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18주년기획/이명박 서울시장에게 듣는다
창간18주년기획/이명박 서울시장에게 듣는다
  • 시정일보
  • 승인 2006.05.12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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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3기 서울시민 행복 커져”
격동과 변화의 대장정 4년을 이끌었던 이명박 시장이 임기를 불과 50일 남겨놓고 있다.
지난 4년동안 서울시는 참으로 고단한 행군을 계속했다. 청계천 복원과 서울숲 조성을 통해 ‘환경’을 행정의 중심축에 끼웠고, ‘강남북 균형발전’을 위해 뉴타운 건설에도 박차를 가했을 뿐만 아니라 수십년 골치거리 교통문제 해결에도 힘을 쏟았다.
서울시의 역동적인 여정을 지근거리에서 지켜 본 본지는 창간 18주년을 맞아 이명박 시장과의 민선4기 서울시정 결산 특별 인터뷰를 준비했다.
이 시장은 지난 4년의 성과와 차기집행부의 과제 등에 대해 열의와 진심을 담아 답변해 주었고, 이 시장과 독자들의 만남을 주선한 본지는 기쁜마음으로 인터뷰 전문을 독자들에게 전하려 한다. -편집자주-

대담: 정응호 편집국장



시정개혁으로 3조 예산 절감 보람
문화·복지사업 차기에도 확대 기대
10년후 강북 강남보다 살기 좋을 것


본지와 이명박 시장과의 만남은 이번이 세 번째다. 2003년 봄에 이 시장은 뉴타운 사업으로 강남북 격차해소를 약속했고, 작년 5월엔 서울을 동북아 경제금융허브로 키워내겠다는 다짐을 하며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올 5월초, 이 시장의 표정은 다소 여유가 베어나왔다. 비바람을 이겨내고 풍성한 가을 들녘을 일궈낸 농부의 미소가 아닐까. 이 시장에게 민선3기 서울시정의 ‘휘날레’를 들어본다.
-한달여가 지나면 민선3기 4년의 고된 대장정을 마치게 되는데 4년간 서울시정을 이끌어 오신 소감과 조금 이르지만 퇴임준비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우선 지난 4년동안 서울시가 펼친 각종 사업들에 대해 여러가지 불편을 감수하고 이해와 신뢰를 보내준 시민들과 열성을 다해 열심히 일해준 공무원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하고 싶습니다.
시장으로서 임기가 두달 가까이 남은 지금 퇴임을 생각할 만큼 여유롭지 못합니다. 지난 4년간 시정에 전념했듯 눈코 뜰새 없이 지내고 있습니다. 임기 마지막날까지 최선을 다해 시민들에게 봉사하는 것이 그동안 저에게 보내준 신뢰와 지지에 대한 보답이 아니겠습니까.
-지난 4년간 수많은 사업을 펼쳐오셨는데 가장 두드러진 성과를 냈다고 생각하는 사업은 무얼 꼽으시겠습니까. 성과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수치를 제시해 주시면 더욱 좋겠습니다.
△사업성과를 말씀드리기 전에 당초 제가 서울시장이 되고자 한 큰 이유는 CEO 출신으로 기업에서 체득한 경험과 경영마인드를 행정에 접목해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행정을 한번 펼쳐보겠다는 것이었는데, 4년동안 청계천복원, 교통개혁, 뉴타운 건설, 서울숲 조성 등 대형사업들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거나 진행시키고 있고 직원들도 경영마인드가 체질화된 것을 볼 때 시장이 된 보람을 느낍니다.
시정에 경영마인드를 접목한 결과 예산절감분야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낸 점은 말씀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2002년 임기 첫 6개월동안 4000억원, 2003년에 7000억원, 2004년 8000억원, 2005년 8000억원 등 총 2조 7000억원의 예산을 절감했고 제 임기동안 최소 3조원의 예산을 절감할 수 있게 될 겁니다.
이렇게 절감된 예산은 시민을 위한 더 많은 사업들을 구상할 수 있게 하고 오랫동안 서울시를 괴롭혀 온 지하철 부채 4조8000억원이 올 연말이 되면 2조1000억원으로 줄어들게 돼 서울시의 재정건전성은 몰라볼 정도로 좋아지게 될 겁니다.
-민선3기 4년동안 펼친 시정이 시민들의 삶에 어떤 변화와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과거에는 시민들이 서울시정에 대해 시장선거때만 관심을 보이다가 4년간 관심없이 지냈는데 이번 4년은 시민들이 계속해서 깊은 관심을 보여주었는데 눈에 보이진 않지만 이것은 커다란 변화가 아닐 수 없습니다.
얼마전 한 여론조사를 보니까 서울시의 대중교통개편이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가장 기여한 것으로 나왔습니다. 시행초기에 많은 비난이 쏟아진 걸 생각하면 의외가 아닐 수 없습니다.
청계천 복원 현장은 지난 6개월간 1800만명의 관광객이 다녀갔고 서울숲에도 많은 시민들이 찾아 주었는데 시민들의 환경과 자연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갖게 했다고 생각합니다.
뉴타운 사업은 이제 본궤도에 진입했는데 계획대로라면 10년정도 후쯤엔 강남보다 훨씬 좋은 강북으로 탈바꿈하게 됩니다. 희망을 갖게 된거죠. 결론적으로 지난 4년은 시민들의 행복과 희망을 키운 기간이었다고 봅니다.
-여러사업을 펼치면서 추진이 어려웠던 사업이 있었다면 소개해 주시고 또 그 이유는 무엇이었습니까.
△제가 애초에 공약한 사항은 다시하라고 하면 자신없을 정도로 혼신을 다해 대부분 성공적으로 마무리 됐습니다만 지방행정의 제도적 제약 때문에 아쉬움이 남는 것도 사실입니다.
예를 들자면 광화문에 횡단보도를 하나 그을래도 경찰청의 승인을 받는데 수년이 걸리게 돼 있습니다. 시민을 위한 필수사업이라도 이런 규제 때문에 실행에 옮기지 못한 경우가 허다합니다.
저는 강남북 격차해소를 위해 강북뉴타운 지역에 자립형 사립고를 유치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교육의 질이 높아지지 않으면 강남북 격차해소는 실질적으로 어렵다고 본 것입니다. 이건 제 의견만이 아니고 대다수 전문가와 시민들이 동의하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부지확보와 장학제도 등 각종 지원기반을 마련해 놓고 만반의 준비를 했지만 교육부가 차일피일 결정을 미루고 있어 더 이상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국제적 추세나 국가의 미래를 생각해 하루바삐 전향적으로 사고전환을 해주길 기대합니다.
-시정개혁분야는 얼마나 진전이 있었다고 보십니까.
△개혁은 말로하는게 아니라 실천이 따라가야 합니다. 그런측면에서 지난 4년간의 서울시정은 큰 도약이 있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앞서 말했지만 제가 서울시장이 되고자 한 큰 이유가 행정에 경영마인드를 접목해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행정을 펼쳐보겠다는 것이었는데 4년동안 5조원 가까이 되는 부채를 3조원 가까이 줄였고 20년 이상 말만 무성하던 대중교통개혁을 단행해 승용차보다 편하고 빠른 대중교통체계를 만들어 냈습니다. 청계천 복원도 정해진 예산과 기간내에 완공이 불가능하다는 주변의 비판을 무색하게 성공적으로 완수하지 않았습니까.
이제 우리 서울시 조직은 어떤 사업이든 효율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시스템과 마인드를 갖췄다고 자부합니다. 이것이 무엇보다도 소중한 변화이고 개혁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4년간 서울시의 변화와 발전을 짧게 요약한다면 어떻게 정리할 수 있겠습니까.
△첫째로 시정에 경영마인드를 도입해 공직사회에 혁신을 일으킨 점을 꼽고 싶습니다. 이는 ‘세계일류도시 서울’을 가꿔 나가는데 가장 중요한 토대라 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는 청계천복원과 서울숲으로 상징되는 친환경도시로 탈바꿈 시킨 것과 교통체계 개혁으로 편리한 서울을 만든 점을 꼽고 싶고요. 다음으로는 유엔으로부터 두 번이나 연속으로 세계 1위의 전자정부 평가를 받아 첨단도시의 면모를 세계에 과시한 것을 꼽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문화인프라를 확충하고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을 통해 시민들이 풍요로운 삶을 느낄 수 있는 토양을 만든 점도 꼽고 싶습니다.
-민선4기에도 계속해야 할 사업들이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제가 애초에 계획했던 사업들은 대부분 임기내에 완료를 하게 됩니다만 문화·복지분야 사업은 지속적으로 확대·발전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금년 2월에 발표된 ‘비전 2015, 문화도시 서울’ 프로젝트는 서울이 문화도시로서의 매력을 높여 세계일류도시가 되기 위한 필수사업으로 민선4기에도 제대로 추진해 주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비슷한 맥락인데 차기집행부는 서울의 발전을 위해 무슨일을 해야 한다고 보시는지.
△선거가 진행중인 상황에서 구체적인 얘기는 다소 껄끄럽지만 경험에 비추어 얘기하자면 시민들은 작은 변화에도 행복해하고 즐거워 한다는 점과 서울시장과 공직자들은 시민들을 행복해하기 위해 존재한다는 관점으로 시정에 임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또한 오늘날에는 서울과 같은 대도시의 경쟁력이 곧 국가의 경쟁력이 된다는 점을 인식해 서울의 국제경쟁력을 높이는데 많은 공을 들여야 한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도시경쟁력 향상을 위한 실질적 지방분권을 실현해야 하고 서울을 동북아 경제 중심도시로 육성하려는 끝없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시민들의 관심이 많은 뉴타운 사업에 대한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민선3기 2대사업중 하나인 청계천 복원은 완성됐습니다만 뉴타운 사업이 완료되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시민들은 차기 시장이 뉴타운 사업을 계속해서 확고하게 추진할 것인지 의구심을 갖고 있기도 합니다. 뉴타운 사업의 미래를 어떻게 내다보십니까.
△뉴타운 사업은 다수 시민들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큰 관심사항임에 틀림없습니다. 뉴타운 사업은 관련 특별법이 만들어져 절차가 간소화 됐기 때문에 차기 시장이 사업을 추진하는게 한결 쉬워졌고 많은 시민들의 지지를 받고 있어 일부 시민들이 불안해 하고 있는 사업중단은 절대 일어날 수 없습니다. 또 구도심을 갖고 있는 전국 8개 시도와 외국의 대도시에서도 초미의 관심을 갖고 있는 터라 더더욱 안심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뉴타운 사업은 확대되면 됐지 중단될 사업은 아닙니다.
-요즘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시청사 이전문제가 불거지고 있는데 이 문제에 대한 시장님의 의견이 있다면.
△잘 아시겠지만 서울시 공무원들은 낡은 청사에서 구청이나 다른 도시보다 못한 조건에서 일하고 있어 신청사 건립은 서울시 공무원들의 숙원사업입니다.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시청을 옮긴다면 예산이 2조원 이상 들고 완공기간도 10년정도 걸릴것이라고 판단되기 때문에 어려울 것이라고 봅니다. 요새 여론조사를 보니까 대략 7대1 정도로 현 위치에 놔두는게 좋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훗날 어떤 시장으로 기억되고 싶으신지요.
△솔직히 말씀드려서 퇴임후에는 ‘문화시장’, ‘환경시장’이라는 말을 듣고 싶습니다. 그동안 청계천복원, 교통개혁, 뉴타운 건설, 서울숲 등 많은 일을 했더니 저를 일하는 시장, 건설시장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더러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사업들은 단순한 건설사업이 아닌 서울을 역동적이고 친환경적인 일류도시로 만드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환경사업이자 문화사업입니다.
실제로도 저는 문화와 환경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으며 지난 2월에는 서울의 향후 10년 문화발전 전략을 담은 ‘비전 2015 문화도시 서울’을 발표하는 등 문화인프라와 컨텐츠 산업기반을 확대하는데 힘을 쏟고 있는 중입니다.
-끝으로 같이 고생한 직원들과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해주시죠.
△함께 일한 공무원들은 지난 4년이 일이 많아서 고생을 아주 많이한 기간이었을테니 한편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업무성과에 대해서는 보람을 느끼는 직원들이 많은 걸 보면서 앞으로도 관료적 발상에서 벗어나 기업인들과 경쟁하겠다는 마인드를 계속 가졌으면 하는 바램을 전하고 싶습니다.
시민들께는 그동안 여러사업들이 난관에 막혔을때 변함없이 협조와 신뢰를 보내주신 점에 대해 다시한번 감사하다는 말씀을 올리고 남은 기간에도 실천을 통해 공약을 지킨 시장이 될 수 있도록 시장으로서의 임무수행에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리고 싶습니다.
文明惠 기자 /
myong5114@sijung.co.k



-이명박 시장 민선3기 서울시정 4년 결산

=‘역동’과 ‘미래지향’

이명박 서울시장이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10년후 강북은 강남보다 살기 좋은 곳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월드컵 4강 열광의 여운 속에서 민선3기 서울시장에 취임한 이명박 시장의 4년은 ‘역동’과 ‘미래지향’으로 요약된다.
설마하는 세간의 우려를 일축하고 청계천 고가를 막상 뜯어냈을때 많은 시민들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명박 스타일’에 대한 ‘경이’였다.
그는 이후에도 시청앞에 시원한 녹색잔디를 깔고 뚝섬 경마장 자리에 노루들이 뛰노는 35만평 서울숲을 시민들에게 선사했다.
이 시장은 수십년간 서울시를 괴롭혀온 교통문제에도 팔을 뻗어 결국 민선3기 서울시정의 ‘최고 명품’ 반열에 올려 놓는 ‘역동성’을 보여준다.
이 시장의 시정스타일을 놓고 초기엔 ‘불도저 시장’이라는 평가가 우세했지만 지금은 그런 평가가 쑥 들어갔다. 시정의 방점이 10~20년 앞을 내다보는 ‘미래지향’으로 옮겨졌기 때문이다.
낡은도시의 오명을 일소하고 강남북 균형발전을 위해 뉴타운 사업의 기치를 올렸고, 10년후 서울의 국제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문화도시’로의 큰 걸음을 옮겼으며 동북아 경제금융중심지의 비전을 제시한 것은 모두 서울의 앞날을 생각한 ‘작품’들이다.
민선3기 서울시정 4년이 비록 ‘완성형’은 아니지만 그의 임무수행은 후한 점수를 줘도 괜찮을 듯 싶다. 그가 기획했던 많은 사업들이 성공적으로 완료됐거나 탄탄한 궤도에 진입한 때문이다.
특히 취임초 약속했던 ‘시정과 경영마인드 접목’은 ‘이명박 브랜드’라 명명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 4년간 예산을 3조원이나 절약한 것은 그가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나를 가늠케 한다.
또 한가지. 워낙 큼직한 사업을 많이한 탓인지 일반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이 시장은 ‘서민시장’의 면모도 있다.
지면관계상 언급하지 못했지만 그가 진정으로 보람을 느꼈던 일은 극빈층 가정 1300세대 치매노인들을 최고시설로 옮겨 요양케 한 것으로, 그의 가슴엔 서민을 향한 ‘온기’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서울시장으로서 임무수행이 성공적이었다는 확실한 증거는 차기 대선주자로서 오랫동안 수위를 다투고 있다는 것인데, 퇴임 후 이명박 시장이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도전에 나설 것이라는데 토를 달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文明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