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선지가 필유여경(積善之家 必有餘慶)
적선지가 필유여경(積善之家 必有餘慶)
  • 시정일보
  • 승인 2006.01.20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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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원환자 찾아가 민원처리 ‘봉사의미’ 알듯
2005년 9월27일 화요일 퇴근무렵, 동사무소에 한 아주머니의 다급한 민원이 접수됐다. 사연인즉, 시어머니의 명의로 된 부동산이 타인명의로 넘어가게 됐으니 이의 신청을 위해 다음날인 28일까지 시어머니의 인감증명서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시어머니는 인감도장, 주민등록증을 분실한 상태라 인감개인신고가 필요한데, 인근 아산병원에 입원 중이라 인감발급을 위해 직접 올 수 없다는 것이다.
가뜩이나 인구 3만2000명이 거주하고 있는 탓에 하루종일 많은 민원에 시달려 달콤한 퇴근시간을 기다린 나로서는 다소 짜증스럽고 거절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다. 그러나 거절하자니 마음 한구석이 찜찜해 퇴근 후 병원을 방문해 인감개인신고를 접수받기로 약속할 수밖에 없었다.
업무종료 후 당일 확대간부회의 지시사항 전달을 위해 직원회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동장님의 사전허락을 얻어 직원회의를 뒤로 한 채 주민등록담당 직원인 이미정(행정8급)씨와 함께 서울아산병원을 방문했다. 8층에 입원하고 계시는 할머니와 민원인을 찾아 갔으나 검사를 위해 잠시 자리를 비우신 상태였다.
약 30여분을 기다린 후에 할머니를 뵐 수 있었고 준비해간 개인별 주민등록표의 사진과 본인여부를 먼저 확인한 후 그 자리에서 인감개인에 필요한 업무를 처리해 주었다. 6인실 병동에 작은 동사무소가 설치된 것이다. 옆에 있던 환자분들이 궁금해 하는 민원도 즉석에서 응답하는 등 1시간이 지나서야 비로소 사무실로 돌아올 수 있었다.
다음날 약속한 인감증명서와 주민등록증을 발급해 주었고 아주머니는 환하게 웃으며 진심으로 ‘고맙다’는 인사의 말을 수차례 했다.
‘적선지가 필유여경(積善之家 必有餘慶) 베푼 만큼 마음이 넉넉해지고 덕이 쌓인다’고 생각하니 친절과 봉사라는 것이 그리 힘든 일은 아닌 듯하다.
<송파구 잠실본동 이선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