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61주년 기념음악회
광복 61주년 기념음악회
  • 시정일보
  • 승인 2006.08.17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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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明惠 기자 myong5114@sijung.co.kr


대한민국 정치사 최대의 국경일인 광복절 전야인 8월14일 저녁 8시 서울광장에서는 온 시민이 광복의 기쁨을 나누고 일제의 압제에 맞서 조국을 지키고자 했던 순국선열의 고귀한 뜻을 기리기 위한 대형 문화행사가 열렸다.
문화행사는 다름아닌 ‘광복 61주년 기념음악회’로 행사의 무게를 감당해 낸 주인공은 문화서울을 상징하는 ‘마에스트로’ 정명훈이 이끄는 서울시립교향악단이었다.
광복 61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1만3000여개의 청사초롱으로 장식한 거대한 태극기가 시청 건물을 덮어 장관을 이뤘고, 1만5000여명으로 추산되는 시민들은 광장을 가득 메워 그야말로 ‘큰 잔치’임을 실감케 해 주었다.
거장의 지휘에 따라 연주된 ‘악성’ 베토벤의 그 유명한 교향곡 5번 ‘운명’ 1악장이 끝났을때 숨죽여 듣고 있던 시민들은 태극기를 흔들며 환호했다.
계속해서 합창단과 호흡을 맞춘 ‘경복궁 타령’이 연주되자 시민들은 손으로는 태극기를 흔들고 발을 동동 구르며 흥겨워 했다.
마지막 레퍼토어 한국환상곡 종반부에 나오는 ‘애국가’ 부분에서 온 시민이 하나되어 애국가를 합창하는 장면은 장엄함과 감동으로 온몸이 저려옴을 느낄 수 있을 정도였다.
연주회 공식 프로그램이 끝나자 정명훈 감독은 오세훈 시장을 무대위로 불러 시민들에게 소개했고, 오 시장은 청사초롱으로 장식된 거대한 태극기를 가르키며 “청사초롱 불빛 하나 하나는 조국의 광복을 위해 쓰러져간 순국 선열들께서 불빛으로 환생해 대한민국의 국운을 살려주십사하는 염원”이라고 의미를 부여한뒤 앵콜을 청했다.
앵콜곡은 또다시 베토벤의 운명, 휘날레인 4악장이 연주돼 정명훈 감독도 어쩔수 없는 베토벤 마니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갖게 했다.
초등학생 남자아이와 함께 서울광장을 찾은 30대 주부는 “아이 숙제가 광복절의 의미를 알아오라는 것이었는데 훌륭한 음악도 듣고 광복의 의미도 새길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많은 시민들을 감동으로 몰아넣었던 1시간 40분의 기념공연은 불꽃놀이의 환호와 함께 막을 내렸지만 시민들의 가슴엔 여전히 클래식의 장엄한 선율이 흐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