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몸살 사유지에 ‘보리밭’
쓰레기 몸살 사유지에 ‘보리밭’
  • 시정일보
  • 승인 2005.11.17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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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구 천호3동 민원해결·미관 개선 효과 두배
강동구 천호3동(동장·박승천)에서는 지난 10월25일부터 3일간 관내 167-2번지(천호공영주차장 옆)에 각종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던 사유지 88평을 활용해 어린이들의 자연학습 생태공간을 확보하고 주민정서 함양을 도모하기 위해 보리밭을 만들었다. 원래 이 부지는 사유지가 동네 공터로 전락해 폐가구며 각종 건축자재, 생활쓰레기가 뒤덮혀 민원이 끊이지 않았던 곳이다. 잦은 민원에 동사무소에서는 묘안으로 무인카메라를 설치했다. 하지만 이도 통하지 않았다. 카메라를 피해 몰래버린 쓰레기는 화재로부터도 무방비 상태에 다다르자 동사무소에서는 또 다른 대책마련에 골몰했다.
먼저 땅주인을 만나 임시 사용허가를 얻어냈다. 그간 쌓인 쓰레기는 몇차를 실어낼 정도로 심각한 지경이었다. 동사무소 직원들은 직능단체 회원들과 합심해 쓰레기더미를 깨끗이 치우고 여기에 보리씨를 파종한 것으로 길고 긴 민원은 종지부를 찍었다.
작업과정은 쉽지 않았다. 관내 건축물 공사현장에서 다섯 트럭 분량의 흙을 협조받아 공터를 메웠다. 이들은 리어카, 삽, 괭이 등을 활용, 밭이랑을 만들고 보리씨앗을 파종했다.
천호3동 주민 정모씨는 “쓰레기더미가 이렇게 푸른 새싹이 돋아나는 생명의 땅으로 바뀔줄은 상상도 못했다. 어린이들 정서순화에도 많은 도움이 되겠다”며 환한 미소를 지으며 내년 봄이 빨리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파종 한달만에 벌써 새순이 파릇파릇 돋아나고 있는 보리는 내년 봄이면 꽃을 피우고 1m 정도의 보리로 자라게 될 것이다.
민원해결에 적극적이었던 천호3동 직원들이 얻어낸 결실이 푸른 초원을 연상케 하는 청보리밭 사잇길에 알알이 영글날도 머지 않아 보인다. 회색빛 도시속에 지친 주민들에게 보리밭은 청량제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