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워진 마음과 흩어진 마음 다잡아야
어두워진 마음과 흩어진 마음 다잡아야
  • 시정일보
  • 승인 2006.09.21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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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속담에 ‘산지기는 놀고 중이 추렴을 낸다'는 말이 있다. 산지기가 지키라는 산은 지키지 않고 민가에 내려가서 행음을 하고 스님은 본분인 불공과 정진은 하지않고 술추렴을 한다는 말로 해서는 안될 일들을 비유한 말이다.
최근 국회 법사위 소속 여야 의원들이 국정감사를 앞두고 피감기관인 대검찰청과 대법원으로부터 수백만원씩이나 하는 저녁식사를 접대받은 것은 의원 윤리에 대치되는 부적절한 처신이 아닌가 싶다.
‘오얏나무 밑에서 관을 고쳐 쓰지 말라'는 우리의 속담이 있다. 국정감사를 앞둔 시기에 의원들이 피감기관 간부들과 국민들의 혈세로 폭탄주까지 곁들인 비싼 식사를 접대받았다면 이는 분명 국감청탁(?)이라는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지 않나 생각된다. 물론 참석한 의원들은 부적절한 자리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일부 의원들은 그 자리가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물론 국회의원들과 정부 관계자들이 함께 식사하는 것을 무조건 나무랄 수는 없다. 그러나 국회가 행정부의 국정 수행을 견제하고 또 감시해야 하는 국정감사를 앞둔 시점에 의원들이 피감기관의 접대를 받는다는 것은 어떠한 명분으로도 용인될 수 없을 뿐만아니라 이는 분명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된다. 또한 최근 국회 국방위 소속 한나라당 의원들이 피감기관 시찰을 명분(?)으로 해병대 골프장에서 골프를 즐긴 것 역시 의원들의 도덕적 해이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싶다.
특히 한나라당은 지난 7월 수해지역 인근에서 경기도당 위원장 등이 골프를 친 사실이 드러나 여론의 호된 비판을 받은지 두 달여만에 또다시 골프파문을 일으킨 것은 정치인들의 도덕적 수위가 위험수위에 도달한 것이 아닌가 싶다.
어두워진 마음과 흩어진 마음은 오십보 백보라 생각된다. 어느 것이 앞이고 어느것이 뒤로 밀려날 것인지 추론의 여지가 없다. 맡겨진 직무에 충실하지 않으면 흩어진 것이고 해야할 일과 거리가 먼 엉뚱한 일에 정신을 쏟고 있다면 그것은 마음이 어두워진 까닭이다.
항상 정치인은 국민을 하늘처럼 받들겠다는 선거당시 초심으로 돌아가 절대로 어두워진 마음과 흩어진 마음 탓으로 좌절하는 일이 없을 때 비로소 제대로된 의정활동을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鄭七錫 기자 chsch7@siju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