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사골예술제, 그들만의 리그?
복사골예술제, 그들만의 리그?
  • 시정일보
  • 승인 2004.02.26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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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영 기자
지난 23일 열린 부천시 복사골예술제 심포지엄은 기초자치단체 단위에서 지역 행사에 대한 새로운 반성과 고민을 해보는 광장으로서 자못 의의가 컸다. 그런데 그 자리에서 시민대표로 나온 시의회 토론자들은 예술제를 주관하는 부천예총을 ‘깨기'로 작정한 듯 조목조목 행사의 문제점을 들춰내 관계자들을 곤혹케 했다. 이들 중 일부 토론자는 복사골예술제가 부천예총 산하 개별단체의 발표회장으로 착각될 정도라고 몰아 부치기도 했다. 또 한 토론자는 “예술제가 ‘그들만의 리그'가 돼서는 안된다”는 표현으로 은근슬쩍 부천예총의 예술제 운영방식을 꼬집었다.
이에대한 부천예총 관계자의 강도 높은 입장 변명으로 토론회장은 한때 약간의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다. 예총을 대변키위해 나온 한 토론자는 “생업을 가지고 있으면서 3억원의 적은 예산으로 복사골예술제를 위해 자원봉사하는 예술인들에게 너무 많은 요구를 한다”며 시와 시의회에 대한 불만을 터트렸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여러 가지 문제점과 개선점이 제기된 가운데 특히 시민참여 확대를 위한 네트웍구축과 축제를 전반적으로 기획할 수 있는 전문가 확보가 시급하다는데 뜻을 같이했다. 부천 예총의 홈페이지에는 ‘복사골 예술제는 부천예총이 애향심의 구심점을 찾기 위해 범 시민의 참여 속에 애향과 화합의 장을 마련해 잊혀져가는 옛고장의 정취를 살리고자 복숭아 고향에서 펼치는 예술의 한마당 잔치란 뜻에서 1985년부터 시작된 잔치 문화 예술인과 시민이 함께 하는 축제 만남, 화합 교류의 장…젊은 세대의 지역예술문화 창조 계기 마련...등’이 목적이라고 적시돼 있다.
20년전 문화를 통해 부천시와 시민들을 하나로 묶기 위한 애정으로 처음 시작했던 그 시절선배들의 마음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그러나 그당시는 지금보다 훨씬 열악한 환경에서 예술제를 꾸렸을 것이라는 생각이든다. 오늘날은 토론회에서 공감했듯이 그 당시보다 인적, 물적 문화인프라 구축이 양적이나 질적으로 저변이 확대돼 있기 때문이다. 특히 축제를 전체적으로 총괄 기획할 수 있는 전문기획가 확보로 짜임새 있는 축제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그래서 오는 5월 축제는 ‘그들만의 리그'가 아닌 ‘우리 모두 리그' 라는 것을 증명해 보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