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한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관악구 21세기 ‘태평성대’
깨끗한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관악구 21세기 ‘태평성대’
  • 시정일보
  • 승인 2004.02.19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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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최대의 주택개량사업과 함께 관악구가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사진은 관악구의 현재모습)
지난 한해 서울시와 행정자치부 등 외부기관이 실시한 주요시책 사업추진실적 평가에서 16관왕을 기록, 서울시 전 자치구에 질투와 부러움을 안겼던 관악구. 그 중 행정기관이라면 한결같이 눈독을 들였음직한‘청렴도’평가에서도 당당히 ‘최우수기관’으로 선정, 태평성대를 누리고 있는 관악구의 면모를 과시했다. 관악구의 대 변혁, 그 뒤엔 무엇이 숨어있었을까, 그리고 올해 관악구는 또 무엇을 준비하고 있을지, 본지는 이번 특집을 통해 그 변혁의 중심으로 들어가 보기로 했다.

‘청렴도 최우수구’를 이루기까지

제아무리 ‘부패없는 깨끗한 사회’를 위해 노력한다고 해도 혼자의 힘으로는 어림없는 일이다. 비단 그것이 반부패에만 해당할까마는 지난 2003년 10월 국제투명성기구가 발표한 부패인식지수(CPI)에서 우리나라는 10.0만점 기준에 4.3점을 얻어 조사대상 133개국 가운데 50위에 머무는데 그쳤다.
1995년 처음 발표될때가 4.29점이었으니 큰 개선이 있었다고 보기에는 어렵다.
그동안 국가적 차원의 대단한 붐이 조성되어 왔지만 결국 큰 성과를 보이지 못했다는 결론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였을까. 관악구가 그 해답을 제시한다.
관악구가 현재 진행하고 있는 반부패 프로그램만 벌써 열손가락을 헤아린다. 프로그램만 즐비하게 준비해 둔 건 아니다.
관악구가 추구해온 것은 부패의 원천적인 근절이었다.
사후약방문식은 관악구에서 통용되지 않는다. 증상이 일어나기 전에 예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먼저 선정했고 탁상행정식 비판과 고발은 이미 미개한 방법이라고 치부해 버린지 오래.
구는 또한 주민들을 직접 참여시켰다. 반부패의 선봉에 공직자뿐만이 아닌 주민과 공직자가 함께 서게 된 것이다.
그로 인해 ‘부패공무원’, ‘부조리의 원상’이라고 각인되어진 공직자들의 품위를 주민들이 직접 부정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줌으로써 주민과 공직자들이 서로 신뢰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 나간 것이다.
이같은 프로그램이 바로 ‘Shape-Up 3·3운동’, ‘해피콜(happy call)제’, ‘클린신고센터’ 운영, ‘부패감점평가제’‘Cyber 관악넷’운영 등이다.
반부패에 대한 접근 방식도 달랐지만 관악구엔 한가지 더 특별한 비밀이 있다.
그것은 바로 이같은 프로그램들이 대부분 직원들의 아이디어로 만들어졌다는 것.
감시보다 자율을 더 중요시했다는 증거다.
지난해 10월부터 관악구에서 실시되기 시작해 일파만파로 퍼지고 있는 ‘Clean-Back 엽서제’가 그 결정판.
민원인이 인·허가 민원서류를 접수처에 제출함과 동시에 민원인은 담당공무원으로부터‘Clean-Back 엽서’한장을 교부받게 된다. 엽서에는 인·허가 처리과정중 경험한 사항을 엽서에 기재할 수 있는 설문내용이 기록되어 있고 민원인은 자신이 경험한 일들을 엽서에 기록해 우편함에 넣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구청에 다시 전달된 엽서는 내용분석을 거쳐 해당부서에 다시 통보된다.
이같은 제도가 일선 공무원의 제안으로 만들어 질 수 있는 관악구이기에 ‘청렴구’는 물론 ‘16관왕’도 가능했으리라고 본다. 또한 청렴구의 명성은 평가유무를 떠나 관악구의 전통으로 오래오래 자리 잡혀 나갈 것이라는 믿음도 세겨지면서.

지도가 바뀐다

관악구의 옛모습.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인 신림1구역을 비롯해 현재 총 49개 구역에서 전국 최대규모의 주택개량사업이 이뤄지고 있는 관악구. 당초 이보다 훨씬 많은 규모였지만 그동안 일부 사업장에서 준공이 이뤄져 그나마 줄은 것이 현재 규모다.
현재 추진되고 있는 주택개량사업은 불량주택 재개발사업이 11개 구역 1만230세대, 노후공동주택 재건축 32개 사업장 5523세대, 주거환경 개선사업 추진 6개지구 739세대로, 구 전체가 사업장이라 할만큼 큰 규모로 진행되다 보니 사업진행 단계인 지금으로선 깔끔하게 정돈된 이미지보다는 시끌벅적 한 느낌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업이 완료되는 오는 2006년경 관악구는 새롭게 태어나게 된다.
달동네 대신 대단위 아파트가 층을 이룬 신도시의 모습으로.

교통대책도 순풍에 돛달아

그렇다면 늘어나게 될 교통문제는 어떻게 해결할까.
전국 최대의 주택개량사업이 마무리되고 입주가 게시될 경우 가중될 교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관악구는 남부순환도로 등 주도로의 차량이 분산되도록 올해 간·지선 도로를 적극 개설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총연장 880m 양녕로 확장공사와 국사봉 터널공사와 연계된 도로 820m를 조속히 완공하는 한편 난곡길 270m 확장공사, 신림1구역에서 호암길 간 도로, 호암길 도로선형 개선공사도 조속히 실시할 방침이다.
40여개가 넘는 사업장을 찾아보는 것만으로도 하루해가 빠듯한 김희철 구청장.
때맞춰 지난 1월26일 신림9동∼봉천7동∼남현동을 통과해 동·서간도로의 정체를 근원적으로 해소하게 될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 중 동서구간인 금천구 시흥동에서 서초구 우면동까지 연장 17.1㎞구간(관악구 7.3㎞)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도 최종 완료됐다.
강남순환도시 고속도로가 건설되면 관악구의 남부순환로, 신림로, 관악로, 호암길, 난곡길의 교통체증은 물론 관악구의 지역경제를 비롯한 전반의 흐름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한 여의도∼신림∼서울대·난곡을 연결하는 신림선 경전철 등 광역교통망 사업 시행도 목전에 두고 있다.
金惠蘭 기자 / erteus1004@sijung.co.kr

민원행정 우수구 ‘1등 안부러운 2등’
환경 열악해도 ‘서비스만은 최고’
‘구민을 가족처럼’ 모토
처리과정·결과 등 체크
민원 불편 최소화 총력

관악구 민원행정의 최대무기는 민원을 대하는 살가움이다.
지난 한해 관악구가 이룬 쾌거 또 하나는 지난해 연말 서울시의 ‘2003 민원행정분야 서비스품질평가’에서 관악구 민원행정분야가‘우수구’에 선정됐다는 것이다.
지난해 수상한 16개 부문 대부분이 ‘최우수’ 딱지를 달고 있는데 ‘우수’딱지에 쾌거라는 표현이 억지스럽게 여겨질 수도 있다. 하지만 표면상 드러난 최우수와 우수를 가리기 전에 관악구의 열악한 환경을 먼저 생각한다면 다른 부문도 아닌 민원행정분야에서 ‘우수구’란 타구의‘최우수구’에 버금가는 것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
협소하고 노후한 청사도 모자라 이곳 저곳에서 세 살이를 하고 있는 부서가 있는가 하면 여느 민간기업 못지 않은 환경을 꾸며 놓고 우아하게 민원인을 맞고 있는 타구 민원창구와는 달리 뭔지 모르게 어설프기만한 관악구 민원창구.
그런 관악구인들 왜 타구 못지 않은 환경을 꿈꾸지 않았을까 마는 곧 새청사를 짓는 마당에 시설보다는 서비스의 질로 승부수를 건 것이다.
타구에선 맛볼 수 없는 살가움도 그 때문이다. 관악구에서 근무하려면 수요일은 무조건 일찍 퇴근해야 한다. 가족과 함께 하길 바라는 구청의 배려다. 이름하여 ‘사랑나누기 잼터만들기’운동. 또 매주 월요일은 직원들이 뽑은 베스트 직원이 탄생하는 날이기도 하다.
그러다 보니 민원인을 대하는 마음에도 가족같은 따스한 정이 묻어 난다.
민원처리과정에서 불편한 사항은 없었는지, 지금 민원이 어느정도 처리되고 있는지, 서류는 잘 받아보았는지 등 민원이 처리된 후까지 일일이 체크해 민원인의 불편을 최소화하는데 중점을 두는 행정을 펼치고 있다.
비록 시설은 낙후되고 민원창구 환경도 타구보다 세련되진 못했지만 민원을 대하는 일선 공무원들의 마음은 최고의 품질이었던 것이다.

金惠蘭 기자 / erteus1004@siju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