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CEO, 서울투자조건 말하다
세계CEO, 서울투자조건 말하다
  • 시정일보
  • 승인 2005.11.03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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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8일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SIBAC총회에서 이명박 서울시장(우측)이 SIBAC의장인 데이빗 엘든(우측 두번째)의 개회선을 듣고 있다.
세계적 경제인들의 서울시에 대한 경제자문 모임인 서울국제경제자문단(Seoul International Business Advisory Council)이 올해에도 어김없이 늦은 가을날 귀한 시간을 할애해 서울의 국제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아낌없는 조언을 했다.
2001년부터 시작된 SIBAC의 이번 주제는 ‘투자적격지로서의 서울’이었으며 올해 기조연설은 이례적으로 ‘내국인’인 삼성전자 윤종용 부회장이 맡아 ‘서울의 투자환경 개선방안’을 역설했다.
본지는 지난달 28일 오전 8시20분부터 오후 4시20분까지 하얏트호텔 그랜드 볼룸에서 열렸던 2005 서울국제경제자문단 총회장을 찾아 국제경제인들의 ‘고견’을 들어보았다.
-편집자주-

〓“디지털, 문화로 승부해야”
―서울의 투자환경 개선 방안

“서울시가 디지털과 문화를 중심으로 변화와 혁신을 가속화 한다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다”
삼성전자 윤종용 부회장은 이날 ‘서울의 투자환경 개선방안’이란 기조연설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투자유치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서울시만의 장점을 집중 부각하고 발전시킬 것을 제안했다.
윤 부회장은 서울은 IT인프라, 특히 브로드밴드 인프라가 세계에서 가장 발달한 도시라고 설명한뒤 한국의 브로드밴드 보급률은 전체가구의 77%로 세계 1위이며, 서울은 79%에 달한다고 밝혔다.
윤 부회장은 또 “서울은 우수한 인적자원을 바탕으로 일류수준의 기술 기반을 갖고 있다”면서 “2005년 IMD 평가에 따르면 총 60개 국가중 한국은 고등교육 비중 4위, 특허 생산성 2위에 올라있는 높은 교육열과 우수한 기술역량을 인정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윤 부회장은 서울의 역동적인 소비시장을 적극 활용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은 2000만명이 넘는 인구를 보유하고 있고 전세계 어느도시보다도 신기술과 신조류에 민감한 소비자들로 구성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소비자들의 적극적이고 역동적인 성향이 알려지면서 최근에는 “한국에서 디지털제품이 통하면 세계 시장에서도 통한다”는 말이 생겨났고, 이에 따라 일류 기업들이 신제품을 한국에서 최초로 출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윤 부회장은 “지난해 HP가 유비쿼터스 프린터 모델을, 마이크로소프트가 MSN의 새로운 서비스를 한국에 최초로 선보였다”면서 “서울이 디지털 중심도시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IT기업의 지역본부와 R&D센터를 적극 유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부회장은 또 “서울은 영화, 드라마, 대중음악 등 최근 아시아 각국에서 불고 있는 한류의 중심지”라면서 이를 잘 활용한다면 서울이 한국의 문화산업 중심지에서 세계의 문화산업 중심지로 발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 쇼핑천국-한류 연결”
―투자적격지로서의 서울

이날 첫 번째 패널에서 세계적 유통업체 테스코의 데이빗 리드 회장은 투자지로서의 서울의 장점과 단점을 세부적으로 지적하고 그 대안을 제시해 관심을 모았다.
데이빗 리드 회장은 서울의 장점으로 세계최고 수준의 디지털 인프라, 튼튼하고 다양한 시장, 문화적 우월성, 글로벌 기업의 경쟁력, 수준높은 인력을 꼽았다. 반면 단점으로는 △주거?숙소 부족 등 생활의 불편 △불확실한 정부정책과 규제 △매력적인 인센티브 부족 △영어능력 부족 등을 지적했다.
데이빗 리드 회장은 대안으로 세계최고 수준의 디지털 인프라를 이용해 ‘세계적 디지털 허브’를 건설하고, 인천 영종도 자유무역지대와 서울의 명동, 이태원, 청계천 등을 연결하는 ‘아시아 쇼핑천국’을 이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 독특한 전통문화와 한류를 연결하는 문화벨트로 ‘아시아 문화 중심지로 육성’하고, 외국인 투자에 경쟁력있는 어드벤티지를 제공할 것을 제안했다.

〓“역동적 서울, 홍보 많이 하세요”
―세계적인 브랜드로서의 서울

이 패널의 토론진행자인 제프멀건 영파운데이션 이사장은 영국이 새로운 이미지로 거듭나게 된 브랜드 전략에 대해 소개하고 ‘서울 브랜화’를 위해 서울의 정체성을 살릴 것을 제안했다.
국제적으로 저명한 사회사업가이며 전 영국총리실 정책관이었던 제프멀건 이사장은 자신이 지난 90년대 영국의 정체성 관리에 대한 정밀검사 과정에 깊이 관여했던 일화를 소개했다.
당시 영국은 구식이고 계급중심적이며 시위에 찌들었던 이미지를 현실에 가깝게 끌어올리는 것이 급선무였다면서 이는 당의 브랜드를 의도적으로 재포장했던 총리의 주도로 성공했다고 밝혔다.
그 성과로 2012년 올림픽 개최 시도는 영국과 런던의 아주 다른 비전, 즉 젊고 다인종적이며 계층 구별없는 정체성을 전 세계에 제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제프 멀건 이사장은 서울은 여러분야에서 선두에 서있는 아주 역동적인 도시인데도 국제적으로 잘 알려져 있지 않다면서 서울의 정체성 관리에 대해 몇가지 제시했다.
그는 “브랜딩만으로는 진정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면서 “이는 단지 강점은 부각시키고 약점은 극복하려는 더 넓은 전략의 한 부분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 출발 좋다”
―정책제안- 투자적격지가 되기 위한 서울의 과제

SIBAC 의장인 데이빗 엘든이 진행한 이 패널에서는 ‘서울의 다음 단계’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있었다.
데이빗 엘든 의장은 “최근 몇 년간 서울을 세계 일류도시로 승격시키고자 하는 여러 시도들이 시작되었다”면서 그 성과물은 대중교통 개혁, 서울의 녹색화, 청계천 복원 등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남은 과제는 비즈니스 중심도시로 승격시키기 위해 서울이 어떤 추가적인 조치를 취할 것인지가 관건이라면서 “한국경제에 참여하고 있는 외국기업에 비우호적이라는 인식을 불식시키고 서울의 강점을 살린 브랜드가치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 패널의 토론에서는 △비즈니스 환경과 인프라개선 △노동환경의 경쟁력 제고 △외국인 생활환경 개선 △서울의 긍정적 이미지 창조 △도시환경 개선 등에 대해 논의했다. <문명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