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 안마사들의 이유 있는 집회
시각장애 안마사들의 이유 있는 집회
  • 시정일보
  • 승인 2006.06.07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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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헌법재판소가 시각장애인이 아니어도 안마사가 될 수 있도록 한 결정을 내리자 전국의 시각장애인 안마사들이 헌재의 판결이 부당하다며 시위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급기야 투신자살하는 시각장애인 까지 발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이들의 주장은 시각장애인이 아닌 사람들에게 안마사 영업을 하게 하면 자신들의 생존권이 걸린 직업을 포기하라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헌법재판소가 자신들의 처지를 외면하고 판결을 내린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리는 이들의 주장에 일리가 있다고 인정한다. 그들의 주장대로 시각장애인이 택할 수 있는 직업이 안마사 말고 아무것도 없는 것이 사실이란 생각에서다. 지체부자유 장애인이나 청각장애인들은 그래도 이들보다 직업 선택의 폭이 넓을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은 사물을 분별하는 시각의 장애로 인해 직업을 얻기가 용의치 않은 것이다. 따라서 2년여의 고된 훈련과정을 거쳐 안마사 자격증을 획득하고 그것으로 어렵사리 생활을 꾸려나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비시각장애인에게도 안마사 자격을 인정한다면 가뜩이나 운신의 폭이 좁아진 이들의 영업에 큰 타격을 입을 것은 불문가지인 것이다. 대한안마사협회에 따르면 현재 자격증이 있는 시각장애인 안마사는 6천804명이지만, 무자격 업소 10만여 곳에서 일하는 무자격 안마사가 100만명 가까이 된다고 한다. 스포츠마사지나 경락마사지 등에서 일하는 이들 무자격 안마사들에게 일자리를 빼앗긴 시각장애 안마사들이 그나마 자격증을 갖고 있다는 자부심으로 버텨온 터에, 이번 헌법재판소의 위헌판결이 가져올 파장에 당황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때문에 한강에 투신하는 등 극렬한 시위를 벌이는 그들을 보면서 연민의 정을 금할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헌재의 결정을 존중해야 하면서도 보건복지부가 이들의 생계대책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 줄 것을 촉구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