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들의 페어플레이를 촉구한다
정치인들의 페어플레이를 촉구한다
  • 시정일보
  • 승인 2006.05.25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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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피습사건은 우리나라 민주주의가 후퇴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를 금하지 못하게 한다.
도대체 제1야당 대표의 목숨을 앗으려는 자객이 칼질을 하는 사태가 벌어지는 상황에서 이번 지방선거가 제대로 치러질지 의심스럽다. 아직까지 범행 동기나 배후가 밝혀진 바 없지만 국민들의 반응은 분노와 경악 그 자체다.
우리는 이번 사태를 바라보면서 과거 권위주의 정부나 국민의 정부시절에도 없었던 이와 같은 정치테러가 발생했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 헌정사상 가장 많은 부문에 민주화를 이루었고, 선거문화도 새롭게 정착되어 가는 과정에서 가장 치졸한 방법인 야당대표의 목숨을 노린 테러가 발생했다는 사실은 도저히 납득이 안되는 부분이다.
이번 사건을 놓고 국민들의 관심과 의혹이 집중되는 가운데 정계가 발칵 뒤집힌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이로 인해 청와대를 비롯한 여당과 야당에서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기에 분주한 가운데 신속히 사건 진상을 밝힐 것을 요구하고 있다. 문제는 배후세력의 파악이지만 범인이 아직까지 함구하고 있어 사건이 어떻게 전개될 지는 미지수이다.
그러나 이 사건으로 인해 가장 피해가 심한 곳은 여당이다. 열린우리당이 코앞에 다가온 지방선거를 앞두고 가뜩이나 열세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판에 이유야 어떻든 자당의 당원이 연루된 테러까지 발생하고 그것도 상대당 대표의 목숨을 노린 끔찍한 테러라는 사실에 당황하고 있는 것이다. 이래저래 당 지도부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라는 점을 짐작하기 어렵지 않게 한다.
반면 한나라당도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당대표의 목숨을 노린 테러를 당한 후 가벼운 상처이기를 바랐던 것과는 달리 무려 60여 바늘이나 꿰매야 하는 중상인데다가 한달 이상 말을 하지 못할 지경이라니 박대표의 지원유세에 힘을 실어가던 선거전에 타격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여야가 깊은 시름에 젖어있는 가운데 박대표를 우롱하는 부류도 있어 참담한 심정이다. 노사모의 노혜경 대표가 수술 받은 박대표를 조롱하는 글을 인터넷에 올려 논란을 빚고 있는 것이 그것이다. 아무리 정적의 위치에 있다고는 하지만 중상을 입은 환자에게 위로는 못할지언정 조롱을 하는 행위는 상식을 벗어난 비인격적인 행위라고밖에 볼 수 없다. 현재 우리나라 국민의식 수준이 정치게임에도 페어플레이를 중시한다는 사실을 정치인들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