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막학교서 34년간 음지교육 외길
천막학교서 34년간 음지교육 외길
  • 시정일보
  • 승인 2005.10.27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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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한 태 성지중·고등학교 교장
교육은 그 국가의 미래를 만드는 중요한 정책 중에도 가장 소중한 정책이다. 아프리카 등 제3세계 나라들도 교육을 진흥하기 위해 온갖 노력들을 다 쏟아 붓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현재 우리사회의 교육은 양적으로는 나름대로 크게 늘어난 상태이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질을 높이고 균형발전의 교육을 실천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 대학도 질을 높이기 위해 학위를 남발하는 일을 줄이고 구조조정을 위해 몸살을 겪고 있다. 취직준비가 안돼 있는 사람은 아예 졸업을 유보시키는 엄격한 질 관리가 교육의 추세로 탈바꿈돼 가는 시점이 됐으면 한다.
그런 만큼 우리 성지학교도 기본적으로는 모든 학생들에게 자신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경제적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교육방침을 수정해 가고자 한다. 무슨 자격증이든 자격증을 땄을 때만 졸업을 시킨다는 것도 한가지 방침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조리학과를 개설해 모든 학생들이 조리사 자격증을 취득하게 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학교에서 자격증을 취득할 때까지 졸업을 유보해 보고자 한다. 조리학과는 60여명이 동시에 실습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어 놓았다. 또한 골프학과와 피부미용학과 등 다른 학교의 학과와 대별되는 커리큘럼을 갖고 해당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 있도록 교육제도를 개선하고자 한다.
편부·편모가정 자녀, 소년소녀가장, 출소자학생, 극빈학생, 소외계층 자녀 등 많은 사연을 가진 학생들을 실제로 제도권 교육에서 포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지금의 공교육의 실정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이들은 우리사회 약자로서 가슴 속에 상처를 갖고 있는 학생들이다.
우리 학교의 교훈이 관심·사랑·관용이다. 모든 학생들은 단지 닦여지지 않았기 때문에 빛을 내지 못하는 것뿐이지 닦아만 준다면 ‘보배’라고 생각한다. 방법론적으로 공부를 하기 싫어한다면 기술을 가르치고 인성이 비틀어졌으면 사랑과 관심으로 교육을 병행해 나갈 때 누구나 가능성이 있다고 자신한다. 우리 사회에서 없어서는 안될 학교로 육성발전하는데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독지학교시설에 있어 학생들이 원하는 만큼 좋은 조건을 갖추지 못하고 있어 언제나 안타까움을 느끼고 있다. 앞으로 독지가들에게 우리 교직원의 뜻을 알리고 정부에도 지원을 요구할 생각이다.
지금 우리 학교는 졸업생 7500여명과 재학생 1700여명이 있다. 만약 졸업생 7500여명에게 성지중·고등학교가 없었다면 어디에서 졸업했을까? 지금은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졸업생들과 대화를 나눌 때 이런 말을 한다.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중고등학교를 졸업 못한 사람이 전국민 4600만명 중 약 700만명이나 된다고 한다. 학력이 뭐길래 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러나 취직, 시험 등 다양한 곳에서는 학력을 요구하고 있다. 배우지 못하고 알지 못하면 남들보다 앞설 수 없다는 것이 우리사회 현실이다. 고기를 잡아서 주는 것보다 고기 잡는 기술을 가르쳐야 한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이곳에서 34년간 외길을 걸어오면서 느낀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청소년 교육에 부족하다는 생각, 아무리 노력해도 공은 적고 원망만 돌아올 때 다양한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것이 지금 내가 걷고 있는 청소년 교육이다.
청소년들은 아직 나이가 어리고 미완성이기 때문에 혜택을 받을 곳을 찾을 줄도 모르고 절차도 알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발생되는 것이 청소년 범죄가 증가되고 자포자기할 수도 있고 범죄의 소굴에 빠질 수도 있다. 또한 성인이 됐을 때는 초강력범죄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학교 폭력근절이라는 플랜카드가 전국 방방곡곡에 나붙어 있다. 청소년들의 폭력이 심각하다는 것은 장차 나라장래를 염려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요즘 교육문제가 각 언론에서 대서특필되는 것도 청소년문제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지금부터라도 청소년문제를 위한 범정부차원에서 대책이 시급하다.


<위 기사 내용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