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파리와 경쟁 하겠다”
“뉴욕, 파리와 경쟁 하겠다”
  • 시정일보
  • 승인 2006.10.19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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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100일 맞은 오세훈 서울시장 '시정 마스터플랜' 공개
민선4기 서울시를 이끌어갈 오세훈 시장이 서울시에 입성한지 100일이 지났다.
작년 이맘때만 해도 차기 서울시장이 현재의 시장일 것이라고 예측한 시민들이 거의 없었을 정도로 ‘혜성’처럼 등장해 서울시장으로 등극한 오세훈 시장에게 지난 100일간은 향후 4년간 서울시의 발전을 위한 시정운영 계획을 가다듬는 학습의 장이었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될 민선4기 주요사업들의 실행계획들을 점검하는 긴장의 시간이었다.
오 시장은 지난 100일간 서울시 발전을 위해 어떤 구상을 했을까.
본지는 ‘맑고 매력있는 세계도시 서울’로 명명된 민선4기 서울시의 비전을 마친 오세훈 시장을 찾아 ‘100일 구상’의 전모를 들어보기로 했다.
-편집자주-


민선4기 비전, 20년 내다본 장기 비전

관광, 패션, R&D 등 6개 사업 육성

외국관광객 1200만명 시대 열어갈 것








오세훈 시장은 100일간 시정구상을 마치고 임기 말인 2010년에 현재 세계 27위인 서울의 국제도시 경쟁력을 최소 8단계 이상 끌어올려 10위권으로 견인하겠다는 ‘야심’을 이미 공표한 바 있다.
오 시장의 ‘100일 구상’을 듣고 27위에서 10위로의 도약은 4년 임기로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일부 의견에 대해 오 시장은 10위가 아니라 10위권 진입이 목표이며, 세계 초일류 도시로 가는 민선4기의 비전은 자신의 임기동안에 완성되는 목표라기 보다는 5, 6, 7...기로 이어지는 영속적 목표가 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오 시장에게 민선4기 서울시의 비전을 들어본다.
-정치인에서 행정가로 변신해 방대한 서울시정을 맡은지 100일이 지났습니다. 100일간 시정을 맡아 본 소회가 있을텐데 말씀해 주시죠.
“취임 전에 짐작은 했지만 실제로 (서울시에) 들어와서 일해 보니 두 달 동안 휴일 구분없이 업무보고를 받아야 할 정도로 서울시정이 방대하다는 걸 실감했습니다. 어느 분야 하나 시민생활과 연결되지 않은 것이 없어 책임감이 더 생기고, 한편으로는 정말 내가 중요한 일을 하고 있구나, 잘해야 겠구나 하는 소명감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지난 100일 동안 민선4기 서울시정의 방향과 시정 4개년 계획의 뼈대를 구성하는 작업을 마쳤고, 직원들과의 공감대도 형성된 만큼 앞으로 세워놓은 계획들을 차질 없이 추진해가는 일만 남았습니다. 취임 초 약속했던 대로 임기내에 시민들이 ‘행복지수’가 높아졌다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해 일하겠습니다.”
-시장께서는 지난 석 달 동안 ‘100일 창의서울추진본부’를 운영하면서 시정운영계획과 서울시 발전계획을 가다듬어 왔는데 그간의 성과에 대해 간략히 말씀해 주시죠.
“지난 100일간은 고속주행을 위해 엔진을 충분히 워밍 업 시켰다고 자평하고 싶습니다. 서울시의 향후 10년, 20년 후를 내다보고 핵심 육성사업에 대한 방향과 목표를 세웠고, 시정운영 4개년 계획을 통해 5대 핵심목표와 15대 핵심과제를 수립했습니다.
5대 핵심목표는 경제도시, 문화도시, 복지도시, 환경도시, 시민도시를 달성해 가는 것으로 세부 실천과제를 선정해 4년동안 흔들림없이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또한 서울의 도시경쟁력 강화를 위해 6개의 핵심산업을 정해 집중 육성할 계획인데, 관광, 컨벤션, 패션·디자인, 금융·유통비지니스, R&D, 디지털컨텐츠 사업 등 입니다. 이제는 짜여진 골격을 갖고 차질없이 진행하는 일만 남았습니다.”

-시장께서 생각하는 민선4기의 주요과제는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또 주요과제를 풀어가는 해답은 찾았는지요.
“민선4기 최대의 과제를 한마디로 말하면 도시경쟁력과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여 서울을 세계 10위권의 초일류 도시로 만드는 것입니다.
세계 10위권 진입을 위해서는 앞서 말한 6개 핵심산업을 집중 육성하는 한편, 청계천과 동대문운동장 주변 등 강북도심을 활성화 시키고 한강을 서울을 상징하는 랜드마크로 재창조해 내 관광객 1200만 시대를 실현해 낼 것입니다.
‘한강르네상스 프로젝트’ ‘문화·디지털 청계천프로젝트’ ‘동대문 패션·디자인 클러스터 조성’ 등이 추진되고 있는데 큰맥락에서 이러한 사업들이 서울의 경제를 살리고 경쟁력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4년 임기동안 서울시의 발전과 변화된 모습을 미리 그려 주신다면.
“한마디로 서울이 맑고 매력있는 도시로 변하게 될 겁니다. 대기질이나 수질이 맑아지고 첨단과 전통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누구나 다시 찾고 싶은 세계도시로 변모시킬 계획입니다.
궁극적으로 서울을 뉴욕이나 파리, 밀라노 같이 고유한 도시브랜드가 있는 업그레이드 된 세계도시로 만들어 세계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는 토대를 확고히 만들어 나갈 것이고 시민들은 몇 년후 변화된 서울을 보게 될 것입니다.”
-시정운영 4개년 계획을 보면 수많은 사업들을 추진할 계획으로 보이는데 예산의 뒷받침에는 문제가 없겠습니까.
“시정운영 4개년 계획에 투입되는 예산은 대략 27조 7700억원 정도가 될 겁니다. 27조 7700억은 천문학적인 액수이긴 하지만 향후 4년간 서울시의 재정규모는 70조원에 육박하고 이 중 실가용 투자재원이 약 31조원에 달해 별도의 추가재원 없이도 추진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봅니다.”
-최근 ‘한강르네상스 프로젝트’를 발표했는데 추진배경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해 주시죠.
“한강변 콘크리트 벽은 강변 둑 붕괴방지엔 효과적일지 몰라도 자연과 생태, 한강경관 측면에서는 문제가 많아, 한강의 자연성을 살리고 접근성을 높이는 한편 한강에 문화공간을 대폭 늘려 관광객 유입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사업입니다. 앞으로 시민들의 많은 지지와 사랑을 받는 인기사업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을 증명하듯 역대 서울시장들은 자신의 시정구상을 효율적으로 펼치기 위한 조직개편을 단행했는데 ‘오세훈 시장의 색깔’로 표현될 조직개편 구상에 대해 말씀해 주시죠.
“민선4기 서울시는 시민들의 행복지수를 높여가겠다는 목표로 공무원과 시민들의 창의와 열정을 시정에 접목시키는 ‘창의시정’을 실현해 가고 있는데, 이를 효율적으로 추진해 가기 위해서는 기존의 관행과 낡은 사고에서 벗어나 창의와 상상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보다 유연하고 생산적인 조직문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취임 초 기존 조직과는 별도로 ‘서울 경쟁력향상’ ‘대기질 개선’ ‘강남·북 균형발전’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3개 본부를 설치했고, 금년 말까지 ‘한강 재창조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전담조직을 신설하는 한편, 공공시설물 디자인 수준향상, 노인치매 예방 및 저출산·가족보육 정책 등 미래의 행정수요에 효율적으로 대응하는 조직을 개편해 나갈 계획입니다.”
-은평뉴타운 분양가가 지나치게 비싸다는 세간의 비난을 ‘후분양제’로 돌파하셨는데 후분양제를 서울시의 정책기조로 생각해도 될까요.
“우선 은평뉴타운 분양원가를 둘러싸고 본의 아니게 물의를 빚게 된 점에 대해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분양가 산정문제를 해결하려면 투명한 공개와 공개검증, 이를 가능케 하는 분양가 산정 위원 선정 등이 있을 텐데 개인적으로 강한 의지를 갖고 있으니까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서울시가 공급하는 모든 아파트에 대해서는 후분양제를 도입토록 하고 서울시가 조성하는 택지에 공급하는 아파트에 대해서도 가급적 후분양제를 도입하도록 하는 방향으로 유도해 나갈 방침입니다. 앞으로 최대한 투명하고 객관적으로 분양원가를 산정해 나가겠다는 서울시와 저의 의지를 분양가 심의위원회와 태스크포스팀의 인적구성을 보면 확인하게 될 겁니다.”
-마지막으로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한마디 해주시죠.
“그동안 민선4기 서울시 살림의 마스터플랜을 준비해 왔고 서울시의 발전과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차근차근 준비해 왔습니다.
앞으로 저는 서울시장으로서 단기적인 성과를 내는데 집착하지 않고 10년 뒤, 20년 뒤를 바라보는 긴 안목으로 기초를 닦는 작업에 모든 힘을 쏟을 각오입니다. 시민들께서 애정과 관심을 갖고 지켜봐 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文明惠 기자 / myong5114@sijung.co.kr



오세훈 시장 취임 100일
‘원대한 약속’






오세훈 시장이 취임 후 에너지의 날을 맞아 서울시민들과 함께 에너지 절약의 일환으로 승용차 대신 자전거를 타고 있다.
취임 100일동안 대외활동을 자제해왔던 오세훈 시장이 ‘드디어’ 문을 박차고 나왔다.
그의 양손엔 시정운영 4개년 계획이 그려진 두툼한 청사진 보따리가 있었고, 펼쳐본 청사진의 제목은 ‘서울 도시경쟁력 세계 10위권 도약’ 이었다.
오 시장에게 지난 100일은 프로행정가로 거듭나기 위한 몸만들기 기간이었고, 동시에 서울시 발전 전략을 정교하게 깍아낸 고행기간이 아닐 수 없다.
오세훈 시장은 향후 4년간 자신이 이뤄내야 할 시정과제를 공표했다. 2004년말 현재 182조원인 GRDP(지역총생산)를 2010년에 234조원으로, 한해 600만명인 외국인 관광객을 1200만명으로 늘리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내놓은 것이다.
오 시장이 내놓은 서울 세계도시경쟁력 10위권 도약은 한마디로 ‘대담한’ 계획이다.
불과 4년간의 길지 않은 기간에 세계 유수의 대도시들과의 경쟁에서 적어도 한 해에 두개의 도시를 추월해야 하는 목표에 도달한다. 때문에 많은 전문가들이 고개를 갸웃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가 임기동안에 몇 개의 도시를 추월했는가 보다는 자신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얼마만큼 노력 했는가 일 것이다.
오 시장은 서울시장으로서 처음으로 맞닥뜨린 은평뉴타운 분양가 파문을 ‘후분양제’라는 방패로 과감하고도 신속하게 돌파해 지나치게 신중하다는 세간의 비평을 한방에 날려버렸다.
또 창의서울추진본부를 운영해 시민들과 시공무원들에게서 2만건이 넘는 제안을 받아 시정운영의 지표로 삼았다. 이는 역대 어느 시장도 하지 못한 공격적이고도 광범위한 여론수렴을 한 사례다.
분양가 파문돌파와 광범위한 여론수렴은 전임 시장이었던 이명박 시장의 장점인 강력한 추진력과 고건 시장의 신중함을 연상케 한다.
지난 8년간 서울시민들은 훌륭한 시장을 가졌던 것에 기뻐했고 그들이 서울시를 떠날 때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다.
두 전임시장은 공교롭게도 차기 대선레이스의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는데 서울시민이라면 누구나 오세훈 시장에게도 비슷한 기대를 하고 있을 것이다.
물론 시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것은 전적으로 오 시장의 몫이다.
文明惠 기자