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사무소 공부방 '성적이 쑥쑥~'
동사무소 공부방 '성적이 쑥쑥~'
  • 시정일보
  • 승인 2006.05.19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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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구 주민자치센터 학습도우미 교실, 저렴한 비용학습 효과 높아 주민 큰 인기
거여1동에 사는 종규(영풍초 3)는 매주 월, 수, 금요일 학교 수업이 끝나면 곧바로 집 앞 동사무소로 달려간다. 과제물과 학습지를 한아름 안고 가는 종규의 동사무소행은 벌써 3년째. 예습 복습을 도와주는 과외 선생님, 그리고 함께 공부할 친구들이 종규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송파구가 운영하고 있는 주민자치센터 학습도우미교실이 저렴한 비용과 높은 학습 효과로 지역주민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당초 저소득가정의 사교육비 부담을 덜기 위해 마련된 이 프로그램은 지역 주민 사이에 입소문을 타고 번지기 시작하면서 지금은 일반가정 학부모들까지도 앞 다투어 수강 신청에 나서고 있다. 특히 거여1동 주민자치센터의 경우 1․2학년과 3․4학년 두 반으로 나누어 운영할 정도로 인기. 지난해에는 4학년만도 20명이 넘어 주5일 수업으로 3개 반을 운영하기도 했다.
수업은 일주일에 2~3회, 월 수강료는 일반가정 2만원, 저소득가정 5천원으로 매우 저렴하지만, 아이들을 지도하는 강사와 프로그램의 수준은 여느 유명 학원 못지않다.
3년째 거여1동 학습도우미교실을 진행하는 홍용란씨(41. 거여1동)는 국문학 전공에 교직 과정 이수하고 학원 강사와 야학 교사로도 활동한 전문 강사. 직접 커리큘럼을 짜고 시험 예상문제도 만들어 아이들을 지도한다. 학교 진도에 맞추어 국어, 수학, 사회, 과학 예․복습을 기본 수업으로 하고, 여기에 일반 보습학원에서는 다루지 않는 인성교육과 놀이교육도 병행한다. 작문, 그림그리기, 일기쓰기 등을 함께 하는가 하면 한 달에 한 번 인근 성내천이나 거여공원으로 체험 학습을 나가기도 하고, 축구, 줄넘기 등 체육 활동도 함께 한다. 결석한 아이가 있으면 따로 시간을 내어 보충 수업을 하고, 심지어는 집으로 찾아가 진도를 맞춰주기까지 한다.
선생님의 이런 열성적인 지도와 잘 짜여진 커리큘럼으로 인해 학습도우미 교실에 대한 아이들과 학부모의 만족도는 거의 100%에 가깝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이곳에서 2, 3년째 공부하고 있고, 첫째 아이부터 시작해 연달아 자녀들을 등록 시키는 학부모도 상당수다. 이것만으로도 신뢰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만하다.
학원을 안 보내자니 아이가 뒤쳐질 것 같고, 보내자니 부담이 큰 학부모들에게 주민자치센터 학습도우미는 그야말로 최고의 선생님. 현재 거여1동에 두 반, 방이2동과 삼전동에 각각 한 반씩 운영되고 있으며, 방이2동과 삼전동의 경우 저소득가정 아동에게 우선권을 주고 있는데, 현재 정원이 다 채워져 일반 학생은 받을 수도 없는 상태다.
동네 아이들이 동사무소에 모여 함께 공부하다 보니 지역 분위기도 좋아졌다. 강사들 역시 자원봉사 차원에서 수업을 진행하는 지역 주민인 덕에 공동육아 분위기까지 자연스레 조성되고 있다.
아이들의 수강료와 월 10만원의 구청 지원비가 강사료의 전부인 선생님들은 자비(自費)를 들여 아이들을 위한 자료 준비와 야외 학습 비용을 부담하는 통에 교통비와 식대 정도의 수입만 손에 들어오지만, 수입은 잊을 만큼의 큰 보람이 있기 때문에 아이들을 위한 지도를 멈출 수가 없다고 한다.

“아이들이 열심히 공부하고 성적이 오르면 그게 기쁨이죠. 함께 공부한 아이들이 누구하나 뒤쳐지지 않고 평균 8․90점대의 높은 점수를 받아 옵니다. 어머니들의 기대치가 큰 만큼 부담될 때도 있지만, 그만큼 책임감과 자부심이 생겨 더 열심히 하게 됩니다. 보수 같은 건 처음부터 생각 않고 시작했어요. 어차피 다 우리 아이들인걸요.” (홍용란 강사)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 아이들의 교육에서 만큼은 예외여야 한다는 게 동사무소와 강사, 학부모 모두의 공통된 생각이다. 그래서 학습도우미 교실이 더욱 더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동사무소는에는 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학습 프로그램이 많습니다. 적극 권하고 싶어요. 저 역시 제 아이들을 많이 참여 시켰습니다. 수강료가 저렴하니 못 믿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가르치는 제 스스로 이렇게 자신이 있는걸요.” (홍용란 강사)

구는 앞으로 자원봉사 유휴인력을 활용하는 등 주민자치센터 학습도우미 교실의 확대 및 활성화에 적극 힘쓸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