는 이루지 않았나 생각한다. 2002년 선거당시 공약은 거의 이루었고 도림천 복원만 남았다. 그러나 청계천 복원으로 도림천 복원사업이 더 빠르게 가시화됐다. 복원구간은 서울대학교 정문에서 삼성고등학교 앞 527m로 빗물을 이용, 생태하천으로 복원할 계획이다.”
-일부 정치권에서 제기하는 세목교환을 반대했는데.
“국세와 지방세 비중이 8:2다. 정확하게 말하면 국세 77%, 광역 지방세 15%, 기초 지방세 8%다. 이런 상황에서는 제대로 정책을 실행할 수 없다. 종합부동산세 신설 등으로 지방정부 재정은 거의 파탄지경이다. 하지만 세목교환은 미봉책에 불과하고 현재로서는 효과도 기대하기 어렵다. 과감하게 국세를 이양해야 한다.”
-지방정부의 장이 지녀야 할 덕목은.
“청렴, 미래를 보는 눈, 정책적 능력이다. 한 가지 덧붙이면 건강이다. 요즘 공무원들은 100:1을 넘는 경쟁을 뚫은 우수한 엘리트이다. 청렴하지 않고서는 이들을 이끌고 나갈 수 없다. 다산 정약용 선생은 ‘위엄은 청렴에서 생겨나고, 믿음은 성실에서 나오니 성실하고도 능히 청렴하면 뭇사람을 복종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비전과 제시할 수 있는 혜안도 지도자의 덕목이다. 영어로는 ‘An eye’라고 한다. 그러려면 지식을 연마하는 일에 게을러서는 안 된다.”
方鏞植 기자 / argus@sijung.co.kr

인간·자연·문화 ‘해피투게더’



관악구에 변혁의 몸짓이 거세다.

인간과 자연, 문화가 공존하는 ‘행복특구 관악구’를 목표로 57만 구민과 1300명 직원들이 힘을 모으고 있다. 사진은 지역주민과 청소를 하는 김희철 구청장.
한때 서울대학교가 유일한 자랑거리였던 관악구가 새 희망으로 들떠 있다. 뉴타운 조성과 경전철 도입 등 대규모 개발사업이 추진되고, 봉천동과 난곡 등 달동네에는 저마다 키 자랑을 하듯 아파트단지가 이미 들어섰거나 시행되고 있다.
상전벽해(桑田碧海)라고 할 만하다. 성큼성큼 나아가는 모습이 소걸음 같다. 관악구의 목표는 서울 서남권역의 최고 청정도시.
사람들은 말한다. 지금까지의 관악구를 잊으라고.

신림뉴타운 2007년 시작

지난 8월29일 관악구는 한껏 격앙됐다. 마지막 달동네로 알려진 신림6동과 10동 지역이 뉴타운후보지역으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신림6동, 10동은 그동안 주택재개발구역으로 지정됐던 곳. 그러나 구역범위와 지역여건상 재개발사업이 30년이나 추진되지 못했다. 관악구는 뉴타운후보지역 선정으로 지역발전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관악구는 올 11월 신림6·10동이 뉴타운사업지구로 최종 결정되면 내년 말 세부개발계획을 확정하고 2007년 사업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신림뉴타운지구는 서울대학교와 연계된 지역특성을 살려 ‘쾌적하고 대학문화가 숨쉬는 친환경 생태지역’으로 조성된다.
구는 이와 관련, 사업지구 내 도로와 공원 등 도시기반시설을 확충하고 계획적 주거환경정비 및 문화복합시설과 여가공간을 확충한다. 또 으뜸가는 교육관악을 위해 특목고와 초등학교를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우리나라 최고대학인 서울대학교의 다양한 대학문화를 수용하기 위한 대학촌 및 문화·놀이광장을 확보할 계획이다. 또 관악산도시자연공원, 도림천과 녹지축을 조성하고 도림천을 생태하천으로 조성할 예정이다.

도림천 ‘제2의 청계천’

지난 1일 복원된 청계천은 관악구에 시사하는 바가 컸다. 관악구를 관통하는 도림천 복원에 힘을 준 것. 관악구는 건천(乾川)인 도림천의 홍수피해를 막고 동시에 생태하천으로 되살리기 위해 자연형 생태하천으로 복원을 추진하고 있다.
구는 우선 현재 복개된 서울대학교 정문부터 삼성고등학교 사이 527m를 복원, 관악산과 도림천 간 생태계를 이을 계획이다. 복원된 도림천에는 관악산 입구에 건립예정인 빗물저장소의 빗물과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에서 발생하는 1일 1만6000톤의 빗물, 또 공공기관 처음으로 적용되는 관악구 새 청사 지하 빗물저류조의 빗물이 활용된다.


교육 으뜸도시 관악

관악구는 작년부터 낙성대 일대를 ‘관악 Edu-Bio R&D 특구’를 조성, 지역경제의 획기적인 발전을 도모한다. 구는 이 사업을 위해 특구기본추진계획을 수립해 서울대학교에 연구용역을 의뢰한 데 이어 지난 5월에는 특구기본계획안을 수립했다.
계획을 보면 서울대학교 연구공원에 백신연구소, SK, LG 등 국제수준의 연구소와 벤처기업이 입주하는 벤처집적시설을 확충해 2개 정도의 연구시설을 신설한다. 또 서울대학교 후문 쪽 낙성대 일대에 바이오의학연구단지를 신설, 바이오의학연구중심센터로 개발하고 그 옆에 호텔과 컨벤션센터, 바이오벤처기업 등을 건립한다.
구는 이 사업이 시행될 경우 산·학·연·관이 연계된 집적시설이 형성돼 상호 시너지효과를 발휘해 지역경제는 물론 국가경제에도 큰 몫을 할 것으로 판단하고 중앙정부의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사범대학부설학교 이전도 2007년 학교신축을 목표로 본격 추진된다.
구는 서울사대부설 중·고등학교 이전은 관악구 거주 청소년들이 좋은 학교에서 공부하면서 국가동량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발판을 마련했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한다. 구는 이와 관련, 서울대학교 후문 일대 1만6000여 평 부지에 중·고교 50학급 1230명을 수용할 수 있는 학교신축 부지를 지난 2001년에 마련했다.
구는 또 작년 지방정부 처음으로 ‘평생학습도시, 과학문화도시’로 선정된 것을 시작으로 2005년을 평생학습도시 기반조성을 위한 원년으로 정하고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우선 작년 9월 신림1동에 관악구 평생학습센터 설립에 이어 서울대학교와 연계한 관악시민대학 개강, 어린이 여름방학 영어캠프, 여름방학 학습교실, 부모님과 함께 하는 청소년 과학교실 등을 개최했다. 또 관내지역을 특성에 맞도록 5개 평생학습권역으로 구분, 거점기관을 지정해 평생학습 공동체를 구축하고 있다. 이밖에 평생학습종합정보시스템을 구축해 주민들이 원-스톱으로 인터넷을 통해 관악구의 모든 교육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하는 등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관악구 심장 ‘통합 새 청사’

2007년 10월 완공되는 관악구 신청사 조감도. 유리와 더블스킨으로 설계된 신청사는 관악구의 열린행정과 청렴이미지를 상징한다.
관악구는 옛 청사자리에 지하 2층, 지상 10층으로 연면적 9794평 규모로 통합 새 청사를 건립하고 있다. 준공은 오는 2007년 10월. 10월 현재 다음달을 목표로 터파기를 하고 있으며 2006년 8월까지 골조공사에 들어가고 같은 해 9월부터 2007년 8월까지 각종 설비와 인테리어, 조경 등 마감공사를 한다.
구는 새 청사 컨셉을 ‘구민과 자연을 향해 열려 있는 21세기 미래지향적인 업무 공간’으로 정하고, 업무의 효율성은 물론 세련된 공간미를 갖춘 완벽한 건축물로 건립할 계획이다.
특히 깨끗하고 열린 행정을 대표하고 청렴한 관악구 이미지를 대외에 표명하기 위해 건물전체를 유리와 더블스킨으로 마무리하도록 설계했다.
구는 안전과 환경을 청사 건립의 역점사항으로 꼽고 있다. 획기적인 비주얼 그래픽 가설울타리가 이를 증명한다.
그러나 관악구가 청사건립과 관련, 가장 중요한 가치로 꼽는 건 역시 ‘청렴’이다. 공사에 따른 비리가 단 한건도 발생하지 않도록 한다는 게 목표. 구는 이를 위해 3000명이 넘는 명예감독관과 감독위원을 위촉했고 PMIS라는 관악구청 공사안내시스템을 구축, 공사현장에서 일어나는 모든 상황을 실시간으로 공개할 계획이다.
方鏞植 기자 / argus@sijung.co.kr



난곡 경전철 지역발전 견인

내년 5월 실시설계 2008년 7월 개통



관악구 난곡. 신림7동을 중심으로 신림3·4·8·11·12·13동 일대를 말한다. 이 지역은 난곡(蘭谷)이란 이름과 달리 어둡고 컴컴한 이미지였다. 철거민들이 하나둘 모이면서 서울의 대표적인 달동네로 인식됐다. 하지만 난곡이 변하고 있다. 변화는 경전철이 마련했다. 경전철은 난향초등학교를 출발해 난곡사거리, 지하철 2호선 신대방역까지 2.8km를 시속 30km로 운행한다.
난곡일대는 현재 10만 명이 넘는 주민이 살고 있다. 그러나 편도 2차선의 난곡로가 유일한 도로다. 또 2006년에는 대규모 재개발과 재건축사업이 완료된다. 상습정체는 눈으로 보지 않아도 알 정도다. 경전철에 거는 기대가 큰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역주민들은 경전철 건설로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지역개발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김희철 관악구청장도 “민선 2기에 이어 3기 구청장을 지내면서 경전철 도입만큼 보람 있는 일은 없다”고 말한다. 경전철은 GRT(Guided Rapid Transit: 자기유도급행경전철)로 버스와 전철을 혼합한 개념이다. 전국에서 처음 난곡지역에 도입되는 경전철 건설과 관련, 관악구는 기존 2차선 도로를 왕복 6차선 30m 도로로 확장한다. 또 중앙 2개 차로를 일반차로와 분리해 GRT전용차로로 이용할 계획이다. 사업비는 국비와 시비를 합해 최소 2000억원, 많게는 2500억 원으로 추산된다. 내년 5월까지 실시설계를 마치고 6월에 보상에 들어간다. 동시에 도로확장과 신교통수단공사를 해 2008년 7월 개통 예정이다.
관악구는 신교통수단인 경전철이 개통되면 지하철 역세권만큼은 아니지만 상권발달로 이 곳 지역경제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난곡로 확장으로 도시미관이 향상돼 지역이미지 개선에도 큰 몫을 하게 된다.
鄭木蓮 기자 /jml80@sijung.co.kr



‘청렴전도사’ 구청장

집무실 문 유리로 … 클린관악 이끌어


김희철 관악구청장은 ‘청렴전도사’다.
그의 집무실을 가보면 이유를 쉽게 알 수 있다. 문이 투명유리로 돼 있고, 문은 항상 열려있다. 새로 짓는 청사는 아예 집무실 벽마저 유리로 만들 계획이다.
지도자가 가져야 할 덕목으로 청렴을 첫 손가락으로 꼽는 김 구청장은 관악구 이미지를 바꿨다. 2003년에는 서울시 청렴도 최우수상에 이어 이듬해인 2004년 4월에는 부패방지위원회 청렴도 조사에서 전국 최고로 선정되기도 했다. 또 같은 해 9월에는 전국 지방자치단체장 가운데 처음으로 ‘한국반부패청렴대상’을 수상했다.
여기에는 그가 처음 취임할 1998년 당시 공직사회의 부패와 부조리 관련 기사가 하루가 멀게 지면을 장식했기 때문이다. 그는 취임하자마자 부패와의 전쟁에 나섰고, 직원들에게 “부패는 곰팡이와 같다”면서 청렴교육에 나섰다.
김희철 관악구청장은 말수가 적다.
그는 필요할 때를 제외하곤 거의 말을 않는다. 하지만 그는 정치외교학과 출신이다. 또 건국대학교 총학생회회장 시절에는 세계대학생회장을 맡았을 정도다. 대신 그는 끊임없는 독서로 ‘내공 쌓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김희철 관악구청장의 또 다른 무기는 성실성이다. 1998년 2기 민선구청장에 선출된 후 아침 7시면 어김없이 관악산에서 청소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한때 그의 이런 모습을 주위에서는 ‘색깔어린’ 눈으로 바라보기도 했다. 그러나 하루 이틀이나 한 달 두 달이 아닌 몇 년을 계속하자 그의 본뜻을 알아주게 됐다고 김 구청장은 말한다. 그래서 붙은 별명이 ‘청소구청장’이다. 김 구청장은 앞으로도 청소를 계속하겠다고 약속한다.
인터뷰가 있던 지난 13일에도 김희철 구청장은 점퍼 차림으로 기자를 만났다. 그는 선거캐치프레이즈이던 ‘인간과 자연, 문화가 공존하는 관악 건설’을 위해 ‘처음 시작할 때의 마음’을 잃지 않고 오늘도 관악구 구석구석을 살피고 있다. 자신을 희생해서라도 선진관악을 이루겠다는 일념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