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 여름처럼 바다이야기인가
지나간 여름처럼 바다이야기인가
  • 시정일보
  • 승인 2006.09.21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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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봄과 여름사이에 온 나라를 바다이야기로 도배하며 시끄러웠던 그 이야기가 지나간 여름처럼 용두사미로 슬쩍 지나가려는 느낌이다. 물론 아직 사법당국에서 절차와 법에 따라 사실규명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작금 매스컴을 통해 보도되는 것을 예의주시하면 바다이야기가 육지를 거쳐 산으로 올라갔는지 뜻있는 사람들, 특히 바다이야기의 몸통과 깃털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에게는 왠지 이상한 느낌만 든다는 소문이다. 언제나 어디서나 과거나 현재나 우리 모두는 이른바 정치권이 연루된 사건·사고에 대해 바르게 결말이 나지 않는 사안을 어디 한두 번 목격 했는가. 바다이야기 역시 어린이들의 동화책에서 나오는 우화처럼 한편의 해프닝으로 끝나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 따라서 바다이야기를 조사하고 있는 사법당국에서는 국민의 신뢰를 받는 나라의 중추를 유지하기 위해서도 바다이야기의 실체가 무엇이며 결과는 무엇이었나를 적나라하게 드러내야 하겠다. 서민들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천문학적 규모의 금전이 사회전반에 살포되며 도박공화국(?)의 오명을 양산한 결과에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는 현실은 과연 오늘날의 대한민국을 어디로 이끌 것인지 암담하다는 서민들의 볼멘소리는 앞으로의 사회를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형 게임방을 운영하다 이번 바다이야기를 통해 갖가지 어려움 속에 철퇴를 맞는 와중에서도 재기(?)하려는 이른바 대단한 사람들은 과연 바다이야기가 벌어주는 돈의 매력에 끌린 것이 아닌가 싶다. 작금 전국의 지방자치단체의 게임관련 부서에서는 연일 지도단속을 펼치며 법의 테두리를 강조하고 있지만 바다이야기를 주도한 사람들은 마이동풍처럼 서서히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다. 물론 작금의 상황이 바다이야기가 숨어들 수 있는 갖가지 사안으로 뒤덮여 있는 것도 문제지만 국민의 최대 관심사로 부각되었던 사행성 도박문제가 불과 수주 만에 다시 바다 속으로 잠수할 수 있다는 것이 문제의 사단이 아닌가 싶다. 우리 모두는 이번 바다이야기 문제를 통해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이율배반에 대해 너무나도 많은 것을 목격했고 간파했다지만 서민들은 아직도 우직한 백성임을 실감했다 해도 과언이 아닐 듯 싶다. 물론 지금까지 지나온 과거에서 어찌 바다이야기 같은 사건이 없었겠냐마는 민주화를 외치며 지방자치를 실시하는 작금의 현실에 용두사미같은 사건의 흐지부지는 사회질서회복 차원에서도 발본색원 돼야 하겠다. 유난히 더웠던 지난 여름처럼 온 나라를 뜨겁게 했던 바다이야기도 지나가며 가을이 다가왔다. 계절이 바뀌면 사건·사고도 바뀌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다는 진리가 외면당하는 현실이 아쉽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